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란 자기가 살지 않은 과거는 뭉뚱그리는 관성이 있다‘ - P149

냉소는 독이었지만 적당히 쓰면 자기 연민을 경계하는 데에 유용했다. - P150

"교사는 감사한 직업이고, 가끔은 아주 감사한 직업이에요. 학생에게 뭘 가르치려고 하지 않는다면 말예요." - P151

있는 꿈도 없는 듯 주머니에 쑤셔넣고 문제집을 푸는 게 과거의 입시라면, 없는 꿈도 있는 듯 만들어서 스토리텔링을 하는 게 지금의 입시였다. - P152

교실에 들어서며 대다수 학생이 노트 한 권, 펜 한 자루 없이 나타났다는 것을 눈치챘지만 불길한 암시로 해석하지 않았다. 선입견을 경계해야 했다. 고전에 담긴 지혜와 아름다움은 닫힌 마음에 스며들 수 없었다. 그러한 조건을 곽 자신도 공평히 수용했다. 수강생들의 성적 자료도 열람하지 않았으며, 담임교사에게 평판을 묻지도 않았다. ‘학생‘으로 통칭하며 ‘성적‘이라는 가치로 파악하는 관성에서 벗어나야 했다. - P156

그날 밤 곽은 사철 제본되어 펼침이 좋은 일기장에 이렇게 적었다.
‘수업 첫날의 수강생은 교사의 책임이 아니다. 그러나 수업 마지막날의 수강생은 교사의 책임이다.‘ - P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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