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 사용설명서 - 내 집 마련 이후 돈 걱정 없는 인생을 완성하는 절세·복리 포트폴리오
라떼비버(임은정) 지음 / 여의도책방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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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 준비라는 단어를 들으면 늘 마음이 무겁고 답답했다. 라떼비버 임은정 저자의 연금 사용설명서를 읽게 되었는데 이 책은 나에게 연금의 바이블 같은 책으로 다가왔다. 그동안 뉴스나 기사를 통해 연금에 대해 파편적으로만 알고 있었는데 이 책은 연금을 도대체 어떻게 모아가야 하는지 그리고 나중에 은퇴 후에는 어떻게 받고 실생활에서 어떻게 세금 떼이지 않고 현명하게 사용해야 하는지 친절하게 설명해 주고 있어서 정말 큰 도움이 되었다.

저자는 은행원과 공인중개사로 일하며 현장에서 직접 쌓아 올린 18년 차 연금 투자 내공을 바탕으로 아주 현실적이고 탄탄한 노후 설계법을 알려준다. 그저 무조건 허리띠를 졸라매고 아끼라는 식의 뻔하고 지루한 잔소리가 아니다. 부동산과 금융을 아우르는 넓은 시야를 바탕으로 내 집 마련 이후의 든든한 현금 흐름을 어떻게 창출할 것인지 3단계에 걸친 구체적인 실전 로드맵을 제시해 신뢰가 갔다.

4장의 세금을 내 편으로 만드는 사적연금과 절세계좌 파트는 몰랐던 부분이라 큰 도움이 되었다. 평소 연금저축이나 개인형 퇴직연금 그리고 만능통장이라 불리는 절세 계좌들에 대해 정확히 어떤 혜택이 있고 어떻게 운용해야 세금을 합법적으로 줄일 수 있는지 늘 헷갈리고 어려웠다. 그런데 이 장을 통해 복잡하게만 느껴졌던 세금 혜택과 연말정산 환급 구조를 아주 명쾌하게 이해할 수 있었다. 그저 돈을 오랫동안 묶어두는 답답한 통장이 아니라 세금을 깎아주고 투자 이익을 온전히 합쳐주는 통장의 진짜 놀라운 혜택을 깨닫고 나니 당장 내일이라도 내 연금 계좌부터 꼼꼼히 점검하고 리모델링해야겠다는 강한 의지와 실행력이 생겼다.

또 하나 내 마음을 강하게 두드렸던 부분은 9장 내 나이와 상황에 딱 맞는 연금 세팅법은 뭘까 파트였다. 사람마다 현재의 소득 수준이나 매달 나가는 고정 지출 규모 그리고 은퇴까지 남은 물리적인 시간이 전부 다른 법이다. 그런데도 시중의 많은 재테크 책들은 그저 천편일률적인 하나의 정답만 강요하는 경우가 많아 내 상황에 적용하기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이 책은 30대 40대 등 각 연령대별로 겪게 되는 현실적인 고민과 타협점을 정확히 짚어내고 방어력을 높이는 맞춤형 연금 플랜을 섬세하게 제시해 준다. 현재 내 나이와 경제적 상황에 딱 들어맞는 포트폴리오 설계 원칙을 차근차근 배우면서 그동안 막연하게만 품고 있던 노후에 대한 두려움을 덜어내고 구체적이고 선명한 투자 방향을 잡을 수 있었다.

국민연금 하나만으로는 결코 내 안정적이고 평화로운 노후를 넉넉하게 보장받을 수 없는 불안한 시대다. 평생직장이라는 개념도 사라지고 나를 끝까지 지켜주지 않는 회사와 언제 흔들릴지 모르는 경제 상황 속에서 유일하게 믿을 수 있는 것은 오직 내가 젊을 때부터 착실하게 미리 설계해 둔 든든한 연금 파이프라인뿐이라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꼈다. 평생 마르지 않는 따박따박 들어오는 현금 흐름을 만들어 돈 걱정 없는 편안한 노후를 맞이하고 싶다면 이 책이 가장 훌륭하고 친절한 나침반이 되어줄 것이라 확신한다.

#여의도책방 #연금사용설명서 #라떼비버 #임은정 #노후준비 #경제경영 #재테크책 #재테크책추천 #책추천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서평 @yid_c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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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투만 바꿨을 뿐인데 (10만 부 기념 개정판)
김민성 지음 / 모티브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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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사람들과 대화할 때 내 의도와 다르게 오해가 생기거나 분위기가 어색해지는 경험을 종종 했다. 분명 나쁜 뜻으로 한 말이 아닌데 상대방이 서운해하는 모습을 보며 내 말투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깊이 고민하던 참이었다. 그러던 중 김민성 저자의 말투만 바꿨을 뿐인데라는 책을 읽게 되었고 일상 속 무심코 내뱉던 나의 언어 습관을 되돌아보고 교정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이 책의 저자는 텔레비전 홈쇼핑 쇼호스트로 활동하며 수많은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실전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스피치를 현장에서 직접 증명해 낸 전문가일 뿐만 아니라 심리학과 행동경제학을 접목해 말의 구조를 연구했다는 이력이 무척 신뢰가 갔다. 책상머리에서 만들어낸 뜬구름 잡는 이론서들과 달리 철저히 결과로 검증된 실전 화법들이 가득 담겨 있어서 당장 내 삶에 적용해 볼 수 있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무엇보다 이 책이 가진 가장 강력한 장점은 누구나 술술 읽을 수 있도록 설명을 아주 쉽고 친절하게 풀어냈다는 것이다. 자칫 지루하고 복잡할 수 있는 화법 이론들을 딱딱하게 나열하는 대신 일상에서 흔히 겪는 난처한 상황들을 묻고 답하는 Q&A형식으로 구성하여 독자의 몰입도를 한껏 높였다. 게다가 중간중간 핵심 내용을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귀여운 그림과 예시들이 곁들여져 있어서 내용이 머릿속에 쏙쏙 들어왔다. 어려운 용어 없이 부드러운 설명으로 말하기의 기술을 알려주며 평소 책을 잘 읽지 않는 사람들도 쉽게 읽어 내려갈 수 있을 만큼 훌륭하다.

큰 깨달음을 주었던 부분은 2장에 있는 ‘때문에가 아닌 덕분에로 말하라’였다. 평소 일상에서 무언가 뜻대로 풀리지 않거나 짜증 나는 변수가 생기면 무의식적으로 누구 때문에 혹은 상황 때문에라는 핑계와 원망을 입에 달고 살았다. 저자는 이런 부정적인 단어 하나가 내 감정은 물론이고 주변 사람들의 에너지까지 갉아먹는다고 예리하게 지적한다. 이를 덕분에라는 긍정의 언어로 슬쩍 바꾸는 아주 작은 연습만으로도 삶을 바라보는 태도와 인간관계가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는 가르침은 내게 큰 울림을 주었다. 당장 오늘부터라도 내 입버릇처럼 굳어진 부정의 말들을 의식적으로 긍정의 언어로 바꿔보아야겠다고 다짐했다.

또 하나 나의 잘못된 말하기 습관이 떠오른 부분은 3장의 ‘바쁘다고 하지 말고 정확한 상황을 말하라’였다. 직장에서 동료가 무언가를 부탁할 때나 퇴근 후 친구가 갑자기 연락을 해올 때 나는 늘 방어적으로 대답하며 대화를 단절시키곤 했다. 그저 나의 피곤한 상황을 알리기 위해 내뱉은 말이었지만 듣는 사람 입장에서는 자신을 귀찮아하고 밀어내는 차가운 벽처럼 느껴졌을 것이다. 무작정 바쁘다고 선을 그으며 감정을 상하게 하는 대신 지금 이런 업무를 처리하느라 한 시간 뒤에야 연락할 수 있을 것 같아라고 구체적인 상황을 친절하게 설명하는 것이 불필요한 감정 소모를 줄이고 관계를 지키는 현명한 방법임을 새롭게 배웠다.

말투를 바꾸는 일은 단순히 겉보기에만 말을 예쁘게 꾸미는 얄팍한 처세술이 아니다. 그것은 타인을 대하는 내 마음의 온도를 따뜻하게 높이고 궁극적으로는 나 자신의 자존감을 단단하게 세우는 아주 훌륭한 삶의 태도이자 훈련이다. 뾰족하고 날 선 말들로 서로에게 상처를 주고받는 일상에 지쳐있다면 사소한 단어 하나를 바꾸는 것만으로도 내 편이 늘어나는 일이 생길 것이다.

#말투만바꿨을뿐인데 #김민성저자 #모티브출판사 #책읽는쥬리 #서평단 #책추천 #베스트셀러 @happiness_ju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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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이 사라진 세계에서 바일라 27
이병승 지음 / 서유재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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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승 작가의 문장이 사라진 세계에서를 읽고 현 시대의 상황을 더욱 깊게 생각해보게 된다. 이 책은 인공지능이 모든 것을 통제하고 검열하는 가까운 미래를 배경으로 한 청소년 장편 소설이다. 표지에 그려진 거대한 책더미 속에 숨어있는 얼굴이 마치 금지된 문장들을 몰래 지켜보는 듯한 긴장감을 주면서 첫 장을 넘기기 전부터 강한 호기심을 자극했다. 독특하고 튀는 생각을 좋아한다는 작가의 소개 글처럼 거대한 세계의 억압과 그에 맞서는 개인의 충돌을 흥미진진하게 그려냈다.

소설의 초반부에 등장하는 인공지능 검열 시스템 아르고스와 금서 목록에 대한 묘사는 무척 강렬하고 무서웠다. 아르고스가 허락한 것들만 보고 듣고 말할 수 있는 세상이라는 설정은 숨을 막히게 만든다. 특히 AI 검열위원회가 사람들에게 해롭다는 핑계로 수많은 책을 금서로 지정하고 자유로운 독서를 통제하려는 모습은 과거 우리나라의 뼈아픈 역사를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했다. 군사 정권 시절 불온서적이라는 억지스러운 이름표를 붙여 책을 빼앗고 지하실에 모여 몰래 책을 읽으며 토론하던 독서 모임 청년들을 무자비하게 탄압했던 그 어두운 과거의 폭력이 소설 속 최첨단 미래 사회와 똑같이 겹쳐 보였다.

무엇보다 이 소설이 단순한 허구의 공상과학으로만 느껴지지 않았던 이유는 바로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의 변화 속도 때문이다. 하루가 다르게 인공지능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고 이미 각종 알고리즘이 우리가 매일 보는 기사와 영상들을 교묘하게 선별하고 통제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그렇다 보니 책 속에서 묘사되는 지능적인 통제 상황이 결코 허무맹랑한 거짓말이나 먼 미래의 일처럼 들리지 않았다. 기술이 조금만 더 고도화되면 정말로 AI가 인간의 사상과 감정이 담긴 문장을 위험 요소로 간주하고 무단으로 검열하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는 상상이 더해졌다. 그래서 책을 읽는 내내 마치 곧 일어날 실화를 미리 보는 것처럼 무섭도록 생생하고 실감 났다.

작가는 이 숨 막히는 통제 사회 속에서도 은밀하게 저항하는 우아한 금서 클럽 사람들의 추격전을 통해 인간의 자유 의지를 보여준다. 존 스튜어트 밀의 문장처럼 어떤 의견도 그것이 진리일 가능성이 있다면 결코 억압되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인물들의 고군분투를 통해 보여준다. 시스템이 아무리 완벽하게 사람들의 눈과 귀를 막으려 해도 인간의 내면 깊은 곳에 자리한 자유를 향한 갈망과 진실을 탐구하려는 문장들은 결코 완전히 삭제될 수 없음을 깨달았다.

우리는 지금 역사상 가장 편리하고 엄청난 기술적 풍요 속에서 살고 있지만 역설적으로 스스로 생각하고 질문하는 힘은 점점 잃어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문장이 사라진 세계에서는 인공지능 시대에 우리가 진정으로 지켜내야 할 인간다움이 무엇인지 경고를 던지는 훌륭한 작품이다. 과거의 독재적 탄압이 미래의 매끄러운 기술로 모습을 바꾼 세상에서 나는 과연 어떤 문장을 꽉 붙잡고 살아갈 것인지 스스로에게 되묻게 만든다.

#문장이사라진세계에서 #이병승작가 #서유재출판사 #서평단 #AI검열 #AI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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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되는 사람은 다르게 말한다
백주환 지음 / 스노우폭스북스P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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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생활을 하다 보면 예상치 못한 공격적인 질문이나 곤란한 상황에 마주할 때가 많다. 그럴 때마다 머릿속은 하얗게 비워지고 횡설수설하다가 나중에야 이불을 걷어차며 후회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똑같은 질문을 받아도 어떻게 저렇게 지혜롭고 여유롭게 대처할 수 있을까 늘 부러웠던 나에게 백주환 저자의 기억되는 사람은 다르게 말한다는 큰 도움이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20년 차 베테랑 기업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로 수백 번의 위기 대응과 인터뷰를 진두지휘하며 쌓아온 실전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 단순히 화려한 말솜씨나 얄팍한 처세술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다. 날카로운 압박 질문 앞에서도 질문의 판을 뒤집고 철저히 나만의 페이스로 대화를 이끌어가는 전략적 답변의 프레임워크를 제시한다는 점이 무척 신뢰가 갔다.

가장 유용하게 다가왔던 부분은 2장에서 알려주는 8가지 답변의 무기 파트였다. 그중에서도 PERP 기법으로 불리는 결론 이유 사례 재결론으로 이어지는 답변 구조가 가장 뇌리에 깊게 박혔다. 곤란한 질문을 받았을 때 당황해서 변명부터 늘어놓는 것이 아니라 먼저 명확한 결론을 말한 뒤 그 이유와 구체적인 사례를 덧붙이고 마지막에 다시 한번 결론을 강조하여 쐐기를 박는 방식이다. 방어와 회피를 넘어 공격적인 질문조차 나를 돋보이게 하는 기회로 반전시키는 이 8가지 전략들은 평소 조리 있게 말하는 것에 자신이 없었는데 중요한 대화의 활로를 열어줬다. 이 공식만 머릿속에 확실히 각인해 두어도 어떤 당황스러운 질문이든 내 페이스대로 침착하게 답변을 이끌어갈 수 있겠다는 강한 자신감이 생겼다.

5장 찰나의 답변으로 대중의 마음을 움직인 유명인 인터뷰 분석 파트도 매우 흥미롭고 실용적이었다. 이세돌, 김연아, 하워드 슐츠 등 우리에게 친숙한 유명인들이 결정적인 순간에 어떻게 말로써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고 위기를 돌파했는지 생생한 사례를 통해 보여준다. 이렇게 유명인들의 실제 발언을 꼼꼼하게 분석함으로써 그들의 좋은 말하기 습관과 대처 능력을 내 것으로 자연스럽게 가져오는 전략이 아주 유익했다. 단순히 그들의 멋진 어록을 감상하고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앞서 2장에서 배운 다양한 답변 무기가 실제 현장에서 어떻게 적용되었는지 전문가의 시선으로 날카롭게 파헤쳐 주어 실전 감각을 기르기에 무척 좋았다. 성공한 사람들의 말하기 전략을 온전히 내 것으로 흡수하고 벤치마킹할 수 있는 아주 훌륭한 교과서 같은 역할을 해주었다.

말은 곧 그 사람의 가치를 증명하는 명함과도 같다. 아무리 실력이 뛰어나고 내실이 훌륭해도 결정적인 순간에 제대로 답변하지 못하면 허무하게 무너지고 오해를 사는 시대다. 누군가에게 지지 않는 튼튼한 말을 넘어 나만의 독보적이고 단단한 브랜드를 구축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 책이 가장 훌륭한 말하기 지침서가 되어줄 것이다.

#기억되는사람은다르게말한다 #백주환저자 #스노우폭스출판사 #서평단 #PR전문가 #전략적답변 #책추천 @snowfoxb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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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의 레시피 빈페이지 YA
소피아 리(이세리) 지음, 고수현 옮김 / 빈페이지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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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종종 당연하게 여겼던 일상 속에서 뜻밖의 깊은 의미를 발견하곤 한다. 매일 먹는 밥 한 끼나 누군가 무심코 알려준 음식 조리법 같은 것들 말이다. 소피아 리 작가의 할머니의 레시피는 바로 그런 일상적이고 소박한 한국 음식들을 통해 자신이 누구인지 어디에서 왔는지를 더듬어가는 아주 뭉클한 자전적 에세이다.

이 책을 읽으며 가장 먼저 눈길을 끈 것은 저자의 독특한 성장 배경이었다. 한국에서 태어났지만 다섯 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가족과 함께 미국 캘리포니아로 이민을 떠난 그녀는 전형적인 이민 1.5세대로 자랐다. 겉모습은 한국인이지만 미국 문화 속에서 교육받고 성장하며 겪었을 정체성의 혼란으로 힘들었을 것으로 예상한다. 완전한 미국인일까 아니면 여전히 한국인일까 하는 질문 속에서 방황하던 그녀에게 길잡이가 되어준 것은 거창한 철학이나 이념이 아니라 다름 아닌 할머니가 남겨준 낡은 레시피 수첩이었다는 사실이 흥미롭게 다가왔다.

할머니의 레시피 속에는 단순한 요리 순서 이상의 것들이 담겨 있었다. 떡국 김치찌개 잡채 같은 평범한 한국 음식들을 서툰 솜씨로 하나씩 따라 만들어 보는 과정은 작가에게 단순한 요리를 넘어 자신의 뿌리와 조우하는 의식과도 같았다. 음식을 만들며 피어오르는 냄새와 혀끝에 닿는 맛은 잊고 지냈던 어린 시절의 기억을 소환하고 가족의 역사를 복원해 낸다. 요리라는 행위를 통해 이민자로서 겪었던 소외감과 상실감을 치유하고 마침내 온전한 자신을 긍정하게 된다.

특히 책을 읽는 내내 할머니라는 존재가 주는 맹목적이고 절대적인 사랑의 온기가 고스란히 전해져 마음이 따뜻해졌다. 타국에서 힘겹게 뿌리내리려 고군분투하는 가족들을 위해 묵묵히 부엌을 지키며 음식을 만들어냈던 할머니의 모습은 우리네 할머니들의 모습과 겹쳐 보였다. 투박한 손으로 무심하게 썰어 넣은 재료들 속에 담긴 웅숭깊은 사랑과 희생이 느껴져 코끝이 찡해지는 순간들이 많았다. 작가에게 할머니의 레시피는 단절된 세대와 문화를 이어주는 따뜻한 끈이자 결코 사라지지 않을 든든한 마음의 안식처였던 셈이다.

낯선 세상에서 길을 잃고 헤매는 누군가에게 따뜻한 밥 한 그릇의 위로를 건네며 당신은 결코 혼자가 아니라고 말해주는 위로의 기록이다. 이민자로서의 치열한 삶의 궤적과 가족에 대한 짙은 향수가 절묘하게 어우러진 이 책은 음식이 가진 치유의 힘을 믿는 모든 사람들에게 감동을 줄 것이다.

#할머니의레시피 #소피아리 #이세리작가 #서평단 #빈페이지 #이민자 #하이틴로맨스 @book_empty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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