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밀>로 유명한 요네자와 호노부의 2005년작. 이 작품을 기점으로 본격 미스터리의 길로 들어섰다고 한다. 피부병으로 인해 은행원 생활을 접고 낙향하여 '고야 S&R'이라는 사무소를 차리게 되는 고야 조이치로. 원래는 개를 전문적으로 찾기 위한 의도로 낸 사무소 였지만 첫 의뢰로 들어온 것은 실종된 여성을 찾는 일이었다. 연이어 들어온 의뢰는 마을에 전해내려오는 고문서를 해독하고 그 가치를 밝혀달라는 것. 전혀 상관없을 것 같던 두 가지 의뢰는 전개됨에 따라 점점 얽혀 들어가기 시작하고... 뜬금없이 찾아와 부하로 써달라는 고등학교 후배 한페와 함께 사건을 파헤치기 시작한다. 일단 군더더기 없는 전개와 문장, 긴밀하게 이어지는 사건과 인물들, 나름의 추리와 반전 등 깔끔하고 빈틈없는 구성이 돋보인다. 간간이 나오는 유머스런 상황들이나 대사들도 폭소할만큼은 아니나 은근히 재미있다. 많은 이들이 좋아하는 <인사이트 밀>은 작위적인 전개와 어설픈 매듭으로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이 작품은 상당히 흥미롭고 재미있게 읽었다. 그렇지만 마지막 몇페이지에서 급변하는 상황과 뭔가 극적인 반전의 끈을 쥐고 있을 것 같았지만 끝내 밝혀지지 않은 'GEN'의 정체, 마무리를 하다만 듯한 마무리 등은 옥의 티가 될 성 싶다. 표지에 'The Case-Book of Koya Search & Rescue 1'이라도 되어 있는 걸로 보아 고야 S&R이 해결하는 사건들로 이뤄진 작품들이 더 있는 모양이다(확실치는 않지만). 이 정도 수준이라면 꽤나 괜찮은 시리즈물이 될 것 같기도 하다. 다만 손바닥만하고 빤~한 시골동네에서 얼마나 크고 많은 사건들이 일어날지는 의문이지만. 만약 후속작이 있다면 아마도 '그(혹은 그녀)'의 반격이 있거나 GEN의 정체가 밝혀질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