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로베리 나이트』로 시작된 혼다 테쓰야의 '히메카와 레이코 형사 시리즈' 제5탄 『감염유희』가 드디어 출간되었네요. 다케우치 유코, 니시지마 히데토시 주연의 드라마와 영화로도 유명한 히메카와 형사 시리즈는 '스트로베리 나이트' - '소울 케이지' - '시머트리' - '인비저블 레인' - '감염유희' - '블루머더' 이렇게 총 6편이 일본 현지에서 출간되었고, 이중 블루머더를 제외한 5권이 국내에 번역·출간되었습니다. (이 시리즈 최근작이자 아직 영상화 되지 않은 블루머더 역시 이 출판사에서 낼 예정이라는군요.)

 

이번 '감염유희'에는 총 4개의 이야기가 실려 있습니다.

 

1. 감염유희 Infection Game

 

 히메카와를 괴롭히는 악당같은 캐릭터 카쓰마타가 15년 전 후생성 고위직 관료의 아들 살해사건을 맡아 수사하는 이야기입니다. 이 에피소드는 드라마판에서는 15년 전이 아니라 현재 시점으로, 카쓰마타가 아니라 히메카와가 직접 추리하고 해결하는 것으로 각색되어 방영되었습니다.

 이번 작품의 특징은 앞의 세 이야기가 결국에는 마지막 가장 긴 에피소드의 단초가 되어 큰 물줄기로 이루어져 결말지어 진다는 것인데, 카쓰마타의 이 15년 전 사건 역시 뒷 이야기의 단초이자 실마리가 됩니다.

 

 

각색된 드라마 속 히메카와와 키쿠타.

 

 

2. 연쇄유도 Chain Trap

 

 '지나친 정의'라는 에피소드에 묶여 드라마화 되었던 형사 '쿠라타 슈지'의 이야기입니다. 이 역시 각색되고 조금 변형되어 드라마상에서는 히메카와가 직접 나서는 모습으로 방영되었지만, 원작에서는 쿠라타 슈지의 내면을 좀 더 면밀하고 세밀하게 들여다 볼 수 있습니다. 아들이 살인범이 되어버린 투철한 사명의식을 지닌 형사의 이야기. 쿠라타 슈지의 고뇌와 아픔, 훗날 '지나친 정의'와 '추정유죄'에서 그가 왜 그럴 수 밖에 없었나 하는 것을 잘 알 수 있게 되는 에피소드입니다.

 

 

쿠라타 슈지와 히메카와.

 

 

3. 침묵원차 Silent Murder

 

 '인비저블 레인' 이후 관할서로 가게 된 하야마 노리유키가 맡은 한 사건 이야기입니다. 드라마상에서는 배우 코이데 케이스케가 맡은 캐릭터이기도 합니다. 이 에피소드는 극장판 '인비저블 레인'이 개봉할 당시 TV에서 방영된 SP '애프터 인비저블 레인'에서 여러 에피소드와 묶여 제작, 방영되었습니다. 사회적 문제·이슈와 결부된 개인의 비극, 하아먀 노리유키의 뜨거운 분노가 멋지게 드러난 재미있는 에피소드입니다.

 

 

사건을 추리하고 있는 하야마 노리유키(코이데 케이스케).

 

 

4. 추정유죄 Probably Guilty

 

 앞의 세 이야기, 작은 세 물줄기가 드디어 큰 강을 이루어 결말지어지게 되는, 앞의 세 에피소드보다 긴 이 작품의 마지막 챕터입니다. 혼다 테쓰야의 필력으로 이 사회의 어두운 면면, 우리가 떠안고 있는 생각해 볼 문제 등을 아프게 짚어낸, 곱씹을 거리 가득한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이 이야기 역시 SP '애프터 인비저블 레인'으로 영상화 되었는데, 배우 히라오카 유타가 주요배역을 맡아 출연했습니다.

 

 

카쓰마타 형사와 히라오카 유타.

 

 

 히메카와 레이코 형사 시리즈의 외전 격이라 드라마화 되었던 이야기들과는 달리 히메카와는 살짝 등장하는 역할에 머물지만(인비저블 레인의 다소 충격적인 결말 이후 히메카와의 행보를 알 수가 있습니다), 악당같은 카쓰마타, 고뇌의 형사 쿠라타 슈지, 코이데 케이스케가 절로 떠오르는 하야마 노리유키 등 매력적인 인물들의 수사와 내면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재미있는 작품입니다. 

 화려한 영상에 매몰되어 잘 보이지 않았던 그들의 내면, 그리고 작가 혼다 테쓰야의 글솜씨가 여실히 드러나는 구성과 문장 등 드라마와는 또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원작만의 향기 가득한 『감염유희』.

 드라마에서는 조금 아쉽게도 각 이야기들을 따로따로 떼어내어 이곳 저곳에서 간략화해서 만들어냈는데, 전체적인 구성은 물론이거니와, 이야기의 무게감과 여러가지 흥미로운 진행을 살펴보면, 이렇게 짧게짧게 단편적으로 소모해 버리고 말 에피소드가 아니라 적어도 드라마 본편 2부작 이상으로 만들어도 될 법 한 멋지고 훌륭한 원작이라고 생각합니다. 장르소설을 좋아하시는 분들, 히메카와 시리즈를 애정하시는 분들, 그리고 이 무더운 여름밤을 조금이나마 손쉽게 나고 싶은 분들 모두에게 자신있게 권할만 한, 좋은 작품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시리즈의 시작이자 가장 많이 회자되는 『스트로베리 나이트』보다도 더 재미있게, 의미있게 읽었습니다.

 

 아직 영상화되지 않은 새 이야기와 '키쿠타의 결혼소식'이라는 엄청난 충격 of 쇼크를 담고 있는 최근작 '블루머더'도 빨리 만나보고 싶네요. 

 

 

 

 

 

 

 

 

 

 

 

 

 

 

 

 

 

 

 

 

 

 

 

 

 

 

 

 

기 출간된 히메카와 레이코 형사시리즈 네 편과 이번에 나온 감염유희.

 

 

 

그리고... 아직 국내에는 출간되지 않은 최근작 블루머더 표지.

저 긴 생머리 여인의 뒷모습이 왠지... 무척 낯익죠?! ㅎㅎㅎㅎㅎ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