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시절 좋은 소설에 대한 욕망이 나를 살게 했지만 대신 다른 구체적인 삶의 감각을 나는 상실해가고 있었고, 그 감각을 되찾고 싶다고 생각했을 땐 아무도 곁에 없다는 절박한 외로움이 밀려왔다. 내게 슬럼프의 다른 이름은 외로움이었다. 와인 반병, 외로울 때 그 와인 반병은 내게는 항우울제이자 수면제였다. 그러니까 나는 내 슬럼프의 증상과 심각성을 주변에 알리거나 상담을 시도하지도 않은 채 그저 와인 반병을 마시는 것으로견딘 것이다, 조금은 무식하게………. - P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