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클래식 100 - 음악 전문기자가 들려주는 오늘의 클래식 풍경
김성현 지음 / 아트북스 / 2013년 5월
평점 :
절판


    

 클래식을 어쭙잖게 즐겨듣고 찾아듣는 입장에서도 클래식 입문서 스타일의 저술들은 늘 새롭고 흥미롭습니다. 알고 있는 작곡가, 연주자, 작품 등을 새롭게 발견하는 계기가 되기도 하고, 미처 눈뜨지 못했던 새로운 작품과 연주자들을 그야말로 '새롭게 발견'하는 좋은 기회가 되기 때문이지요.  

  

 『스마트 클래식 100』은 음악 전문 신문기자가 쓴 연재 코너의 글들을 모아 엮어낸 클래식 전반에 관한 이야기들입니다. 작곡가나 작품, 연주자에 관해 쓴 꼭지도 있고, 공연장 안팎의 에피소드, 기억하고 기념할만한 특별한 일화나 곱씹을거리 등을 발굴해 써낸 꼭지도 있습니다. 모두 합해 정확히 100꼭지를 채워냈네요. 

  

 기자 특유의 간명하고 군더더기 없는 문체와 최대한 친숙하게 설명해주려는 배려로 인해 쉽고 가볍게 읽기에 그만입니다. '상임지휘자와 음악감독의 차이'처럼 기본적이지만 쉽게 설명하기 힘든 의문을 해소해주는 꼭지도 있고, '도이치그라모폰'처럼 세계적인 음반사의 탄생과 역사에 대해 설명해주는 꼭지도 있습니다. 작곡가와 작품에만 집중된 기존 클래식 입문서와의 차별성이라고 해도 되겠네요. 

  

 다만 전체적으로 각 토픽 간 수준이 그리 고르지는 못하다는 점이 조금 아쉽습니다. '카라얀'이나 '베토벤' 등 이름만 들어도 누구나 알 법한 거장들 이외에 '스비아토슬라프 리히테르', '카를로스 클라이버', '마리스 얀손스'정도까지는 익숙한 입장에서도, 굳이 이 사람은 알 필요가 있나 싶은 면면들과 조금 생소하게 다가오는 이야기들이 있어 그렇습니다. '우리 아이 첫 음악회'에 대해 조언하고 '대중가요와 오페라의 장르적 차이'를 설명하는 입문서에 걸맞지 않은 수준의 주제가 군데군데 제법 섞여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클래식 초심자 보다는 어느정도 클래식을 이해하고 찾아듣고 있는 기존의 관객에게 더 어울릴 법한 이야기들이 아닐까요. '어렵고 고루하게만 느껴졌던 클래식을 친숙하게 접할 수 있다'고 하는 편집부의 호언을 고려해보면 살짝 정체성의 '곤란'을 느낄 법한 부분입니다. 아마도 처음부터 단행본으로서 특정 주제와 독자를 대상으로 쓴 책이 아니라 신문에 연재된 글들을 모아 엮어냈기 때문에 그러한 것이라 여겨집니다. 

  

 어쨌거나 개인적으로 몰랐던 부분들에 대한 깨우침, 흥미로운 일화들, 찾아 들어 볼 곡 목록 추가 등 제법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조곤조곤 친절하게 설명해주는 저자의 클래식 관련 저술들이 몇 개 더 있던데 생각날 때마다 한 권씩 찾아 읽어봐야겠습니다. 그 책들을 통째로 가져다 통으로 읽으면 외려 지루하고 재미없지요. 여러 책을 읽는 사이사이 머리와 마음을 식히고 기분전환하듯 한 권씩, 매끼니 밥 먹다 사이사이 별식으로 몇 꼭지씩 나눠 먹어야 '스마트'하게 상쾌한 기분으로 온전하게 섭취할 수 있습니다. 클래식 음악 감상 역시, 사이사이 간식과 별식을 적절히 섞어가며 듣는 것이 내 귀와 마음에도 오롯이 더 잘 와닿는 효과적인 섭취법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