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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네카의 대화 : 인생에 관하여 (라티움어 원전 완역판)
루키우스 안나이우스 세네카 지음, 김남우 외 옮김 / 까치 / 2016년 10월
평점 :
2000년 전 로마의 철학자 세네카가 던졌던 삶에 대한 고민은 놀랍게도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불안과 정확히 맞닿아 있다. 루키우스 안나이우스 세네카의 '인생에 관하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인류의 영원한 질문에 스토아 철학의 정수가 담긴 명쾌하고도 실용적인 해법을 제시한다. 특히 이 책은 서울대 정암학당 연구원들이 라틴어 원전을 충실히 완역한 결과물로 단순한 고전을 넘어 시시각각 변하는 세상 속에서 흔들리지 않는 삶의 중심을 잡도록 돕는 강력한 마음의 닻과 같다.
세네카의 조언이 추상적인 관념에 머무르지 않는다. 그는 고통이나 불행을 피할 수 없는 인간의 조건으로 인정하면서도 그것을 바라보는 태도를 바꿈으로써 인간은 더욱 자유로워질 수 있다고 말한다. “우리가 가진 시간이 짧은 것이 아니라 우리가 너무 많은 시간을 낭비하고 있을 뿐이다”라는 그의 일갈은 무의미한 일에 매달려 현재를 소홀히 하는 우리에게 던지는 따끔한 충고와 같다.
이 대화를 통해서 OECD 최고 수준인 한국의 청년 자살률 문제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우리 사회의 젊은이들이 마주한 끝없는 경쟁, 타인과의 비교, 그리고 외부의 시선에 의해 좌우되는 삶의 무게는 그들을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다. 세네카의 철학은 바로 이 지점에서 날카로운 통찰을 던진다. 그는 부, 명예, 사회적 평판처럼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외부적인 것들에 행복의 기준을 두는 것이야말로 모든 불행의 근원이라고 말한다. 타인이 정해놓은 성공의 기준에 도달하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소진하고 그 기준에 미치지 못했을 때 느끼는 극심한 좌절감. 이것이 바로 세네카가 경고했던 ‘영혼의 예속 상태’이며,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비극의 핵심일지 모른다.
나의 일상을 돌아보는 귀한 성찰의 시간을 만들어줬다. 때때로 작은 어려움에도 쉽게 흔들리곤 했는데 세네카의 글은 그것을 다르게 바라볼 힘을 주었다. 그는 외부의 평가로부터 자유로운 ‘내면의 요새’를 쌓으라고 조언한다. 오직 자신의 이성에 근거하여 판단하고 행동할 때 우리는 외부의 어떤 공격에도 흔들리지 않는 ‘평정심’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단단한 평정심은 외부 조건이 아니라 내 안에서 길러야 하는 것임을 다시금 깨닫게 되었다.
결국 '인생에 관하여'는 고대 철학의 고전이지만 동시에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직접 말을 걸어오는 동시대의 책이다. 불안하고 혼란스러운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가장 절박하게 필요한 삶의 기술을 담고 있으며 특히 보이지 않는 압박 속에서 고통 받는 젊은 세대에게 흔들리지 않는 삶의 지표가 되어줄 것이다.
도서를 무료로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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