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기다릴 시간에 나를 사랑하기로 했다 - 나를 잃지 않고도 사랑하고 사랑받는 법
질리언 투레키 지음, 조경실 옮김 / 부키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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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질리언 투레키 작가의 너를 기다릴 시간에 나를 사랑하기로 했다는 관계 속에서 길을 잃고 방황하는 사람들에게 명쾌한 해답을 주는 책이다. 사랑에 빠지면 우리는 종종 나 자신보다 상대방을 우선순위에 두게 된다. 연락을 기다리며 하루 종일 핸드폰만 바라보거나 상대방의 기분에 맞춰 내 감정을 억누르던 비참한 경험은 누구나 한 번쯤 있을 것이다. 혼자서 애쓰는 관계에 지친 이들에게 건네는 나를 지키며 사랑하는 법이라는 문구가 깊게 다가오는 독자들이 있을 것이다.

우리가 겪는 관계의 문제에는 한 가지 공통 요소가 있는데 그것은 바로 나 자신이라는 날카로운 통찰이다. 그동안 연애가 삐걱거릴 때마다 늘 상대방이 왜 변했을까 원망하며 원인을 밖에서 찾기 바빴다. 하지만 작가는 과거의 결핍과 미해결된 상처 때문에 무의식적으로 스스로를 을의 자리로 밀어 넣고 있었다는 아픈 진실을 일깨워준다. 사랑한다는 명목 아래 상대를 가둬두고 내가 옳다고 믿는 방식으로만 대한 건 아닌지 스스로의 바닥을 샅샅이 돌아보게 만들었다.

목차 중에서 진실 7 상대가 나를 사랑하도록 설득할 수는 없다와 진실 8 누구도 나를 구하러 오지 않는다는 파트가 가장 아프게 와닿았다.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상대가 원래의 다정했던 모습으로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또 기다렸지만 그것은 결국 나 자신을 갉아먹는 자기 파괴적인 시간 낭비일 뿐이다. 나를 함부로 대하거나 애매하게 구는 사람에게 애정을 구걸할 시간에 차라리 그 에너지를 나를 돌보고 사랑하는 데 써야 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누구도 나를 구하러 오지 않으니 내가 나의 구원자가 되어야 한다는 작가의 냉정하지만 따뜻한 조언은 무너진 자존감을 세우는 강력한 처방전이다.

이 책은 뻔한 연애 상담이나 위로에 머물지 않고 내면의 주권을 되찾게 해주는 자기 주도적 관계 회복법을 안내한다. 상대의 마음을 분석하느라 진을 빼는 대신 시선을 온전히 나에게로 돌려 내가 진짜 원하는 삶이 무엇인지 묻게 만든다. 나를 잃어가면서까지 억지로 지켜야 할 관계는 이 세상에 없다. 매번 상처받으면서도 관계의 끈을 놓지 못해 괴로워하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너를기다릴시간에나를사랑하기로했다 #질리언투레키 #인생조언 #연애상담 #부키출판사 #서평단 @bookie_p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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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오디세이 - 사랑과 불굴의 워싱턴DC 경찰관 제프 이야기
안용호 지음 / 헤르츠나인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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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았습니다.

제프 안 작가의 워싱턴 오디세이는 한인 1.5세대 이민자가 맨땅에서 시작해 경찰 간부를 거쳐 사업가로 성공하기까지의 치열한 생존기를 담은 에세이다. 한인 1.5세대 미국 이민사를 가로지르는 인생 역전극이라는 서두처럼 그의 삶은 고난과 극복의 연속이었다. 나는 한 점 남김없이 불태우다라는 문장이 가장 먼저 가슴에 와닿았다. 보통의 성공 스토리들이 운이나 타고난 재능을 포장하기 바쁜데 반해 이 책은 낯선 타국에서 범죄의 위협에 무방비하게 노출되면서도 기어이 살아남은 자의 절박함이 그대로 느껴졌다.

그의 인생이 얼마나 극적인 파도를 탔는지 감탄했다. 1부의 붉고 푸른 청춘 시절을 거쳐 2부에서는 택시 드라이버에서 알링턴 보안관과 워싱턴의 경찰관으로 험난하게 변신하는 과정이 그려진다. 죽음이 도사리는 마약 소굴과 범죄 현장 속에서 숱한 고비를 넘기며 삶을 포기하지 않은 대목은 느와르 영화를 보는 듯했다. 경찰로서의 사명감을 다한 후 3부에서 세탁 사업가로 변신해 바닥부터 다시 부를 일구어내는 모습은 진정한 불굴의 의지가 무엇인지 보여준다. 하나의 문이 닫히면 또 하나의 문이 열린다는 목차의 제목처럼 그는 운명을 탓하며 주저앉는 대신 자신이 서 있는 자리에서 모든 방법을 동원해 새로운 문을 열어젖혔다.

작은 시련에도 쉽게 불평하고 남 탓을 하던 나약한 태도를 깊이 반성하게 되었다. 우리는 각자의 우주에서 자신만의 오디세이를 쓰고 있다는 뒷표지의 인생이라는 바다에서 거센 풍랑을 만나는 것은 누구에게나 당연한 일이다. 중요한 것은 그 파도에 휩쓸리지 않고 묵묵히 노를 저어 앞으로 나아가는 끈기다. 안락함이나 요행을 바라지 않고 그저 성실함과 근면함으로 삶의 무게를 버텨낸 제프의 이야기는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큰 교훈이 되어준다. 지금 당장 내 앞의 현실이 막막하고 가혹하게 느껴지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강력히 추천한다.

#워싱턴오디세이 #제프안에세이 #헤르츠나인 #서평단 #한인1.5세대 #미국이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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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왜 전쟁을 멈추지 못하는가 - 트럼프와 1조 달러 전쟁 기계의 야망
윌리엄 D. 하텅.벤 프리먼 지음, 백우진 옮김 / 부키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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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 D 하텅과 벤 프리먼 작가의 미국은 왜 전쟁을 멈추지 못하는가는 세계의 경찰을 자처하던 미국의 민낯을 군산복합체라는 거대한 자본의 논리로 낱낱이 파헤친 책이다. 트럼프와 1조 달러 전쟁 기계의 야망이라는 부제처럼 미국이 벌이는 수많은 전쟁의 이면에는 결국 돈과 권력의 끈끈한 유착이 자리 잡고 있음을 고발한다. 평화와 민주주의 수호라는 거창한 명분 뒤에서 죽음을 파는 상인들이 어떻게 천문학적인 폭리를 취하고 있는지 목차만 보아도 살벌했다.

과거의 이라크나 아프가니스탄 전쟁뿐만 아니라 현재 벌어지고 있는 이란과의 전쟁 상황마저도 이 책의 궤도 안에서 정확히 설명된다는 점이다. 뉴스에서는 연일 이념 갈등이나 지정학적 위협을 강조하지만 이 책의 관점으로 보면 결국 이란과의 끔찍한 무력 충돌 역시 거대한 군산복합체에게는 막대한 부를 안겨주는 거대한 비즈니스일 뿐이다. 미사일이 날아다니고 무고한 생명이 희생되는 참혹한 현실 속에서도 방위산업체의 주가는 폭등하고 로비스트들은 축배를 든다는 사실이 지금의 이란 사태와 겹쳐지며 분노를 느끼게 만들었다.

2장 민주주의의 병기창에서 끝없는 전쟁 공장으로라는 제목은 미국의 씁쓸한 변질을 완벽하게 요약한다. 전쟁이 끝나면 굶어 죽는 거대한 기계 괴물처럼 미국의 군산복합체는 생존을 위해 끊임없이 새로운 적과 분쟁을 만들어내야만 한다. 정치인과 군부 그리고 방산업체가 얽힌 회전문 인사가 어떻게 국가의 안보 전략을 기업의 이윤 창출 도구로 전락시키는지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읽으니 그동안 내가 믿었던 세계 질서가 얼마나 순진한 착각이었는지 깨달았다.

특정 국가를 비판하는 것을 넘어 돈의 흐름이 어떻게 세계의 운명과 무고한 생명을 쥐고 흔드는지 보여주는 가장 차갑고 정교한 해부학 책이다. 당장 내일의 국제 뉴스를 전혀 다른 시각으로 읽고 싶은 사람이나 끝없이 반복되는 인류의 비극 뒤에 숨은 진짜 배후가 궁금한 사람들에게 이 책을 강력히 추천한다.

#미국은왜전쟁을멈추지못하는가 #윌리엄d하팅 #벤프리먼 #부키출판사 #서평단 #이란전쟁 #트럼프대통령 #미국전쟁 @bookie_p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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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업자녀 - 직업이 뭐냐고요? 자녀입니다
전영수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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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수 작가의 전업자녀는 표지부터 시선을 사로잡는 책이다. 책 표지에 있는 네 컷 만화가 참 재밌었다. 직업이 뭐냐고 묻는 질문에 당당하게 ‘자녀입니다’라고 대답하는 캐릭터의 모습이 웃기면서도 어딘가 서글펐다. 집 밖은 정글이고 집 안은 온실이라는 표지의 문구는 독립을 미루고 부모 곁에 남기를 선택한 청년들의 막막한 현실을 아주 정확하게 보여준다.

처음에는 전업자녀라는 말이 그저 캥거루족이나 백수를 좋게 포장한 단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이것이 개인의 나태함 때문이 아니라 저성장과 고물가 그리고 주거난이 만들어낸 슬픈 생존 모델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바늘구멍 같은 취업문을 통과하더라도 치솟는 집값을 감당할 수 없는 시대다. 청년들에게 독립은 낭만이 아니라 빚더미에 앉는 지름길이 되어버렸다. 기생이 아니라 생존이라는 묵직한 문장이 나의 청년시절도 떠올라 마음이 아팠다.

비난의 화살을 청년들에게만 돌리지 않고 한국 사회의 구조적 모순을 보여준다. 부모 세대 역시 각자도생의 정글로 자식을 내모는 대신 품어주는 것을 선택했다. 사회가 책임지지 않는 복지와 안전망을 결국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떠안고 있는 셈이다. 특히 목차에 등장하는 8050 문제 즉 여든 살의 부모가 쉰 살의 자녀를 부양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남의 나라 이야기가 아니라 곧 닥칠 우리의 현실일 수 있다.

작가는 전업자녀 현상을 무조건 부정적으로 보지 않고 이들을 어떻게 사회의 동력으로 활용할 것인지 긍정적인 대안도 제시한다. 부양과 간병의 문제를 전업자녀라는 새로운 틀 안에서 재구성하려는 시도가 신선했다.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고립된 청년들에게 그 고단한 이름표를 떼어주고 가족 안에서 새로운 역할을 찾게 해주는 접근 방식이 인상 깊었다.

우리 시대의 변해버린 가족 지형도를 그리는 세밀한 보고서다. 취업을 준비하며 부모님 눈치를 보는 청년들이나 집에 있는 자녀를 보며 속을 끓이는 부모님들 모두에게 추천하고 싶다.

#전업자녀 #한국경제신문출판사 #전영수작가 #부모부양 #독립유예 #서평단 @hankyung_b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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궤도 너머 - 불확실한 세계를 돌파하는 과학의 태도
카밀라 팡 지음, 조은영 옮김 / 푸른숲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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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밀라 팡 작가의 궤도 너머는 자폐와 ADHD를 가진 과학자가 복잡한 세상을 이해하고 살아남는 방식을 담은 아주 특별한 책이다. 과학이라는 단어 때문에 딱딱하고 어려운 이론서일 거라 걱정했다. 하지만 막상 읽어보니 불확실한 삶을 돌파하기 위해 과학적 태도를 일상에 적용하는 매우 현실적인 인생 지침서였다. 남들과 다른 자신의 뇌 구조 때문에 세상과 융화되기 힘들었던 작가가 과학이라는 렌즈를 통해 인간관계와 삶의 의미를 해석해 내는 과정이 무척 흥미로웠다.

책을 읽는 내내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우영우가 고래와 법이라는 자신만의 렌즈를 통해 낯선 세상과 소통했던 것처럼 이 책의 저자 역시 과학이라는 명확한 언어를 통해 이해하기 힘든 인간들의 감정과 복잡한 관계를 해석해 낸다. 남들과 조금 다른 뇌 구조를 결핍이나 장애로 치부하지 않고 오히려 세상을 다르게 보는 특별한 무기로 승화시켜 당당하게 자기 궤도를 만들어가는 모습이 묘한 감동을 주었다.

우리는 모두 시행착오를 거치며 답을 찾는 존재들이라는 문장이 마음에 깊이 남았다. 나는 평소에 정답이 없는 상황을 견디기 힘들어하고 작은 실수 하나에도 크게 좌절하며 자책하곤 했다. 하지만 작가는 실험실에서 가설을 세우고 틀리면 다시 수정하는 과정이 당연하듯 우리 인생도 끊임없는 수정과 연결의 연속이라고 말한다. 실패가 아니라 삶의 데이터를 수집하는 과정일 뿐이라는 과학자의 담담한 시선은 내 마음속에 자리 잡은 완벽주의의 무거운 짐을 가볍게 만들어주었다.

관찰부터 상상까지 아홉 가지 과학의 단계가 인생의 기술로 치환되어 등장한다. 그중에서도 5장 조금씩 더 나은 길로 나아가는 수정의 단계와 7장 완벽함을 위해 무한히 기다리지 말라는 증명의 파트가 가장 와닿았다. 늘 완벽한 타이밍과 완벽한 결과만을 기다리며 정작 아무것도 시작하지 못했던 불안한 내면이 떠오른다. 작가는 일단 부딪혀보고 그 결과에 따라 내 삶의 궤도를 조금씩 틀어가면 된다고 다독여준다. 특히 자신의 존재에 대해 사과하지 말라는 작가의 당당한 모습은 남들처럼 평범하게 살기 위해 내 진짜 모습을 숨기고 자책했던 모습에 위로와 용기를 준다.

이 책은 인간관계에 지쳐있거나 예측할 수 없는 미래 때문에 매일이 불안한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과학이라는 가장 이성적이고 차가운 도구가 삶이라는 불확실한 바다 위에서 얼마나 훌륭하고 따뜻한 나침반이 될 수 있는지 보여준다.

#궤도너머 #카밀라팡 #궤도추천 #서평단 #푸른숲 #과학분야 @prunso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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