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초들과 그가 아는 모든 것, 그 모든 것이 이 세상에서 그가 속한 자리다. 그의 것이다, 언덕, 보트하우스, 해변의 돌들, 그 전부가, 그런데 그것들을 다시는 볼 수 없을 것만 같은 느낌이 든다. 하지만 그것들은 마치 소리처럼, 그렇다 그 안의 소리처럼 그의 일부로 그 안에 머물 것이었다. 요한네스는 손을 들어 눈을 비비고 다시 바라본다. 모든 것이 아스라이 멀어져가는 것을, 하늘 저 뒤편에서, 사방에서, 돌 하나하나가, 보트 한 척 한 척이 그에게서 희미하게 멀어져가고 그는 이제 더이상 아무것도 알 수가 없다, 오늘은 모든 것이 과거 어느 때와도 다르다,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대체 무슨 일일까? - P74
바다가 더이상 자네를 원하지 않는구먼, 그가 말한다 - P81
그래도 닥칠 일은 닥치는 법이야, 그가 말한다 사람이 어쩔 수 있는 일이 아니잖아, 언젠가는 우리 모두 차례가 오는걸, 그가 말한다 - P124
자네 삶과의 연결을 끊어야 하니 뭔가는 해야 했지, 페테르가 말한다 - P130
우리가 가는 곳은 어떤 장소가 아니야 그래서 이름도 없지, 페테르가 말한다 - P131
우리가 가는 곳에는 말이란 게 없다네, 페테르가 말한다 - P131
우리가 가는 곳엔 몸이란 게 없다네, 그러니 아플 것도 없지, 페테르가 말한다 하지만 영혼은, 영혼은 아프지 않단 말인가? 요한네스가 묻는다 - P131
우리가 가는 그곳에는 너도 나도 없다네, 페테르가 말한다 좋은가, 그곳은? 요한네스가 묻는다 좋을 것도 나쁠 것도 없어, 하지만 거대하고 고요하고 잔잔히 떨리며 빛이 나지, 환하기도 해, 하지만 이런 말은 별로 도움이 안 될 걸세, 페테르가 말한다 - P132
자네가 사랑하는 건 거기 다 있다네, 사랑하지 않는 건 없고 말이야, 페테르가 말한다 - P133
그리고 페테르와 그는 그 자신이면서 동시에 아니기도 하다. 모든 것이 하나이며 서로 다르고, 하나이면서 정확히 바로 그 자신이기도 하다. 저마다 다르면서 차이가 없고 모든 것이 고요하다 - P13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