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나치 독일의 비극적인 종말을 다룬 영화 다운폴을 보면서 패망 직전 벙커 안에서 광기와 파멸을 향해 치닫던 인물들의 모습에 충격을 받았던 적이 있다. 특히 그 참혹한 지하 벙커 속에서도 끝까지 히틀러를 향한 맹목적인 신념을 놓지 않고 기어이 어린 자식들의 목숨까지 앗아간 뒤 스스로 생을 마감했던 요제프 괴벨스의 광기는 뇌리에 지워지지 않는 공포로 남아 있다. 영화를 통해 괴벨스라는 인물이 품었던 뒤틀린 내면과 선전 선동의 잔혹한 위력을 실감하게 되었는데 '권력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철저히 조작되는 것이다'는 그러한 대중 조작의 메커니즘을 파헤친 어느면에서는 무서운 책이었다.흔히 역사는 아돌프 히틀러라는 한 명의 절대적인 독재자가 독일 전체를 파멸로 몰고 갔다고 기억하지만 그 거대한 악의 우상을 무대 위에 세워 올린 진짜 기획자는 바로 괴벨스였다고 생각한다. 라디오라는 당대의 첨단 매체를 장악하고 제복과 거대한 깃발 그리고 잘 짜인 군중 집회를 통해 사람들의 이성을 마비시킨 배후에는 괴벨스의 치밀하고 정교한 심리 조작이 자리 잡고 있었다. 대중은 복잡하고 어려운 진실보다 단순하고 감정적인 거짓에 훨씬 더 쉽게 반응한다는 냉혹한 법칙을 간파했던 그의 기획에 나치즘이라는 거대한 괴물이 완성되었다. 진실은 결코 스스로 드러나는 것이 아니라 권력자의 필요에 따라 얼마든지 기획되고 포장될 수 있음을 증명한 부분이 읽는 내내 무서웠다.괴벨스의 행적이 단순한 지나간 역사의 유물이 아니라 오늘날 현대 사회의 모습에서도 비슷한 부분이 보인다. 정보가 넘쳐나는 21세기 디지털 시대 속에서도 괴벨스처럼 대중의 불안과 분노를 부추기며 언론과 소셜미디어를 장악해 사람들의 생각을 쥐고 흔들려는 교묘한 세력들은 여전히 존재한다. 자극적인 가짜 뉴스와 알고리즘의 확증편향을 무기로 집단을 편 가르고 상대를 악마화하며 사리사욕을 채우는 현대의 선동가들을 바라보고 있으면 100년 전 베를린에서 울려 퍼지던 괴벨스의 확성기 소리가 오늘날 스마트폰 화면 너머로 부활했다.결국 권력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철저히 조작되는 것이다라는 책은 악마의 기술을 찬양하기 위함이 아니라 그 추악한 속임수의 모습을 알아채도록 해준다. 대중이 생각하기를 멈추고 감정의 소용돌이에 휩쓸리는 순간 누구든 권력자의 손쉬운 장기말로 전락할 수 있음을 책은 경고한다. 세상이 던져주는 매끄러운 구호나 자극적인 프레임에 수동적으로 끌려가지 않고 그 이면에 도사린 의도와 조작의 흔적을 냉철하게 의심하는 주체적인 시선이야말로 오늘날 민주주의와 인간다운 존엄을 지켜내는 힘이다.요란한 선동의 파도 속에서 내 생각의 온전한 주권을 지켜내도록 돕는 책이다. 영화 다운폴에서 봤던 괴벨스의 끔찍한 파멸을 잊지 않고 세상의 모든 거짓된 우상과 교묘한 언론 플레이를 분별해 내는 이성의 눈을 기르게 되었다. #권력은주어지는것이아니라철저히조작되는것이다 #요제프괴벨스 #괴벨스 #비원 #서평단 #책읽는쥬리 @happiness_jury
군 복무 시절 시간을 쪼개어 한자 공부에 매달렸던 기억은 지금도 청춘의 날들 중 꽤 뿌듯한 자부심으로 남아 있다. 당시 매일 두꺼운 한자 책을 들여다보며 부수와 획을 외운 끝에 한자검정 3급 시험에 당당히 합격했고 그때가 내 인생에서 한자 실력이 가장 뛰어났던 전성기였다. 하지만 제대를 하고 사회생활에 치여 살아가다 보니 일상에서 한자를 직접 쓸 일이 거의 없었고 오랜 세월이 흐른 지금은 아주 기초적이고 쉬운 한자마저 머릿속에서 가물가물해진 것이 현실이었다. 이순이 저자의 알아두면 좋아요 잘못 쓰기 쉬운 한자는 까맣게 잊고 지냈던 옛 한자의 감각을 되살려준 책이었다. 과거 한자검정시험을 치를 때를 돌아보면 수험생의 발목을 가장 집요하게 잡았던 것은 아예 모르는 어려운 글자가 아니라 모양이 쌍둥이처럼 닮아 획 하나 차이로 갈리는 헷갈리는 한자들이었다. 시험지 위에서 미세한 삐침 하나나 점 하나의 위치를 두고 이것이 맞는지 저것이 맞는지 몰라 헷갈렸던 기억이 생생하다. 이 책은 바로 그 지점 즉 수험생과 학습자들이 오답을 적어내는 헷갈리는 한자들만을 정확하게 골라내어 100 쌍의 짝으로 일목요연하게 묶어두었다는 점에서 독보적인 실용성을 자랑한다. 단순히 글자를 기계적으로 쓰듯 반복 암기하게 만드는 낡은 방식을 벗어나 직관적인 그림과 흥미진진한 스토리텔링을 결합하여 한자의 형태를 머릿속에 그림처럼 각인시켜 준다.손 수 변이 붙어 손으로 부리는 솜씨를 뜻하는 재주 기와 나무 목 변이 붙어 가지를 가리키는 가지 지의 차이를 나뭇가지를 꺾어오는 실수담에 빗대어 설명하는 대목은 경선식 영어단어가 생각났다. 울타리 안에 나무가 갇혀 빠져나가지 못해 답답한 곤할 곤과 사람이 팔다리를 벌리고 서 있는 큰 대 자가 들어가 사건의 원인을 나타내는 인할 인의 구별 역시 부수의 원리를 꿰뚫는 명쾌한 해설이었다. 글자의 기원과 모양이 품고 있는 필연적인 이유를 기억하기 쉬운 예시로 풀어내니 억지로 외우려 애쓰지 않아도 눈에 쏙 들어오고 오랫동안 잊히지 않는 깊은 잔상을 남겼다. 한자란 그저 외워야 할 암기 대상이 아니라 사물의 형상이 맞물려 완성된 하나의 시각적인 문자임을 실감할 수 있었다.알아두면 좋아요 잘못 쓰기 쉬운 한자는 현재 한자검정시험을 진지하게 준비하고 있는 수험생들에게는 점수를 끌어올려 줄 책이다. 헷갈리기 쉬운 함정 글자들을 명쾌하게 정리해 준다. 아울러 나처럼 과거의 한자능력을 잃어버리고 가물가물해진 기억 때문에 아쉬워하던 사람들에게도 다시 세워주는 훌륭한 교재이다.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를 통해서 도서 '협찬' @chae_seongmo @so_co_tra #채성모의손에잡히는독서#잘못쓰기쉬운한자 #이순이 #소코트라 #한자공부 #서평단
직장이나 모임에서 여러 사람이 한자리에 모여 회의를 하거나 워크숍을 진행하다 보면 늘 결론이 아쉽게 끝나거나 시간만 허비했다는 기분이 들 때가 많다. 몇몇 목소리 큰 사람들의 의견만으로 판이 흘러가고 정작 다수의 구성원들은 무거운 침묵 속에 갇혀버리는 광경은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한 회의실의 풍경이다. 채홍미와 홍순표 저자의 퍼실리테이터는 현장에서 성장한다는 이러한 소통의 답답함을 해소하고 모인 사람들의 숨은 지혜를 온전히 끌어올리는 법을 알려준 유익하고 실전적인 책이었다. 평소 퍼실리테이터라는 개념에 대해 자세히 알지 못했던 나에게 이론의 기초부터 현장에서 바로 쓸 수 있는 실무 기술까지 일목요연하게 짚어주어 첫 장부터 몰입감을 준다.단순히 해외의 이론을 늘어놓는 탁상공론에 머물지 않고 현장에서 곧바로 활용할 수 있는 100 가지의 구체적인 질문과 솔루션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이다. 회의 진행자와 퍼실리테이터의 본질적인 차이를 짚어주는 도입부부터 시작해 사전 미팅과 프로세스 설계 그리고 위기 대응과 사내 문화 정착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단계별로 다룬다. 특히 위계질서가 강한 한국 특유의 조직 환경 안에서 퍼실리테이터가 어떤 역할을 맡아야 하고 조직 내에 어떤 문화로 뿌리내려야 하는지를 구체적으로 알려준 대목은 큰 도움이 되었다. 20년간 사람과 조직의 변화를 이끌어온 전문가의 경험과 숫자를 다루던 애널리스트 출신의 날카로운 분석력이 어우러져 글 전체에 신뢰와 현실감이 느껴진다.수많은 내용들 중에서도 진행하기와 난관 극복하기 파트에서 다룬 실전 대응법들은 오늘 당장 현실에 대입해 볼 수 있을 만큼 대단히 흥미롭고 유용했다. 회의 중에 딴청을 피우며 스마트폰만 들여다보거나 입을 굳게 닫고 침묵으로 일관하는 참가자들을 다루는 법은 현실에서 꼭 필요했다. 또한 자기주장만 앞세우며 발언을 독점하려는 특정인을 상처 주지 않고 부드럽게 제어하며 다른 사람들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정교한 질문의 기술은 감탄을 자아냈다. 상대를 억누르거나 지시하는 대신 심리적 안전감을 형성해 주고 적절한 질문으로 스스로 움직이게 만드는 화법이야말로 소통을 힘들어하는 나에게 필요했던 해답이었다.결국 퍼실리테이터의 진짜 가치는 정답을 미리 내려두고 사람들을 억지로 끌고 가는 것이 아니라 구성원들 각자의 내면에 숨어 있는 고유한 생각과 에너지를 조화롭게 엮어내는 데 있음을 깨달았다. 인공지능이 눈부시게 발전하는 시대일수록 사람과 사람 사이의 온기를 잇고 집단지성의 잠재력을 이끌어내는 퍼실리테이터의 자리는 더욱 소중해질 수밖에 없다. 퍼실리테이터는 현장에서 성장한다는 조직의 침묵을 깨우고 소통을 원할하게 하고싶은 모든 이들에게 든든한 실전 지침서이다. 앞으로의 일상과 모임 속에서도 스마트폰이나 침묵 뒤로 숨는 사람들의 눈을 먼저 맞추고 모두의 목소리가 존중받을 수 있도록 돕는 유연한 경청의 태도를 만들어 가고싶다.#퍼실리테이션 #퍼실리테이터 #협업 #소통 #퍼실리테이터는현장에서성장한다 @leescom
『감정술사』 이원정 [도서협찬]어둡고 험난한 세상의 풍파 속에서 마음을 어루만져 주는 서정적인 이야기를 마주하는 순간은 언제나 반갑다. 이원정 작가의 첫 소설 감정술사는 비와 달빛 그리고 호수와 수련이라는 몽환적인 이미지 속에서 인간의 가장 깊은 심연을 어루만져 준 참으로 아름답고 따뜻한 작품이었다. 투명하고 감각적인 묘사들을 따라가는 동안 마치 한 편의 서정적인 영화를 관람하듯 마음이 차분하게 가라앉으며 첫 장부터 깊은 몰입감을 느낄 수 있었다.인간을 고통스럽게 만드는 슬픔과 아픈 감정들을 증류기로 모조리 걸러내어 없앤다는 독특한 설정은 읽는 내내 영화 이터널 선샤인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만들었다. 사랑했던 사람과의 아픈 기억을 지워내면 고통에서 벗어나 마침내 평온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 믿었던 영화 속 주인공들의 모습이 책 속 인물들과 꼭 닮아 있었기 때문이다. 비가 쏟아져도 결코 젖지 않는 남자가 고통을 없애주겠다는 명분으로 슬픔을 없애 나가는 장면을 보면서 아픔이 완벽하게 사라진 세계가 과연 진정한 축복이자 구원일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을 품게 되었다.작가가 건네는 통찰처럼 세상의 모든 아름다운 것들은 필연적으로 시들어가기 마련이다. 피어난 꽃이 지듯 슬픔과 상실의 고통 역시 억지로 도려내야 할 흉터가 아니라 한때 그 대상을 진심을 다해 뜨겁게 사랑했다는 흔적이었다. 아픔이 두려워 슬픔을 강제로 지워버린다면 그 자리에는 평온이 남는 것이 아니라 타인과 연결될 수 있는 부분이 함께 사라지고 만다.소설 속에 등장한 검은 집과 달빛 그리고 비에 젖어가는 인물들의 잔상이 머릿속을 오래도록 떠나지 않았다. 섬세하고 회화적인 문장들이 가득한 만큼 이 작품이 감각적인 영상미를 품은 영화로 꼭 만들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스크린 위로 피어오르는 수련의 빛깔과 빗소리가 아름다운 음악과 어우러져 펼쳐진다면 영화 이터널 선샤인처럼 오래도록 가슴에 남는 깊은 여운을 안겨줄 것이라 확신한다.감정술사는 피할 수 없는 슬픔 앞에서 도망치려 했던 자들에게 상처마저 껴안을 수 있는 용기를 건네준 책이다. 슬픔이 존재하기에 지금 내 곁에 머무는 소소한 기쁨과 사랑하는 이들의 온기가 소중하다는 사실을 가슴 깊이 새겼다. 앞으로도 삶의 길목에서 예기치 못한 시련과 슬픔을 마주하더라도 억지로 외면하지 않고 내 안의 모든 감정들을 받아들이고 싶다.👉 헤세드의서재님의 서평단 모집으로 양양하다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헤세드의 서재 @hyejin_bookangel✔️ 양양하다출판사 @yyhdbooks#감정술사 #이원정 #헤세드의서재 #양양하다출판사 #책담쓰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