뫼비우스의 살인 하야미 삼남매 시리즈
아비코 다케마루 지음, 김은모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5년 8월
평점 :
절판


 『살육에 이르는 병』으로 유명한 아비코 다케마루. 『뫼비우스의 살인』은 이 아비코 다케마루의 비교적 초기작으로, 데뷔작인 『8의 살인』에 이어 『0의 살인』, 『뫼비우스의 살인』으로 이어지는 하야미 3남매 시리즈의 마지막 작품이라고 합니다. '8의 살인'은 국내에 출간되지 않았고, '0의 살인'은 이미 출간된 바 있지만 읽지 않았는데, 앞의 두 작품을 읽지 않아도 '뫼비우스의 살인'의 설정이나 배경을 이해하는 데는 큰 무리가 없네요.

 

 '살육에 이르는 병'을 읽은 사람이라면, 첫 장면에서 바로 아, 이래서 작가가 이 작품을 쓰며 '살육에 이르는 병'의 플롯이 떠올랐다고 했구나, 그리고 그 설정을 고스란히 차용했구나 하는 것을 대번에 알 수 있습니다. 물론 이어지는 전개나 구성의 유사성은 별로 없지만 '살육에 이르는 병'을 이미 읽은 독자에게는 헉- 소리날만큼, 이보다 더 강렬하고 찌릿한(?!) 첫 장면이 아닐 수가 없습니다.

 

 애초에 범인이라고 밝혀지고 시작하는 시나 도시오. 그가 네트워크상에서 만난 의문의 한 사람과 벌이는 교환살인 혹은 살인릴레이. 이를 추적하고 파고드는 하야미 교조와 그의 동생들 하야미 신지, 하야미 이치오.

 

 하야미 교조를 비롯한 삼남매와 하야미의 동료 기지마 등과 얽혀 이뤄지는 개그장면들이 피식피식 실소 흘리게 해주고, 나름 재미 있습니다. 시나 도시오와 의문의 한 사람이 벌이는 살인릴레이는 언뜻 우타노 쇼고의 '밀실살인게임' 시리즈를 떠올리게 했고, 하야미 삼남매의 개그는 언뜻 히가시가와 도쿠야의 작품들을 떠올리게 하기도 하네요. 시나 도시오의 흉기 쇠망치에서는 '슈노 마사유키'의 『가위남』을 차용한(공식적인 언급에 관해서는 잘 모르겠지만, 가위남을 읽은 입장에서 그 아이디어를 가져간 것이 분명하다고 생각되는) '명탐정 코난'의 에피소드 '망치남' 느낌도 아주 살짝...

 

 시나 도시오 혹은 그 누군가가 벌이는 살인릴레이에 스며있는 미싱 링크. 사실 나중에 밝혀진 이 미싱 링크가 (알고 보면) 솔직히 너무 단순해서 좀 황당하기도 합니다. 작가의 『미륵의 손바닥』이라는 작품에서도, 미륵과 그 교단이 펼치는 행각의 비밀이 너무나 궁금해 끝까지 달려가게 되지만, 끝에 밝혀지는 미륵의 정체와 능력의 비밀이 탄로나는 순간 실소를 금치 못했던바 있는데, 사실 이 작품에서도 조금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고나 할까요. 물론, 살인릴레이와 현장에 남겨진 숫자의 비밀이 궁금해 이것저것 추리해보며 읽어가는 재미에는 손색이 없습니다. 

   

 결말과 반전은 작품이 출간된 시기(1990년)를 생각해 보면 나름 센세이션한 그것이 아닐 수 없었겠지만 시간이 많이 흐른 후에 접한 결말과 반전이라, 생각보다 큰 감흥은 없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렇지만 분명 생각지 못한 결말이고, 앗, 그런거였구나 하고 허를 찔리는 기분만큼은 충분합니다. 하야미 삼남매 시리즈의 마지막답게 훈훈한 결실 또한 맺어지고...

 

 아비코 다케마루가 최근 신작은 잘 내지 않는 것 같은데, 역량이 충분하고 파괴력 있는 작품도 가능한 작가인 만큼 멋드러진 신작 한 번 내줬으면 하는 기대감을 갖게 만드는, 그의 초기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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