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생이나 고통이라는 건, 그게 타인의 몸에서 일어나는 한, 인간으로서는 정확히 이해할 수 없는 법이다. 특히 일반적인 종류의 고생이나 고통이 아닌 경우에는 더욱 심한 편이다.

분명히 페리라는 것은 좀 불가사의한 느낌을 주는 교통수단이다. 비행기를 탔다가 내리면 ‘자아, 이곳은 이제 다른 장소다‘ 하는 단호한 듯한 느낌을 주지만, 페리라는 것은 목적지에 도착하고나서 그곳에 실제로 적응하기까지는 기묘할정도로 시간이 더디게 걸린다.
그리고 거기에는(특히 자동차로 이동하는 경우에는 그런 경향이 더욱강한데), 어딘가 떳떳하지 못한 일종의 서글픔이 따라다니는 것같은 느낌이 든다. 나는 그런 걸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좋아하지만

우리처럼 어디에도 속해 있지 않은 인간은 자신의 일을 하나에서 열까지 스스로 지킬 수밖에 없고, 그리고 그걸 위해서는 다이어트든 신체 단련이든, 자신의 신체를 어느 정도 정확히 파악해서 방향성을 정해 자기 관리를 해나갈 수밖에 없다. 그리고 거기에는 하나의 고유한 체계나 철학이 필요하게 된다. 물론 그 방법이나 철학이 보편적으로 타인에게 적용될 수 있을지는 또 다른 문제지만.

나는 학교를 졸업한 이래 어떤 조직에도 속하는 일 없이 혼자서 꾸준히 살아왔지만, 그 20여년 동안에 몸으로 터득한 사실이 하나 있다. 그것은 ‘개인과 조직이 싸움을 하면 틀림없이 조직이 이긴다‘는 사실이다. 물론 마음에 위안을 주는 결론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어쩔 수 없는 분명한 사실이다. 개인이 조직에 이길 수 있을 정도로 세상은 어수룩하지 않다. 분명히 일시적으로는 개인이 조직에 대해서 승리를 거둔 것처럼 보이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보면 마지막에는 반드시 조직이 승리를 거두고야 만다.
때때로 문득 ‘혼자서 살아가는 것은 어차피 지기 위한 과정에 지나지 않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그리고 그러한 삶이 ‘정말 피곤하네‘라고 인정하면서도, 나름대로 힘껏 살아나가지 않으면 안 된다. 왜냐하면 개인이 개인으로서 살아가는 것, 그 존재 기반을 세계에 제시하는 것, 그것이 소설을 쓰는 의미라고 나는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러한 자세를 관철하기 위해 인간은 가능한 한 신체를 건강하게 유지해두는 것이 좋다고(하지 않는 것보단 훨씬 낫다) 생각한다.

생활 속에서 개인적인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찾기 위해서는 크든 작든 청저한 자기 규제 같은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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