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은 지칠 대로 지친 몸들과 하감으로 뒤덮인 영혼들이 내뿜는 강렬한 악취 속에 있었다. 죽음은 괴저가 일어난 팔다리와 폐결핵에 걸려 너덜너덜해진 피투성이 허파의 독기 속에서 올라왔다. 죽음은 구타의 지독한 악취 속에, 사방에 침범해 서서히 퍼지는 습기 탓에 벌써 허물어지는 신축 건물 속에 숨어 있었고, 거듭된 강간으로 썩어가는 괄약근에서 스며나왔다. 죽음은 삭아가는 진흙과 소름 끼치는 원한의 사무친 냄새에서 올라왔고, 젖어서 기우듬해진 벽돌담 속에, 채찍으로 벗겨진 살갗에서 올라오는 김 속에, 아무도 귀기울이지 않는 무수한 비명과 살인이 내뿜는 고약한 날숨, 그와 뒤섞인 말 못할 공포의 눈물 속에 도사리고 있었다. - P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