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과 더불어 우선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은 책의 부제에 들어 있는 ‘악의 평범성‘이라는 개념의 의미이다. 「뉴요커』에 이 글이 게재될 때의 제목은, 앞서 말했던 것처럼 「전반적인 보고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이라고 되어 있었을 뿐 ‘악의 평범성‘이라는 표현은 제목에서 나타나지 않았다. 본문 중에서도 다만 마지막 글인 다섯 번째의 글 말미에 오직 한 차례만 등장했을 뿐이다. 그리고 그 맥락은 처형장에서의 아이히만의 모습과 함께였다. 이후 아렌트가 덧붙인 ‘후기‘에서 악의 평범성은 몇 가지 예와 더불어 설명되었다. 아렌트는 이 개념이 셰익스피어 희곡에 나오는 이아고나 맥베스, 그리고 리처드 3세 등과 같은 인물의 특성과는 거리가 멀다고 분명히 말했다. 특히 리처드 3세는 악을 일상적으로 범했던 자였다. 하지만 아이히만은 "자기가 무슨 일을 하고 있었는지 전혀 깨닫지 못했던 자" (이 책 391쪽)였던 점에 악의 평범성의 특징이 있다. - P15

악이 평범한 모습으로 우리와 함께 있을 수 있음을 아렌트가 우리에게 말하려 했다고 생각해 볼 수 있다. - P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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