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스위스 남자에게 인종은 같을지 몰라도 언어가 그렇게 다양한데 그의 나라를 하나로 묶어주는 요소가 무엇이냐고 물은 적이 있다. 그는 주저 없이 역사라고 대답했다. - P180

공간과 시간, 우리 인간이 살아가는 이 두 개의 차원은 서로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풍경은 개인의 역사와 부족의 역사가 시각적으로 구현된 것이다." 지리학자 이푸 투안은 《공간과 장소》라는 저서에서 이렇게 썼다. 장소가 타임머신과 같다는 뜻인 것 같다. 특정한 장소는 우리를 과거로 데려다준다. 리베카 솔닛은 사랑스럽고서정적인 책 《길 잃기 안내서》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우리가 시간을 거슬러 올라갈 수 없다는 말이 사실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사랑, 범죄, 행복, 운명적인 결정이 이루어진 곳으로 되돌아갈 수는 있다. 그런 일들이 벌어진 장소는 계속 남아 우리의 소유가 될 수 있으며,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다." - P180

우리는 고향이 조금이라도 변하는 것을 싫어한다. 그런 변화는 불안하다. 옛날에는 운동장이 바로 여기 있었어! 틀림없어. 우리 고향을 건드리는 것은우리의 과거와 우리 자신을 건드리는 것과 같다. 그런 걸 좋아하는사람은 없다. - P180

아시아 여러 나라의 사람들은 실제 건물의 물리적인 나이보다 그 건물에 깃든 정신을 더 중요시한다. - P182

건물 자체는 무너지더라도, 원래 건물의 본질은 그대로 남는다는 것이다. - P182

어쨌든 좋은 삶, 행복한 삶의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자기보다 큰 어떤 것에 유대감을 느끼며 자신이 우주라는 레이더 스크린의 작은 점이 아니라 그보다 훨씬 더 큰 어떤 것의 일부임을 깨닫는 것이다. - P183

영국의 철학자인 버트런드 러셀은 《행복의 정복》이라는 저서의 말미에서 행복한 사람을 다음과 같이 묘사했다. "그런 사람은 자신이 우주시민임을 느끼며, 우주가 보여주는 장관과 우주가 주는 기쁨을 흔쾌히 즐긴다. 그는 자신이 후세에 태어날 사람들과 분리되어있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죽음을 생각하며 고민에 빠지지 않는다. 우리는 생명의 물길과 이처럼 심오하고 본능적으로 하나가 되는것에서 가장 커다란 기쁨을 얻을 수 있다." - P183

가족은 사랑과 격려의 가장 큰 원천이다. 가족은 또한 통계적으로 우리를 죽일 가능성이 가장 높은 사람들이기도 하다. - P185

"그럼 카타르 사람들이 왜 그렇게 퉁명스러운 거죠? 때로는 무례하게 보일 정도던데요?"
"그 점에 대해서는 양해해야 합니다, 에릭. 이 사람들은 사막 민족이에요. 옛날에는 사는 게 힘들었죠. 사막에서 몇 킬로미터를 걷다가 물을 가진 사람을 만났을 때, ‘저, 죄송하지만, 혹시 물을 좀 나눠주실 수 있을까요?‘ 하고 묻지는 않았을 겁니다. 다짜고짜 ‘물 좀 줘요, 젠장. 목말라죽겠어!‘ 하고 말하겠죠." 사미는 현대의 카타르인들이 스타벅스에서 라테 그란데를 주문할 때 바리스타에게 고함을 질러대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라고 설명한다. 사막 때문이라는 것이다. - P186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곳의 지형뿐만 아니라 조상이 살던 곳의 지형 또한 우리에게 영향을 미치는 법이다. - P186

행복의 가장 큰 원천은 타인이다. 그럼 돈의 역할은 뭐지? 돈은 우리를 타인에게서 고립시킨다. 돈 때문에 우리는 주위에 실질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벽을 쌓아 올린다. 우리는 학생들이 들끓는 대학 기숙사에서 아파트로, 다시 단독주택으로 차츰 옮겨 간다. 아주 돈이 많다면, 아예 넓은 땅을 사서 저택을 짓기도 한다. 그러면서우리는 신분이 상승한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벽을 쌓아 스스로를 고립시키고 있다. - P190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