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발길도 끊기고 더이상 뉴스거리조차 되지 못하던 그 지역은 사람들 사이에서 금세 잊혀졌다. 일상은 정신없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나 역시 아무도 찾지않는 K구역에 대해 까맣게 잊고 지냈다. 내 청춘의 가장 농밀했던 시간이 묻혀 있는 장소였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원래 일상은 그런 것이다. 마치 사막의 마른 유사처럼 한번 잡아끌기 시작하면 결코 헤어나올 수 없는 것. - P270

나는 지극히 세속적인 욕망을 지닌 사람이었으나 언젠가부터 합격 이후의 삶에 대해 상상할 수가 없었다. 내게 선명한 현실로 다가오는 것은 찬란한 미래가 아니었다. 변해가는 애인의 마음을 알면서도 어찌할 수 없었던 날들의 참담함. 내게 현실이란 그런 참담한 기억 뿐이었다. - P287

생존을 위해서는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것. 그런 커피 때문에 선배가 지금 여기에 이러고 있다는 사실이 역설적으로 느껴졌다. - P2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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