호의를 구하는 것은 승아가 열심히 해왔지만 동시에 가장 두려워하는 일이었다. - P33

그처럼 함께 겪은 일을 입장에 따라 다른 사안으로 분리해서 손익을 따지고 책임 소재를 묻는 것은 대체 어떤 사회적 맥락과 가치 구조에서 비롯된 사고방식일까. 분명 민영이 알고 있는 사고체계는 아니었다. - P49

그동안 내가 마이크에 대해 안다고 생각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그 또한 마이크와는 다른 나의 사고 체계 안에서의 자의적인 해석이었을까. - P50

자신의 부정적인 감정을 처리해야 할 때 편하다는 이유로 가까운 사람에게 그것을 전가하는 건 안이하고 옹졸한 태도였다. - P52

친밀하게 지내다가도 어느 순간 갑자기 정체를 알 수 없게 되어버리는 관계가 호의라는 몇 개의 나무로 기둥을 세운 가건물이라면 성장기를 함께 보낸 친구와의 관계는 돌과 모래와 물, 거기에 몇 가지 불순물까지 더해서 오래 굳힌 시멘트집일 것이다. - P57

그때 민영과 엄마는 둘 다 자기가 일궈놓은 세계로부터 거부당했고 삶이 임시 거처였고 돌아갈 곳은 없었다. - P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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