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에세이이다. 그래서인지 소설과 다른 느낌을 받으며 읽어나갔다. 미국이라는 나라, 뉴욕에 대해 조금은 알고있다고 생각했다. 영화나 텔레비젼 프로그램, 영미소설 등을 접하며 말이다. 막연한 친근감에서 이 책을 통해 뉴욕 한 귀퉁이를 엿본 느낌이었다.
한국인 장모님과 함께 델리를 차려 살아가는 백인 남성의 자전적 글이다. 미국 이민 1세대들의 직업 중 대부분이라 할만 한 델리, 세탁소. 시카고 대학에서 만나 사랑을 키운 한국인 변호사 개브, 문학잡지 편집자 벤은 처가살이를 시작한다. 처가살이와 함께 델리를 시작하는데...
우여곡절이라는 말을 이럴 때 써야하나보다. 영국출신 청교도 집안에서 자라 편안하면서도 엄격함에 익숙했던 벤은 델리를 삶의 활력소로 여긴다. 하지만 현실은 현실이다. 브루클린에 얻은 델리는 동네 무법자들의 안방에 불량식품, 덜덜대는 즉석복권들의 향연이다.
한국인 장모님 케이는 집을 친척들의 전유물로 만들기도 하고 돈을 밝히며 무대포 직진을 지향하는 행동파이다. 벤의 눈에 비친 모습은 이상하고 어색할 수도 있다. 그런데 케이는 우리네 엄마이다. 친숙하고 안쓰럽고 사랑스럽다.
사건사고 끝에 가족의 델리 사업은 막을 내린다. 벤의 또 하나의 삶이었던 문학잡지 대표 조지도 사망한다. 델리 운영 끝에는 친구 드웨인이 있다. 아프리카계 베테랑 직원 드웨인은 델리 운영의 핵심 멤버였고 이후 친구로 남는다. 몇 년 후 세상을 떠나지만...
마이 코리안 델리는 유쾌하고 재미있다. 소소하고 깊숙하게 델리 운영을 하는 한국인 장모와 백인 사위의 이야기를 펼친다. 아쉬운 점은 그들의 직접적인 대화나 내면에 대한 부분이 부족한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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