뭉우리돌의 광야 - 국외독립운동 이야기 : 중앙아시아 편 ㅣ 뭉우리돌 3
김동우 지음 / 수오서재 / 2026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을 펼치기 전부터 뭉우리돌이라는 단어에 마음이 숙연해졌다. 김동우 작가의 뭉우리돌의 광야는 미주와 유라시아를 거쳐 중앙아시아에 이른 뭉우리돌 시리즈의 세 번째 책이자 강제 이주의 비극 속에서도 꺾이지 않았던 한인들의 발자취를 취재한 기록이었다. 그동안 국내의 독립운동에만 익숙했던 나에게 국외에서 조국의 빛을 되찾기 위해 투쟁을 이어갔던 독립운동가들이 이토록 많았다는 사실은 첫 장부터 충격을 안겨주었다.


특히 교과서나 언론을 통해 단편적으로만 접했던 홍범도 장군의 마지막 생애를 이 책을 통해 훨씬 더 깊고 입체적으로 마주할 수 있어서 뜻깊었다. 봉오동과 청산리 전투를 승리로 이끌었던 전설적인 영웅이 카자흐스탄 크즐오르다의 낯선 땅으로 내몰려 고려극장의 수위로 쓸쓸하게 일하다 눈을 감아야 했던 비극적인 기록은 읽는 내내 가슴을 아프게 만들었다. 영하 수십 도의 칼바람 속에서 흙을 파고 들어가 토굴을 짓고 살면서도 황무지를 옥토로 바꾸어낸 고려인들의 눈물겨운 생존기는 단순한 역사가 아니라 살아 숨 쉬는 거대한 서사였다.


이 책이 신뢰감과 전율을 안겨준 가장 큰 이유누 저자가 직접 현장의 흙먼지를 뒤집어쓰며 발로 뛰고 기록해 낸 생생한 취재와 사진들에 있다. 카자흐스탄과 키르기스스탄 그리고 우즈베키스탄의 황량한 벌판에 버려진 낡은 묘비들과 무덤 터 그리고 텐샨산맥 자락에 남아 있는 후손들의 얼굴을 담아낸 사진들은 텍스트 너머의 진실을 전해준다. 광야를 헤매며 잊힌 영웅들의 흔적을 앵글에 담아낸 작가의 끈질긴 집념 덕분에 우리는 그들의 모습을 마주할 수 있게 되었다.


오늘날 문화와 경제를 비롯해 전 세계를 선도하며 당당하게 번영을 누리고 있는 대한민국의 저력은 결코 저절로 얻어진 것이 아니다. 이름 모를 이국의 차가운 땅바닥에 묻히면서도 조국의 독립을 향한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던 뭉우리돌 같은 수많은 선열들의 숭고한 희생과 헌신이 있었기에 지금의 우리가 자유를 누리며 살아갈 수 있음을 절감했다. 잊힌 역사를 기억하는 일이야말로 오늘을 살아가는 후손들이 마땅히 짊어져야 할 도리임을 깨달으며 가슴속에 뜨거운 빚진 마음을 품게 된다.

"요조앤 @yozo_anne 이 모집한⠀ 서평단에 선정되어⠀ 수오서재 @suobooks 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뭉우리돌의광야 #김동우 #뭉우리돌을찾아서 #수오서재 #국외독립운동이야기 #요조앤서평단 #도서협찬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단편들, 한국 공포 문학의 셋째 밤 ㅣ 단편들, 한국 공포 문학의 밤 3
일월명 외 지음 / 황금가지 / 2026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무더웠던 계절의 끝자락에서 서늘한 바람이 불기 시작할 때쯤이면 왠지 모르게 마음 한구석을 오싹하게 만들어줄 공포 이야기가 땡기곤 한다. 스크린 너머로 마주하는 공포영화처럼 등골을 서늘하게 적셔주는 한국 호러 단편집은 신선한 자극이었다. 단편들 한국 공포 문학의 셋째 밤은 국내 공포 문학의 최전선에서 활약하는 작가들의 기발한 상상력과 서스펜스가 한데 모여 끝나가는 올해 여름 밤을 서늘한 긴장감으로 물들여준 매력적인 소설집이었다. 책장을 넘길 때마다 각기 다른 결을 지닌 공포의 세계가 펼쳐져 마치 웰메이드 공포 옴니버스 영화를 연속해서 감상하는 듯한 느낌을 안겨주었다.


수록된 여러 단편들 중에서도 코스모노미콘의 추억은 읽는 내내 과거 극장에서 큰 충격을 주었던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공포영화 여고괴담 시리즈가 자연스럽게 겹쳐 떠올랐다. 고등학교라는 지극히 평범하고 익숙한 공간 안에서 오컬트 동아리 부원들이 기이한 학교 괴담과 마주하는 설정은 학창 시절 누구나 한 번쯤 품어보았을 법한 어두운 호기심을 자극했다. 특히 이 작품은 텍스트의 서술에만 의존하지 않고 이야기의 흐름에 맞춰 구체적인 그림들이 함께 실려 있어서 장면의 분위기를 머릿속으로 상상하고 몰입하기가 훨씬 더 수월했다. 순식간에 벗어날 수 없는 폐쇄적인 악몽의 장소를 보여주는과정은 몰입감을 선사했다.


독특하고 기억에 오래 남았던 작품을 꼽는다면 호러 심청이었다. 우리가 어린 시절부터 익숙하게 배워온 전래동화 심청전의 이야기를 완전히 다른 각도에서 과감하게 비틀어낸 저자의 발상은 재밌었다. 효심과 희생이라는 전통적인 미덕으로 포장되어 있던 고전의 뼈대를 서늘하고 잔혹한 호러 스릴러의 세계로 재해석해 낸 전개는 읽는 내내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너무나 잘 알고 있다고 믿었던 옛이야기가 예측할 수 없는 피비린내 나는 비극과 공포로 탈바꿈하는 순간을 마주하며 공포를 체감할 수 있었다.


단편들 한국 공포 문학의 셋째 밤이 지닌 가장 큰 장점은 귀신이나 유령 같은 전형적인 소재에만 머물지 않고 일상의 다양한 틈새에서 피어나는 불안과 광기를 입체적으로 다루었다는 사실이다. 학교와 바다 그리고 현대적인 공간과 고전의 영역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발을 딛고 선 삶의 무대 어디에서든 공포가 불시에 피어오를 수 있음을 보여준다.


끝나가는 올해 여름 밤을 짜릿한 공포의 세계 속에서 마무리하고 싶은 독자들에게 이 책은 완벽한 선물이 되어준다. 거대한 스크린 앞에서 숨을 죽이며 영화를 관람하듯 생생한 묘사와 상상력으로 서늘함을 만끽할 수 있었다.

'르온서평단(단단한맘&레이첼)을 통해 도서를 협찬 받았습니다.'

@lovely_rachel_v @goldenbough_books

#황금가지출판사 #단편들한국공포의문학의밤 #단단한맘_레이첼서평단 #일월명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예측의 기술 - AI가 대신할 수 없는 인간의 판단력
이대진 지음 / 반니출판 / 2026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인공지능 기술이 하루가 다르게 고도화되면서 방대한 데이터를 몇 초 만에 요약하고 그럴듯한 결론을 도출해 내는 세상이 되었다. 하지만 기계가 빠르고 매끄러운 정답을 쏟아낼수록 정작 그 결과를 어떻게 해석하고 어떤 선택을 내려야 하는지에 대한 인간의 불안감은 커졌다. 이대진 저자의 예측의 기술은 이처럼 기술 만능주의의 물결 속에서 인간의 고유한 판단력이 왜 더욱 절실해지는지를 날카롭게 파헤친 대단히 명쾌하고 지적인 책이었다. 두바이 현장에서 거대한 글로벌 자본과 원자재의 흐름을 직접 지휘해 온 베테랑 애널리스트의 깊은 내공 덕분에 첫 장부터 시장의 거대한 맥락을 읽어내는 부분에 신뢰가 갔다.

​

​

탁상공론식 이론에 머물지 않고 풍부하고 구체적인 실제 사례들을 통해 저자의 주장을 빈틈없이 뒷받침해 준다. 홍해와 호르무즈 해협의 위기 이면에 도사린 기득권의 인센티브 구조를 추적하는 과정은 흥미진진했다. 복잡하고 난해한 경제 지표들을 단순히 나열하는 대신 세계 각국의 생생한 사건들과 인과관계를 입체적으로 엮어내어 비전공자의 눈높이에서도 예측의 원리를 이해할 수 있었다.

​

​

수많은 원칙들 중에서도 직관을 다룬 대목에서 등장한 노키아의 사례는 너무나 적합했고 오래도록 깊은 생각을 남겨주었다. 정량적인 설문조사와 방대한 데이터에만 매달려 기존 피처폰의 인기에 안주하다가 스마트폰이라는 거대한 패러다임의 전환을 감지하지 못하고 몰락했던 노키아의 과오는 데이터의 패배를 증명한다. 숫자로 깔끔하게 정리된 데이터만이 객관적인 진실이라고 믿는 태도가 얼마나 위험한지 그리고 현장의 뉘앙스와 맥락을 포착하는 인간의 축적된 직관이 왜 정량 분석보다 앞설 수 있는지를 명확하게 증명해 준다.

​

​

결국 예측의 기술은 인공지능의 영역이 거침없이 확장되는 과도기 속에서 내가 앞으로 무엇을 갖추어야 살아남을 수 있는지를 알려주는 책이다. 정답을 빠르게 계산하고 요약하는 기능은 기계에 넘겨주더라도 무엇을 신뢰하고 무엇을 의심할 것인지 결정하며 최종적인 결과에 책임을 지는 일은 오직 인간만의 몫임을 깨닫게 되었다. 쏟아지는 데이터의 홍수와 매끄러운 알고리즘에 수동적으로 끌려다니지 않고 사전 확률을 유연하게 수정해 나가는 베이지안 사고와 나만의 단단한 기준을 세우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실력임을 배웠다.

​

​

예측의 기술은 불확실한 미래의 안개 속에서 흔들리지 않는 축을 세울수 있게 도와준다. 거대한 기술의 파도 앞에서 막연한 두려움에 사로잡히지 않고 미래를 예측을 가늠할 수 있게 해준다.

​

#예측의기술 #이대진 #AI가대신할수없는인간의판단력 #서평단 #북스타그램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돈의 질서 - 유동성 폭발의 시대, 누가 부를 쟁취하는가
김대호 지음 / 이든하우스 / 2026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매달 성실하게 땀 흘려 일하고 아껴 쓰며 은행에 저축하는 행위는 오랫동안 우리 사회에서 가장 훌륭한 미덕으로 여겨져 왔다. 하지만 월급이 오르는 속도보다 화폐의 가치가 떨어지는 속도가 훨씬 더 빨라진 오늘날 저축에만 매달리는 삶은 도리어 벼락거지로 내몰리는 지름길이 되어버렸다. 전 세계 중앙은행들이 쏟아낸 천문학적인 유동성이 자산 시장의 판도를 완전히 뒤흔들어 놓았기 때문이다. 김대호 저자의 돈의 질서는 이처럼 성실한 노동자들이 왜 점점 더 가난해질 수밖에 없는지 그 서늘한 자본의 메커니즘을 낱낱이 파헤친 참으로 명쾌하고 통찰력 넘치는 책이었다. 오랜 시간 언론과 강단에서 거시경제를 분석해 온 저자의 깊은 내공 덕분에 첫 장부터 경제의 큰 판을 읽는 눈이 시원하게 열리는 기분이었다.


책의 구조가 대단히 입체적이면서도 실전적으로 짜여 있다. 1부부터 4부에 걸쳐 유동성 폭발이 부른 인플레이션의 실상과 인공지능이 주도하는 승자독식 자본사회 그리고 디지털 자산과 미래 핵심 산업 엔진에 이르기까지 현재 우리가 처한 경제 상태와 앞으로의 방향성을 정밀하게 진단해 준다. 자본주의라는 거대한 바다에서 지금 돈의 물줄기가 어디로 쏠리고 있는지를 거시적인 시선으로 명확하게 짚어주어 막연했던 불안감을 걷어내 주었다. 그리고 마지막 5부에 이르러 역사적 버블의 속에서 개인이 흔들리지 않고 실행할 수 있는 구체적인 투자 방법들을 제시하는 흐름은 이론과 실전을 완벽하게 이어준다.


특히 본문 중간마다 수록된 김대호 진단 코너는 이 책에서 가장 유익했고 깊은 생각을 남겨준 대목이었다. 과거 로마 시대 네로 황제가 은화의 순도를 낮추어 화폐 가치를 떨어뜨렸던 비극적인 결말이나 과거 닷컴 버블과 윈텔 동맹의 역사를 오늘날의 인공지능 패러다임과 정면으로 교차 검증해 보는 시선은 대단히 흥미진진했다. 과거에 일어났던 수많은 경제적 사건과 위기의 궤적을 거울삼아 오늘날의 자본 시장을 대입해 보니 앞으로 다가올 미래의 방향성이 훨씬 더 또렷하게 눈에 들어왔다. 역사는 형태를 바꾸어가며 반복된다는 사실을 실감하며 시장의 소음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시대를 관통하는 본질을 꿰뚫어 보는 안목의 중요성을 배울 수 있었다.
무엇보다 5부의 16장에 등장하는 ETF를 잡아라 대목은 읽는 내내 고개를 끄덕이며 깊은 공감을 자아냈다. 나 역시 개별 종목의 변동성에 휘둘리며 불안해하기보다 시대의 흐름을 이끄는 지수와 주도 섹터 중심의 ETF에 꾸준히 투자하고 있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개별 기업의 흥망성쇠에 따르는 위험을 효과적으로 분산하면서도 자본주의의 구조적인 성장에 올라탈 수 있는 ETF야말로 평범한 직장인이 감당할 수 있는 위험 안에서 자산을 지켜낼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이고 든든한 투자임을 다시금 확신하게 되었다.


돈의 질서는 화폐라는 환상에 갇혀 노동의 대가를 갉아먹히지 않도록 나를 지켜주도록 도와주는 책이다. 거대한 부의 대이동이 일어나는 격변의 시기 속에서 내가 어디에 서 있으며 어떤 자산의 편에 서야 하는지 명확한 답을 얻었다. 앞으로도 역사에서 배운 지혜와 나만의 ETF 투자 원칙을 단단하게 지켜가며 자산을 키워나가야겠다.

#돈의질서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김대호박사TV #서평단 @knitting79books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아무것도 아닌 왕 ㅣ 폭스코너 청소년소설 8
너새니얼 레소어 지음, 신선해 옮김 / 폭스코너 / 2026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학창 시절의 교실을 다룬 이야기들은 국경을 초월해 특유의 팽팽한 긴장감과 잊고 지냈던 유년의 기억을 자연스럽게 불러일으킨다. 너새니얼 레소어 작가의 아무것도 아닌 왕은 책장을 넘기기 시작할 때부터 과거 큰 인상을 남겼던 우리나라 소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의 유쾌하고 따뜻한 버전을 마주한 듯한 기분이 들게 한 책이었다. 학교내 권력 투쟁 대신 웃음과 활기 넘치는 소년들의 호흡으로 교실의 풍경을 그려내는 모습이 기억에 남았다.


한국 학교에서만 유독 심할 것이라 생각했던 일진과 찐따라는 서열 구조가 먼 영국의 학교에서도 똑같이 작동하고 있다는 사실이 신기했다. 학교의 왕으로 군림하며 아이들의 두려움을 즐기는 골목대장 앤톤과 무리에서 겉돌며 놀림거리가 되기 일쑤인 매튜의 처지는 우리에게도 너무나 익숙한 교실의 풍경이었다. 세상 어디에 살든 10대 사춘기 소년들이 또래 집단에서 살아남기 위해 남성성을 과시하고 약자를 배척하며 가짜 권력을 세우는 모습은 참 많이 닮아 있음을 깨달았다.


이야기 속에서 전혀 어울릴 수 없을 것 같던 두 친구가 만들어가는 우정은 마치 한 편의 유쾌한 영화가 상영되는 듯한 생생한 즐거움을 안겨주었다. 학교의 공식 약자였던 매튜가 위기에 처한 앤톤의 목숨을 기적처럼 구해내면서 시작되는 관계의 역전과 티격태격하는 일상의 충돌들은 페이지마다 큰 웃음을 주었다. 허세를 부리며 남들 위에 서야만 안전하다고 믿었던 앤톤이 매튜의 순수한 진심과 얽히며 스스로 쥐고 있던 왕관의 무게를 내려놓는 과정은 감동으로 다가왔다.


아무것도 아닌 왕은 남을 찍어누르고 지배하는 힘이 결코 삶의 진짜 영광이 될 수 없음을 일깨워주는 소설이다. 자신의 결핍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곁에 있는 친구에게 다정하게 손을 내밀 줄 아는 용기야말로 거친 세상을 통과하는 멋진 힘임을 느꼈다.


#아무것도아닌왕 #너새니얼레소어 #신선해 #성장소설 #청소년소설 #영국문학
#서평 #책리뷰 @foxcorner1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