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mage.aladin.co.kr/img/shop/19_85cover.png)
-
[eBook] 황제의 늑대
J.C. 오웬스 지음 / MM노블 / 2015년 9월
평점 :
판매중지
... ...어딜 봐서 수가 늑대ㄱ-
소설내 수의 연령이 20대인데 반해 표지 인물은 10대 소년이라 좀 아쉽습니다. 저 일러스트 그림체로 황녹색 눈동자에 진갈색 머리카락을 가진 군인 출신 노예, 길들여질 만하면 반항하고, 반항하다가도 폭력에 굴종하여 자포자기한 눈빛의 청년이 그려졌더라면 더 좋았을 텐데 말입니다. 잘 그려진 게임 일러스트를 보는 것 같아요.
같이 올라온 KEN님의 '형사연일체' 표지는 남자답고 모델처럼 잘 생긴 스물 일곱의 선생님이 조폭 노안ㅠㅠ 아무래도 TL이나 BL에서는 부드럽고 아름다운, 화려한 그림을 더 선호하기 마련이라; 제 취향에는 안 맞더라고요.
'형사연일체'는 사제물은 사제물인데 이야기가 좀 밍숭맹숭해서... ...언젠가 리뷰를 쓰...려나요; 다 읽긴 했는데 싱거운 사이다물을 들이킨 기분입니다.
어쨋거나 '황제의 늑대'는 일러스트만큼의 스토리가 나오지 못한 글이라고 봅니다. 초반에는 꽤 흥미진진하게 이야기가 전개되었는데 중반부터 뭔가 틀어지더니 후반에는 제 멋대로 튀더라고요.; 진짜 당황했습니다; 처음 읽을 때는 번역서인데 문장도 깔끔하고 좋네~이러다가 가면 갈수록 캐릭터는 왜 이러고, 이야기는 또 왜 이러니... ...라면서 눈물이... ...;
뭔가 일본 애니에서 한 번쯤 본듯한 건담류의 로봇 설정에, 군인에서 노예로 전락해 황제에게 구해지는 운명의 반려, 무작정 씌우고 보는 황가의 저주라든지;; 흥미있을 법한 소재를 가져와서 섞어놓은 짬뽕 같습니다.
제목이 황제의 늑대라는 건, 저주로 인해 한 번 광기를 드러내게 되면 주위 상황을 인지하지 못하는 황제가, 무의식 속에서 수라는 인물을 자각할 때 늑대로 보았기 때문입니다. 황녹색 눈동자를 가진 늑대가 와서 자신을 막아서는 꿈이죠. 그래서 황제의 늑대이자 반려. 나중에 수를 반려로 맞이하며 수의 목에 늑대 문신을 새깁니다.
황가에 내려지는 저주란, 국가나 왕이 위험에 처할 때 황제의 피에 잠들어있던 악마가 깨어나, 황제로 하여금 인간 이상의 능력을 발휘해 적을 제거하도록 하는 힘을 말합니다. 이게 반복될 수록 황제는 점점 이성을 잃게 되고 마침내는 측근으로부터 제거되는 게 운명이죠. 그래서 황가에서는 대대로 황후를 두지 않고, 태어난 후계자를 부모 없이 따로 양육합니다.
황제는 수의 나라로부터 침략 당하자 저주가 발동해 전쟁에서 날뛰는데, 이때 수를 발견하고 수로 인해 광기가 어느 정도 제어되자 자신의 왕궁으로 데려갈 생각을 합니다. 그런데 중간에서 처리가 잘못되어 수는 여동생과 함께 노예로 팔려 수년간 S계 여왕 타입의 주인에 의해 비참한 생활을 하죠.
그러다가 우연처럼 황제와 왕궁에서 딱 마주침. 황제는 수를 협상의 대가로 득템. 처음부터 농도 짙은 씬을 펼칩니다만.
... ...여기까지 참 좋았죠.
황제가 알고보니 쿨내 나는 순둥이란 건 이해하겠습니다. 황제가 엄청 순하고 착하고, 그래서 궁 사람들이 황제 우쭈쭈 우쭈쭈도 알겠어요. 그런데 여기에 수의 사연이 얽히고, 수가 내 조국을 배신할 수 없어, 황제는 내 적이야, 어쩌고 잊을 만하면 삽질을 시작하면서 이야기는 점점 암흑기로 빠져들어가는 것이었습니다... ...
나름, 길들여지지 않는 야생성 강한 수를 그려내고 싶었던 것 같은데... ...
... ...실제로 소설내 수란 캐릭터는 매력도 없고; 그냥 주위 상황에 순종하다가 가끔 자신보다 지위가 낮은 상대에게 으르렁거리는 게... ...헐... ...반항할 때 안 하고, 황제가 간이고 쓸개고 다 빼주니 자기 성질에 못 이겨 버럭. 나중에 뜬금없이 고소공포증 나올 때는 황당-_-;;
수, 니가 진정한 X맨이다.
수가 애타게 찾던 여동생 찾아줄 때도 황제가 쉽게 잡힌 것도 그렇지만, 수 혼자서 로봇 타고 가서 [심지어 황제가 구출한 여동생도 로봇에 같이 태워 데려갔는데 여동생은 그 난리통에 자고 있었..;;;; 애초 구출한 장소로 다시 데려간 것도 어이없음;] 황제를 구해냄으로서 현장에 있던 제국의 근위대를 병신으로 만듬.;
... ...하여 별점을 얼마나 깍아야 하나 고민.; 3이냐, 3.5냐;
정말 초반 정도로만 주욱 유지했으면 되었는데. 원래 초반이 어설픈 건 용서해도 후반이 망가지는 건 머릿속에 콱콱 박혀서 지워지지가 않잖습니까.
이 글을 읽고 남는 건 씬 뿐[...] 차라리 이것저것 다 빼고 황제와 으쌰으쌰하는 장면만 남겼더라면 이보다 평가가 높았을 텐데... ...;;; 여러모로 아쉬움이 많이 남았습니다.
"당신이 꾼 꿈을 생각해 봐요. 내가 당신의 늑대라고요. 황제의 늑대. 당신을 구하기 위해 내가 왔어요. 제발 나에게 돌아와 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