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 우주를 알아야 할 시간
이광식 지음 / 메이트북스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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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기나긴 우주진화의 여정 속 어느 한 지점에 잠시 머무는 우리는 생과 멸이 끝없이 윤회하는 것을 지켜본다는 자각을 가져야 하며, 결국 '나'란 존재는, '너 아닌 나'라고 주장할 게 바이없는, 광막한 허공중에 잠시 빛났다가 스러지는 한 점 불씨 그 이상이 아니라는 분별력을 가지고, 자신의 삶과 세계를 돌아봐야 할 것이다.(277p)


과학책이면서도 왠지 철학적 뉘앙스가 물씬 배어난다. '우주를 알아야 할 시간'은 천문학과 우주를 주제로 인간을 이야기 하는 작가 이광식의 신간이다. 그는 아마추어 천문관측가이면서 저술가이다. 작년에 저자의 전작 '천문학 콘서트'를 읽었기에 이번 신간은 단숨에 일독할 수 있었다. 물론 수학과 물리 공식을 설명하는 부분은 패스하면서 읽었다. 알면 더 좋긴 하지만 말이다. 이 책의 장점은 방대한 우주와 천문학의 발견 성과를 일목 요연하게, 시대와 인물을 대입시켜 흥미롭게 소개해 준다는 점이다. 인간은 고대부터 불변의 진리를 추구해 왔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하늘에 변함없이(?) 떠 있는 일월수금화목토성을 신격화하기까지 했다. 물론 우주의 중심을 지구로 둔 채로. 


그러나 망원경 등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단지 육안으로 관측하던 시대와 다르게 인류는 천문 관측에 비약적 성과를 거두게 된다. 그 결과 지구가 속한 태양계는 '우리은하'의 변방에 속한 작은 점 같고, 은하의 갯수도 셀 수 없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과정에는 결코 낭만적이지 않은, 장시간 중노동과 같은 관측과 지루할 정도로 반복되는 비교 분석의 수고가 있었다. 우주의 신비를 벗겨내기 위한 인간의 호기심이 아니었다면 오늘날의 성과는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인류는 이제 겨우 출발점에 섰을 뿐이다. 아니 영원히 한 발자욱도 나아가지 못할 수도 있다. 그만큼 우주는 방대하고 인간은 유한하기 때문이다. 


책을 읽다가 흥미로운 부분을 발견했다. 태양계의 기원과 형성에 대한 이론을 처음 주장한 이가 독일의 철학자 임마누엘 칸트라는 것이다. 고등학교 국민윤리 시간에 만났던 철학자의 박사 논문 제목이 '일반 자연사와 천체 이론'이라 한다. 그가 주창한 성운설은 지금도 유효하다고 한다. 80 평생을 독신으로 살다가 죽은 칸트의 묘비명은 다음과 같다. '생각하면 할수록 내 마음을 늘 새로운 놀라움과 경외심으로 가득 채우는 것이 2가지 있다. 하나는 내 위에 있는 별이 빛나는 하늘이요, 다른 하나는 내 속에 있는 도덕률이다.' 이렇듯 이 책에는 천문학 역사에 중요한 발견과 역할을 한 사람들의 에피소드가 각 장마다 수록되어 있어 본문을 이해하는 도움을 준다. 별(항성)들이 가득한 우주인데도 우리가 매일 보는 밤 하늘이 어두운 이유를 명확하게 설명한 이가 예상외로 천문학 또는 물리학자가 아닌 소설가였다는 이야기도 흥미롭다. 물론 그 소설가는 아마추어 천문관측가이기도 했다. 누군지 궁금하지 않은가? 밤 하늘이 어두운 이유는 과연 무엇 때문일까?


책을 덮으면서 드는 생각이다. 과학책이 아닌 철학과 종교 개론을 읽은 느낌이 난다. 우주를 향한 호기심은 사실은 '나' 자신의 존재에 대한 궁금증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우주를 이루는 수많은 별들과 물질들이 보이지 않는 에너지-암흑 에너지- 안에서 질서있게 운행하고 생로병사를 하고 있다. 3백쪽이 채 되지 않은 책이지만 8개 장과 에필로그를 통해서 저자는 질문에 대한 답-그간 천문학계가 이룬 성과들-을 간결하고 쉽게 설명해 준다. 거기에 저자만의 글맛이 있다. 새로 알게된 우리 말도 신선했다. '사품', '바이없는'. 이 두 낱말은 처음엔 오타였나 싶었다. 그러나 사전을 찾아보고서야 작가의 지난한 수고를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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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생각은 어떻게 나를 바꾸는가 - 일 잘하는 사람의 창의적 사고력
모니카 H. 강 지음, 정영은 옮김 / 교보문고(단행본)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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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로 다사다난했던 2020년이 저물어가고 있다. 그러나 연말 분위기를 거의 느낄 수 없다. 대신 그동안 당연하게 생각했던 일상이 각별했음을 인식하게 된다. 이런 때에 순전히 제목만 보고 골라 잡은 책이 '새로운 생각은 어떻게 나를 바꾸는가'이다. 부제는 '일 잘하는 사람의 창의적 사고력'. 저자는 한국계 미국인인 모니카.H.강이다. 그는 사업가이면서 동시에 창의 교육 전문가로 소개된다. 이 책은 그의 첫번째 저작이다. 행간을 보면 저자가 현장에서 직접 겪은 일을 에피소드 삼아 각 장의 주제를 설명하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이것이 이 책의 강점이다. 


여전히, 꾸준히 출간되는 자기계발서적들. 뭔가 새로운 것을 기대하지는 않는다. 왜냐면 각각의 책에서 말하는 내용을 독자가 정말 몰라서 못하는 것보다는 알지만 행동에 옮기지 않는 경우가 더 많기 때문이다. 이 책에도 여러 권면들이 나열되어 있다. '다양한 사람들과 교류하자.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하나가 아니다. 창의성을 위한 꾸준한 노력을 하라. 실패를 두려워 말라' 

어디선가 들었거나 이미 읽었던 것 아닌가? 저자는 정직하게 "그렇다"고 말한다. 중요한 것은 아는 데서 머무는 것이 아니라 결단하고 실행에 옮기고 습관화하는 것이다. 이것을 업무의 영역에서 생활화하는 팀원이 많은 조직이 성과를 내는 것이다. 


다른 한편으로 저자는 앞을 가로막는 수많은 제약과 외부환경적 요인을 핑계로 생각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시간과 예산, 인력 부족을 오히려 역발상의 기회로 삼으라는 것이다. 다른 사람을 의존하지 않고 팀원들의 숨어있는 역량을 발견하고 끄집어낼 수 있다. 


많은 리더들이 창의성 부족의 이유로 자원 부족을 꼽지만, 제약을 기회로 봐야 한다고 생각하는 나는 그 말에 동의할 수 없다. 제약은 창의성을 위한 가장 큰 선물이다. 제약이야말로 우리로 하여금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놓고 더 나은 결정을 내리도록 압박하기 때문이다. 만약 창의성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자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면, 안타깝게도 당신은 지금까지 창의성을 오해해온 것이다. (122-123p)


저자는 6장에서 진짜 나를 아는 것이 힘이다를 설명하면서 짐 콜린스의 통찰을 소개한다. 기업이나 조직 문화가 여우형인지, 아니면 고슴도치형인지 그림으로 설명한다. 여우형은 어지럽고 산만하며 일관성이 없다. 153쪽에 소개된 그림을 찾아보라. 반면 고슴도치형은 네모 하나로 표현되어 있다. 고대 그리스의 한 시인은 '여우는 사소한 것을 많이 알지만, 고슴도치는 중요한 것 한 가지를 안다'고 말했다고 한다. 자기 자신 또는 내가 속한 조직이나 기업이 어떤 성향이나 상황에 처해 있는지, 강점과 약점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 리더는 조직원들이 한 목표를 향해 협력하도록 돕는 사람이다. 물론 자신이 앞장 서야 한다. 마치 전장의 소대장이 가장 솔선해야 하듯.


미국인과 한국인의 차이점을 설명하는 것 중에 다음과 같은 것이 있다. 미국인들은 자기 장점을 자신있게 과장하는 반면, 한국인들은 지나치게 겸손해 한다는 것이다. 남의 시선을 생각하는 문화적 특성 때문이 아닌가 한다. 그러나 조직의 리더는 팀원들이 주저하지 않고 자기 역량을 발휘하도록 동기부여를 해야 한다. 자신감에 날개를 붙여 줘야 한다. 아직 날개를 펼치지 못한 팀원들의 잠재력이 깨어나도록 채근하지 말고 기다려 줘야 한다. 


저자의 의견에 공감하는 부분이 있다. 팀원들에게 충분한 시간을 줘야 한다는 것이다. 지시를 한 사람은 빠른 피드백을 원하고 성과나 결과가 나오길 기대한다. 하지만 팀원들이 아무리 열정을 가지고 일에 매진해도 충분한 시간적 여유가 없다면 성과를 내긴 어렵다. 성과가 나올 수 있는 창의력을 기대한다면 여러 각도로 충분히 생각을 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팀원들에게 줘여 한다. 이 과정 또한 투자인 것이다. 리더와 팀원이 이런 사고의 훈련이 체화되어 있어야 한다. 


마지막 8장에서 언급한 실패의 다양한 모습도 힘이 되어 준 주제이다. 리더는 실패를 받아들이는 자세에 대한 훈련도 필요하다. 리더로서 팀원들의 실수와 실패를 자주 본다. 이때 제대로 된 코칭을 해줘야 한다. 실패를 받아들이는 다양한 방법을 익히게 하고 실패하더라도 뒤에서 내가 버티고 있다는 믿음을 주어야 한다. 


그리 두껍지 않은 책이지만 바로 실전에 써먹을 내용이 많이 있다. 일터 책꽂이에 두고 머리가 아플 때마다 꺼내 읽고 동기부여를 받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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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시를 쓰세요, 나는 고양이 밥을 줄 테니
박지웅 지음 / 마음의숲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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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는 사람의 발길을 붙들어 놓았다. 세계를 누비던 비헹기도 주기장에 묶인 지 오래 되었다. 지금까지 이런 연말은 없었다. 주말이 오기를 기다렸던 여느 때와 다르게 이젠 집밖 출입을 못하고 방콕하는 신세가 되었다. 이런 때에는 시공을 초월한 책 속으로의 여행이 나름 의미가 있다.

이번에 만난 책은 시인 박지웅의 신작 '당신은 시를 쓰세요. 나는 고양이 밥을 줄 테니'라는 다소 긴 제목을 가진 산문집이다. 산문집이긴 한데 시도 있고 마음 푸근하게 하는 수채화도 제법 수록되어 있어 지루하지 않다. 작가는 자기의 현재 일상은 물론 과거 유년시절의 추억까지 소환해 온다. 소소한 삶의 에피소드에서 시의 주제와 소제를 끄집어 내는 방법을 알려 준다.

이 책이 흥미를 끄는 이유는 분명하다. 시인이자 작가로, 또 문학교실 강사로 살아가는 저자의 일상에서 글감을 끌어내기 때문이다. '늦었지만 늦지 않았다'란 이야기는 짧지만 강렬하다. 도서관에서 열릴 문학 강좌에 교통 정체로 2시간 지각한 아찔한 상황을 풀어냈다. 2시간이나 늦었지만 단 한 명도 자리를 뜨지 않고 기다려줬다고 한다. 작가는 말한다.

'지금이라도 출발해야 하는가, 포기해야 하는가.' 갈등의 순간은 언제든지 다시 온다. 그 순간의 나는 나에게 넌지시 말을 해볼 것이다. 늦었지만 지금도 늦지 않았다고. (39~39p)

분주한 일상 가운데 잠시 짬을 내서 한 잔의 차와 함께 잔잔한 음악을 틀어놓고 이 책을 펼쳐 보자. 자그만치 54편이나 되는 삶의 이야기와 거기서 빼낸 비단 실 같은 시와 사색의 결과물이 산문으로 짜여 있다. 한 번 읽어보니 잠시 시간을 두고 재독, 삼독을 해야 숙성된 포도주처럼 제 맛을 느낄 수 있을 듯하다. 그만큼 삶의 단상을 글로 풀어내는 작가의 내공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시인이 자연과 인생을 함축하여 시어로 뽑아내는 지난한 과정을 거치듯 독자 또한 그것을 복조해 내는 사색의 시간을 들여야 하지 않을까.

이런 문장을 보자.

살아가다 문득, 도시 바닥에 암매장된 '흙'을 본다. 도시의 나무들은 흙에 뿌리를 내렸다기보다는 그 위에 꽂혀 있다. 우리가 봉쇄한 땅에서 나무들은 살아간다. (230p)

작가는 이런 상황을 마치 인디언 보호구역을 연상케 한다고 일갈한다. 성분상 같은 흙일지라도 도시의 콘크리트 안에 갖힌 것과 너른 들판의 그것은 다르다. 작가는 54편의 산문을 읽으면서 각자의 삶과 인생은 어떠한지 생각해 볼 것을 생각해 보라고 독자에게 말을 건다.

작가는 또 대만 출신의 데이얀 영 감독의 단편 영화 'BUS 44'를 소개한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인데 '왜 보고만 있는 건가요'라는 산문(172~176p)으로 깊은 울림을 준다. 자신만을 챙기기 바쁜 각박한 현대인의 삶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에피소드이다. 그 피해자가 바로 나와 가족일 수도 있다는 각성이 필요하다. 마치 세월호 사고를 남의 일처럼 여기고 기억에서 소거하려는 것이 인지상정이듯. 작가는 굳센 의지를 갖고 삶을 치열하게 살아야 할 이유와 가치를 찾으라고 강권한다. 이 작은 책은 가벼운 듯 무겁다.

사람의 발길과 손길과 숨결이 공포가 되어버린 시대, 코로나가 강타한 세계에서 우리가 잃어버린 것은 '곁'과 '평범한 일상'이다. 그러고서 우리는 새삼 깨달았다. '아무것도 아닌 것이 모든 것이다' (157p)

다음날, 나는 한 통의 팩스를 전해 받았다. 차량 말소 증명서였다. 그렇게 누비라는 많은 추억을 싣고 망각의 강을 건너갔다. 누비라는 지금쯤 레테의 강가를 따라 아주 먼 길을 달려가고 있으리라. 그날 나는 추억의 필름 아래 이런 글귀를 하나 적어 넣었다.

20X 5430(1999~2013)

지구 다섯 바퀴를 돌고 벚꽃 아래 잠들다. (17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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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힘들고 지칠 때 심리학을 권합니다
박경은 지음 / 메이트북스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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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는 인간세라고 불리기도 하는 멈출 줄 모르는 번영을 구가하는 현대인간 문명에 급브레이크를 걸고 있는 모양새다. 일상 생활에 제한이 가해지는 상황 속에서 생계에 타격을 입는 사람들 또한 늘고 있다. 코로나 이전에도 개인, 조직의 흥망성쇠는 계속 있어왔다. 그러나 거의 동시적으로 전세계가 바이러스 감염증으로 공포와 고통을 겪는 상황을 과거가 아닌 현실로 겪어가고 있다. 예전에 걸프전 상황을 마치 TV 다큐처럼 중계했던 것과 오버랩된다. 그때는 강 건너 불구경이었으나 지금의 상황은 남의 일이 아닌 나와 우리의 일이다. 


연초에 시작된 이런 상황이 계속되니 지쳐가기 시작한다. 멘탈 붕괴를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혹자는 코로나19가 극복되어도 예전 일상으로 복귀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진단한다. 내가 접촉하는 지인 또는 불특정인에게서 바이러스가 감염되면 어쩌나 하는 불안에서 자유롭지 않다. 


이번에 읽은 책 '삶이 힘들고 지칠 때 심리학을 권합니다'는 요즘과 같은 상황에서 읽어둘 만하다. 아니 저자 박경은이 그간 상담한 수많은 사례들을 주제별로 간결하게 소개하고 있기에 곁에 두고 있다가 필요한 부분만 찾아볼만하다. 저자는 크게 5개 장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마음의 상처, 자기자신에 대한 성찰, 상실감,  좌절감, 채움과 비움이란 주제 아래 6~7개의 에피소드로 피상담자 스스로 자기 자신을 돌아보게 한다. 


저자는 말한다. 자기 자신을 사랑할 줄 알아야 한다. 사람은 몸이 아프듯 마음도 아플 수 있다. 그러나 아프다고 해서 그 자체가 불행이라 할 수는 없다. 아프고 힘들어야 비로소 자기 자신을 돌아볼 생각과 시간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건강하고 잘 나갈 때는 자기 자신을 돌아보지 않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건강을 잃거나 사업이 망해서 경제적으로 궁박한 상황에 몰렸을 떄, 믿었던 사람에게 배신을 당했을 때 몸과 마음에 큰 충격을 받고 병들게 된다. 그제서야 멈춰서서 자기 자신의 속사람을 들여다 볼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이 때 심리학이 그를 도와줄 수 있다는 것이 상담전문가인 저자의 조언이다. 몸에 병이 났을 때 병원에 가서 의사에게 보이듯, 마음의 문제를 갖고 혼자 고민하거나 참지 말고 전문가의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


이런 노력을 기울일 때 깨어진 관계도 회복할 수 있고 무엇보다 자기 자신을 온전히 지킬 수 있는 것이다. 사람들은 보통 절망의 막다른 골목에 이르렀다고 혼자 진단하고 자포자기하고 만다. 왜 그럴까. 마치 자기 자신을 잘 아는 것처럼. 몸에 상처가 나거나 병이 들었을 때는 병원과 의사를 먼저 찾는 사람들이 말이다. 아직도 심리 상담을 받는 것을 터부시 하는 사회 분위기 때문은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 


아무튼 안팎으로 힘든 때에 위로가 되는 책이었다. 저자는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 같이 생각해 보자고 한다. 또한 그 행복의 주인공은 바로 자기 자신임을 잊지 말라고 일깨운다.


경제적 관점의 행복감은 일시적인 것이라서 행복이라고 하지 않는다. 심리적인 안정 상태에 따라 행복이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불행' 또한 한 개인이 느끼는 정서적 불쾌감 또는 삶의 불만족에서 시작된다. 그렇다면 행복과 불행은 누가 가져오는가? 바로 자신이다. (18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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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렉스 - 위기의 팀을 빠르게 혁신하는 유연함의 기술
제프리 헐 지음, 조성숙 옮김 / 갤리온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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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를 넘어가면서 리더십에 관한 책에 다시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직장에서 맺는 인간관계에 대해 2-30대에 읽었던 책들이 아직 책장에 꽂혀 있긴 하지만 말이다. 젊은 세대들의 관심사가 우리 때와는 많이 다름을 느꼈기 때문이다. '나 때는 말이야'가 유효했던 시절이 분명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아니다. 하라는 대로 충직하게 따르면 되었던 때도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 상황은 안정적인 직장과 일자리의 개념을 흔들어 놨다. 다시금 혼돈과 불확실성의 시대로 접어든 모양새다. 이럴 때일수록 기업이나 조직의 리더의 역할이 중요하다. 


'위기의 팀을 빠르게 혁신하는 유연함의 기술'이란 부제를 단 플렉스(FLEX)의 저자는 제프리 힐이다. 그는 경영 컨설팅과 코칭 전문가다. 그는 단언한다. 지금 시대에 맞는 유연한 리더십이 필요하다. 과거에 통했던 권위적인 알파형 리더십만으로는 급변하는 기업과 조직 문화를 따라 잡지 못하고 도태되고 만다. 그래서 그가 제안하는 것은 베타형 리더십이다. 그는 소프트웨어 개발 때 사용자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여 문제점을 해결하고 완성도를 높이는 베타 버전을 리더십 정의에 끌어왔다. 베타형 리더는 끊임 없이 부하 또는 동료와 협업하여 성장하려는 태도가 몸에 배여 있고, 알파형과 다르게 보스 기질-조직의 꼭대기에 서려는-을 내세우지 않고도 리더십을 발휘한다. 


저자는 4부 10장에 걸쳐 자신의 직접 컨설팅과 코칭을 한 사례를 소개하면서 유연성을 발취하는 베타형 리더십을 설명해 나간다. 그러나 유의할 점이 있다. 알파형 리더는 보스형이나 동시에 강하고 노련한 리더십을 발휘하여 성과를 낸다. 반면 베타형 리더는 우유부단한 경향이 있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베타형 리더는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 알파형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그래서 이 책의 각 장 말미에 재미있는 꼭지를 만들어 뒀다. '알파에서 베타로, 베타에서 알파로'가 바로 그것이다. 또한 책의 서두에 자신의 리더십 성향을 체크해 볼 수 있게 했다. 새로 리더가 되었거나, 에너지 고갈을 느끼고 있는 리더라면 자신의 위치를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나는 어떤 목표를 갖고 있는가?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팀원들에게 비전, 전략을 제시하면서 적절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가?


저자의 조언 중 리더가 적절한 쉼과 재충전의 시간을 애써서 가져야 한다는 것이 마음에 남는다. 리더가 탈진하면 그 여파는 팀원과 조직 전반에 미치기 때문이다. 너무 앞만 보고 나아가다가 자신의 몸과 마음까지 망치면 결국은 팀과 조직에도 누가 되는 것을 자주 보았다. 


창의적인 업무를 하거나 인간관계에 답답한 느낌이 들 때는 숲이나 해변, 들판, 개천가를 걸어라. 아니면 해돋이나 해넘이를 보러가도 좋다. 아름다움이 아름다움을 낳고, 당신 안에서 다시 불꽃이 점화된다. 저 바깥세상에 있는 것이 당신 안에도 존재한다. 언제나 우리 옆에 있다. (24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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