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회사에서 시위하는 여자를 내몰기 위해 바리케이드를 세웠다고 했다. 바리케이드 밖으로 밀려난 여자와 눈이 마주칠까 두려워 고개를 푹 숙이고 잰걸음으로 그 앞을 지나칠 때마다 당신은 식은땀이 났다고 했다. 가정을 지키기 위해 비겁해지는 나 자신이 두려워. 당신은 어느 날 밤, 침대 위에서 내 손으로 당신의 눈을 가리며 말했다. - P245

피로감에 잠식당해 서로 주고받는 말들이 줄었다. 우리는 익숙한 얼굴의 이웃만큼만 친밀했고, 오래전에 헤어진 남매처럼 서먹했다. 서로의 탓이 아닌 것쯤은 알았는데도 과로의 시간이 누적되고 서운함이 켜켜이 쌓이면서 우리는 새된 목소리로 싸웠다. 네가 나한테 어떻게 이럴 수가 있어. 어떻게 이렇게 내 마음을 모를 수가있어. 빗나가고, 빗나가고, 빗나가던 마음들. - P249

돈을 벌기 위해서가 아니라 상대의 말을 알아듣고 싶어 말을 받아 적는 것은 처음이었다. - P2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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