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는 것만으로 포근해지는 그 요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끈적한 지방덩어리가 들러붙은 닭의 사지를 썰고 핏물을 빼야 했다. 그는 누군가를 먹이려면 피를 봐야 한다는 사실을 도마 앞에 서서 뒤늦게 배워갔지만 그 기분이 싫지는 않았다. - P225
"그때는 이게 우연 같지 않았지요. 잘될 것 같았고, 잘할 수있을 것 같았습니다. 초침처럼 한 칸 한 칸, 시계추처럼 침착하게 살 거라고요." - P227
기억이란 한번 열쇠를 꽂고 태엽을 감으면 줄줄이 흘러나오는 것일지도 몰랐다. - P229
돌아보면 우스운 일이 있었고 울적한 일이 있었다. 정말 있었을까 싶은 일과 정말 없었을까 싶은 일, 이제는 물어볼 사람이 없는 일이 있었다. - P230
세상에는 여러 일이 일어났고 방문을 열었을 때 무엇을 보게 될지는 알 수 없었다. - P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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