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모한 열정과 정념, 어리석은 미혹과 무지, 믿기지 않는 행운과 오해, 끔찍한 살인과 유랑, 비천한 욕망과 증오, 기이한 변신과 모순, 숨가쁘게 굴곡졌던 영욕과 성쇠는 스크린이 불에 타 없어지는 순간, 설명할 수 없는 복잡함과 아이러니로 가득 찬, 그 혹은 그녀의 거대한 삶과 함께 비눗방울처럼 삽시간에 사라지고 말았다. - P301

뭔가 불순한 의도를 가진 자들만이 세상을 쉽게 설명하려고 한다. 그들은 한 줄 또는 두 줄로 세상을 정의하고자 한다. 예컨대, 다음과 같은 명제가 그런 것이다.
법 앞에서 만인은 평등하다. - P310

재판정은 그저 피고의 운을 시험하는 무대였을 뿐 정의와는 애초에 아무런 상관도 없었던 것이다. 장군의 시대는 대개 그런 식이었다. - P311

벽돌을 만지는 동안 그녀는 그 모든 것이 사라졌으며 영원히 돌아오지 않을 거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한없는 상실감과 안타까움에 가슴이 먹먹해졌다. 그녀의 눈에선 눈물이 흘러내렸다. 교도소에 들어온 이후, 처음으로 흘린 눈물이었다. - P330

그는 결국 세상에는 비밀을 함께 나눌 사람이 아무도 없으며 비밀은 오직 혼자만이 간직하고 있을 때에야 비로소 비밀이라는 것을 뒤늦게 깨달았다. - P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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