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드 Googled - 우리가 알던 세상의 종말
켄 올레타 지음, 김우열 옮김 / 타임비즈 / 2010년 2월
평점 :
절판


모든 길은 ‘구글’로 통한다 - ‘구글제국’의 명암과 미래
 

 흔히 우리나라나 외국의 유명 대형포털사이트에서 원하는 결과를 찾지 못했을 때 사람들은 ‘구글링’ 하게 된다. 불과 0.5초의 시간내에 쏟아져 나오는 엄청난 양의 정보들. 유명포털사이트에서는 검색되지 않던 신선한 정보와 ‘검색되어서는 안 될’ 은밀한 정보들까지. 

 

 그렇다. 구글의 매력은 눈부시게 빠른 검색과 눈이 번쩍 뜨일 만큼 다양한 검색 결과다. 거기에 내 컴퓨터를 버벅이게 만드는 온갖 잡다한 광고나 플래쉬, 동영상이 전혀 없는, 깔끔하고 가벼운, 어찌보면 휑하기까지한 구글의 홈페이지.

 이는 사용자들이 결과를 검색해서 최대한 빨리 구글 홈페이지를 벗어나 목적지로 가게 하기 위함이다. 일반 대형포털사이트들이 이용자들을 최대한 자기 사이트에 머무르게 하고, 광고에 노출되게 하기 위해 사이트를 최대한 화려하고 복잡하게 꾸미는 것과는 완전히 반대되는 생각. 이 창의적인 생각이 ‘구글제국’의 근간이 되었다. 

 

 구글 창립자 ‘래리 페이지’, ‘세르게이 브린’은 ‘전 세계의 정보를 조직하여 누구나 접속해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을 사명으로 삼아 검색엔진을 만들었다. ‘구글(google)’이라는 이름은 10의 100제곱을 뜻하는 ‘구골(googol)’에서 따왔다. 포털 업체가 아닌 엄청난 규모와 속도의 ‘검색 엔진’ 그 자체에 중점을 두었던 것이다.  


 처음에는 업계에서 외면당하고 마땅한 수익모델을 찾지 못해 방황하던 구글, ‘애드워즈(Adwords)’와 ‘애드센스(Adsense)’로 돌파구를 마련한다. 결과를 ‘예측’만 하고 천문학적 비용을 투자해 광고하던 기존의 광고행태와는 달리 노출된 광고를 사용자가 클릭할 경우에만 광고비용을 산정하고, 클릭한 횟수를 토대로 광고효과를 산출해 낼 수 있는 시스템이었다. 아울러 사용자가 검색한 결과를 토대로 사용자에 적합한 광고를 선별하여 보여주고, 그 이익의 일부를 개인 블로그 유저에게도 돌려주니 인기를 끌지 않을 수가 없었던 것.   

  이 획기적인 광고방식을 토대로 구글은 야후를 제치고, MS를 제치고 일약 인터넷 세상의 제왕으로 등극하게 되며, 상장을 통해 창립자들은 억만장자의 반열에 오르고, 구글 직원의 900명 이상이 백만장자가 되었다. 막대한 양의 정보를 긁어모으며 전세계 인터넷 검색의 70%를 점유한 검색엔진 ‘구글’이 바로 정보의 통로이자 ‘로마 가도’된 셈. 이후 구글은 ‘더블클릭’, ‘유튜브’의 인수에 이어 도서디지털화, OS개발, 안드로이드폰 개발 등 로마제국이 그러하였듯 ‘이탈리아 반도’에만 머무르지 않고 과감하고 저돌적인 확장을 통해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를 아우르는 지중해의 패자’로 발돋움했다. 

 

  저명한 칼럼니스트 ‘켄 올레타’가 3년여의 취재 끝에 내놓은 이 책은 구글의 탄생과 발전에 대한 이야기, 구글을 만들고 발전시켜온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 구글이 태동하던 시절부터 오늘날까지 세계 미디어 산업의 여러 면모와 이야기들을 방대하고 생생하게 담아내고 있다. 스탠퍼드의 괴짜들이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기술을 바탕으로 회사를 세우고 점차 확장, 발전시켜가는 이야기 그 자체만으로도 소소한 재미를 느낄 수 있고, 루퍼트 머독, 스티브 잡스 등 미디어업계의 거물들과 야후, AOL, AP, 디즈니 등 유명하기 이를 데 없는 공룡회사들의 뒷이야기들 또한 흥미를 끌기에 충분하다. 각 회사들의 치열한 머리싸움과 힘겨루기도 또 하나의 볼거리. 

 

  세상 모든 일이 그러하듯 빛이 있으면 그림자가 있게 마련. 초거대 공룡으로 몸집이 불어난 구글에도 어두운 면모가 없는 것은 아니다.  

 

  개인정보나 유해한 정보, 여러 가지 비밀들까지 마구잡이로 주워담는 무분별한 불도저식 정보수집은 익명성을 보장하지 못하고 개인의 감시나 범죄, 개인정보 거래 등에 악용될 소지가 있으며, ‘G메일’이나 쿠키를 통한 개인정보 수집은 이미 현대의 ‘빅브라더’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도서 디지털화, 유튜브를 통한 미디어산업 확장은 저자나 방송 컨텐츠 제작자와의 저작권 협의 없이 막무가내로 진행되어 각종 소송에 직면하기도 했다. 

 

  또한, 엔지니어 창립자들과 엔지니어 위주로 구성된 기업이 ‘구글’이다 보니 개인의 취향이나 고상함은 최대한 배제된 채 기능성에만 집중하고, 여러 가지 생각과 결정 하나하나를 단순한 논리와 알고리즘으로 축소하라고 강요되고 있다. 공학도적 사고만을 최우선 하는 ‘엔지니어’들이다 보니 여러 사회전반의 현상을 이해하고 대응하는 측면이 부족하다는 점도 구글의 한계로 지적되고 있다.  

 

  인터넷 세상뿐만 아니라 우리가 사는 세상도 ‘구글드’되어 가고 있다. 책 <구글드>에서 구글의 태동부터 점령, 제국건설을 보았다면, 구글의 군림, 변화, 미래는 오늘날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직접 목도하고 있는 현실이다.  

 ‘사악해지지 말 것’을 모토로 내세우던 구글의 ‘군화’에 짓밟히고 쓰러진 여러 기업들과 윤리, 효율과 편리함에 눈멀어 점차 지배당하고 있는 ‘사람들’. 구글이 이끌어 온 신세계의 눈부신 태양 아래 구글의 몸집만큼이나 거대한 어둠이 도사리고 있다. 굳이 구글 때문이 아닐지라도 디지털화 되고, 기존과는 다른 행동과 생각이 요구되어지는 시대에 정보의 4차원 공간에서 길 잃고 헤매지 않도록, 찬란한 번영의 세상에서 혼자 눈멀지 않도록, ‘시대와 미래를 구글링’하는 혜안을 가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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