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권으로 마스터하는 구약성경 한 권으로 마스터하는 성경
헤르만 만케 지음, 차준희 옮김 / 대한기독교서회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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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론에서 밝히고 있듯이 이 책은 성경 통독을 위해서 쓰인 책이다. 평신도와 신학생 그리고 목회자 모두가 볼 수 있도록 책을 썼다고 언급하며, 참고 문헌에 대한 소개는 없을 지라도 그 수준은 결코 낮지 않다는 것을 말해 준다. 구약 전체에 대한 각 권의 소개를 통해 성경을 보다 정독할 수 있도록 한다.

그런데 저자는 반드시 2장을 읽고 갈 것을 권한다. 1장에서는 간단히 책에 대한 소개로 끝나지만, 2장은 믿음에 의해서 하나님을 믿는다는 그리스도인들과 학문으로써, 또한 신앙 고백으로써 우리에게 전달된 성경이 어떤 것인지 먼저 설명해 주기 때문이다. 성경에서 충돌하는 내용들? 겁내지 말라는 것이다. 그리고 하나님께서 사람을 통해 어떻게 성경을 기록하셨는지, 어떻게 우리에게 오게 되었는지 간략한 소개를 통해 성경을 접할 것을 권한다.

본격적인 내용을 들어가 보면, 서론에서 언급한 것처럼 성경의 중요한 주제들에 관한 포괄적인 시야를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흔히들 성경 읽기를 택할 때, 각 권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통해 성경을 보다 쉽게 읽을 수 있는 교과서를 택하지만, 저자는 방법을 달리하여 각 권을 세심하게 읽는 것보다 일정한 주제를 통한 포괄적 성경 읽기를 더 택한다. 그것이 후에는 더 도움이 될 것이라는 말이다.

또한 각 장이 시작되기 전, 성경의 어디 부분을 읽으면 좋을 지를 제안하고, 간략한 소제목을 나열해 준다. 그에 따라 성경을 읽는다면 본문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더불어 이 책은 역사의 순서대로 배열을 하여 서술하였다. 그렇기에 왕정의 이야기 안에 각 예언자들이 포함된다. 역사적인 맥락으로 읽을 수 있는 것 또한 장점이며, 수준이 결코 낮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성경 공부를 위해 쓰인 책이기 때문에 인도자가 충분히 이해를 하고, 함께 나눈다면 훨씬 더 좋은 그리고 풍성한 모임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 가지 아쉬운 점을 나누자면, 첫 번째는 성경 읽기에 외경이 왜 들어갔을까?” 이다. 물론 마카베오서만 들어갔다. 가장 마지막 부분에. 개신교와 카톨릭에서 함께 번역한 공동번역판을 이용한다면 전혀 무리가 없는 내용이다. 그러나 개신교에서는 개역개정판을 사용하기 때문에 마카베오서는 들어가지 않는다. 독자들이 이 부분에 대하여 의문점을 가질 것으로 생각된다.

두 번째는 구약 성경에서 들어가지 않는 성경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대부분의 독자들이라면 창세기~말라기까지 차분하게 책의 도움을 받아 읽기를 바랄 것이다. 그러나 빠져있는 성경이 있다. 차례만 봐도 그것을 알 수 있을 것인데, 그렇다면 난감해 하지 않을까?

세 번째는 학문적인 용어들의 사용이다. 신학을 연구하는 사람들에게는 그런 신학적인 용어들이 낯설지 않다. 그러나 신학을 전공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낯설 것이라고 생각된다. 더군다나 문서가설(JEDP)독일성서공회판성경을 보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한 번 쯤은 볼 수도 있고, 알 수도 있을 텐데 저자는 문서가설에 대하여 비판적인 시각인데 왜 자꾸 거론을 할까? 그 외에도 많이 등장하지는 않지만, 설명이 필요한 학술적인 용어들에 대해 부가적인 설명이 더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전체적으로는 성경을 읽는데 도움이 되고자 한다는 저자의 의도는 성공한 셈이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각 권의 세부적인 사항이 아닌, 큰 그림을 먼저 보아야 한다는 저자의 의도에 맞게 책도 쓰였다고 볼 수 있다. 한국교회 성경 통독의 바람이 분지 꽤 되었지만, 좋은 안내서가 부족했던 시점에 신학적으로 그리고 내용적으로 아주 좋은 책이 나와서 한국 교회와 성도들에게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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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비평의 도전과 복음주의의 응답
크리스토퍼 M. 헤이스.크리스토퍼 B. 안스베리 지음, 성기문 옮김 / 새물결플러스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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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가 벌써 흥미를 자극한다. 역사비평에 대해서 이미 알고 있는 사람들은 복음주의를 어떻게 규정할까에 대해서 궁금할 것 같다. 각 챕터에서 할 이야기가 많아 3부에 걸쳐서 리뷰를 해볼 예정이다.

본서에서 말하는 복음주의자들의 정의는 Cambridge Companion to Evangelical Theology에서 라슨(Timothy Larsen)이 제시한 개념을 따를 것이라고 밝힌다(44-5페이지 참조). 1장에서는 성서 비평을 어떻게 해야하는가에 대한 복음주의자들의 입장을 잘 정리했고, 이 책의 입장을 말해준다. 일단 본서에서 정의하는 복음주의는 성서무오설을 따르지 않고, 역사비평을 활용한다. 그렇다고 성서무오설을 아예 배척하는 것은 아니지만 지지하는 것은 아니다.


2장(창세기) 요약

 2장에서는 오랜 시간 다양한 학문에서 접근했던 창세기 2-3장을 다룬다. 첫 부분은 아주 간략히창세기의 형성사를 요약해 준다. 그 후, 아담과 에덴 동산의 역사성을 부정해 온 현대 신학자들에게는 기독교 교리중 하나인 ‘원죄’의 교리가 성립될 수 없다는 것을 분명하게 말한다. 신화와 역사라는 두 주제는 결코 이분법적으로 나눌 수 없으며 고대 근동의 상황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고 본서는 제시한다. 또한 구약성서의 아담의 타락을 구약성서 이후 시대에 미친 원죄 교리의 영향을 정리한다. 유대교 문헌에서는 아담의 타락이 원죄로써 후손들에게 죄와 죄책을 전가한다는 교리보다는 후손들이 스스로 지은 죄 때문에 심판을 받는다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같은 개념으로 바울도 이해했다고 본서는 보고 있다. 아담으로 말미암아 죽음의 영향이 세상에 온 것은 맞겠지만, 아담과 같이 인간들도 죄를 지었기 때문에 죽음의 결과를 맞이하게 되었다고 로마서 5장을 해석한다. 이렇게 해석을 한다면 아담의 역사성이 부인되어도, 본서의 해석을 따른 원죄는 무너지지 않는다. 반대로 아담의 역사성을 부인하면, 그로부터 원죄와 원죄책이 생겨났다고 하는 주장은 무너지게 된다. 사실 바울에게는 ‘원죄’의 개념이 필요하지 않았다는 것이 본서의 주장이다. 이 책에서는 아담으로부터 말미암은 원죄, 원죄책이 아니어도 원죄의 교리는 무너지지 않으며, 인간의 내면에서 죄를 짓게 하는 ‘욕정’에 관한 접근은 다른 방법으로 열려 있다는 것으로 정리한다.

2장에 대한 생각


1. 이 부분에서 유대교 문헌과 쿰란 문헌 그리고 신약성서뿐만 아니라, 랍비 문헌까지 거의 공통적으로 등장하는 ‘악한 성향’에 대해서 조금 더 언급을 해주었으면 어땠을까 생각해 본다.

2. 창세기 3장과 원죄 교리를 수용사로 연구한 분도 있다. 나보다 앞서 같은 지도 교수님 아래에서 수용사를 사용하여 박사 학위 논문을 썼기 때문에 많은 도움을 받았던 분이다. 그분의 박사 학위 논문 제목은 ‘창세기 3장의 초기 수용사 연구: 주전 3세기부터 주후 5세기까지의 문헌을 중심으로’ 다. 이 글을 본다면 2장의 내용을 조금 더 풍성하게 정리해 볼 수 있다.


3장(출애굽기) 요약

3장은 출애굽의 역사성에 대해서 사실과 허구의 대립에 있는 최대주의와 최소주의 역사가들의 생각을 비교한다. 특히 이들의 생각은 고고학과 관련이 있다. 최대주의는 고고학과 출애굽의 조화를 꾀하하여 출애굽의 역사성을 강조하고, 최소주의는 고고학이 출애굽의 사건들에 의심을 제기한다. 최대주의의 입장에서 제시한 다양한 역사적 증거들은 성서 내러티브와 부조화가 일어난다. 그럼에도 출애굽이 역사성이 분명한 사건이었다는 주장을 굽히지는 않는다. 호프마이어를 중심으로 그들은 출애굽의 역사성이 가능하지 않다는 증거가 없기 때문에 역사성이 분명하다고 본다. 이와 반대로 최소주의자들은 출애굽의 역사성을 부정하고 신적 개입을 통한 자신들의 정체성 강화에 목적이 있기 때문에 허구적이며, 편향성을 띨 수밖에 없다고 본다. 그래서 그들은 출애굽을 후대에 만들어진 이야기라고 본다. 이에 대해 안스베리(C. B. Ansberry)는 질문을 던지며 자신의 주장을 펼쳐나간다. 성서의 역사기술 방법은 과거의 내러티브로 역사를 전달하는데, 그 과정에서 특정 사건들은 취합되고, 일정한 형태로 배열되면서 해석되고, 사건들에 의미가 부여된다. 이 과정에 참여한 어떤 저자나 해석자도 포괄적인 지식을 소유하지 못했음을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안스베리는 그런 의미에서 출애굽은 역사에 무관심한 것이 아니라, 주관적 작업으로 보아야 한다고 말한다. 그 결과로 이스라엘이 출애굽을 어떻게 기억하고 재진술하는지를 살펴보는 ‘문화적 기억’에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궁극적으로 출애굽 사건은 신학적 의미에서 이스라엘의 정체성을 형성하여 하나님과의 관계를 유지하고, 미래적 소망을 위한 기초가 되었다고 저자는 강력히 주장한다.


3장에 대한 생각

1. 저자가 표현한 문장 중에 “출애굽 이야기는 각 세대가 자신들의 고유한 상황에 맞추어 적용할 수 있는 역사와 기억의 융합이라고 할 수 있다”와 “자기 백성을 향한 하나님의 구속적 개입을 보여주는 전형적 표현인 출애굽 사건이 예언서에서는 임박한 미래의 구원을 계시하기 위해 기억되고, 재구성되고, 재진술된다”라는 표현은 가다머의 ‘지평의 융합’을 생각나게 한다.

2. 2-3장을 읽으면 역사비평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왜 ‘실제적 역사’에 관련된 부분만을 언급하고 있나 궁금증을 가질 수도 있다. 역사비평은 문학적 자료층을 구분하고 구전 단계와 문학 양식, 삶의 자리 등만을 작업한 것이 아니라, 종교, 역사, 문화, 사회 배경에도 관심이 많았다. 성서에 등장하는 내용들은 나름의 역사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역사비평 학자들은 생각하고 있었다는 입장에서 본다면 본서는 그 부분에 중점을 두고 2-3장을 서술했다고 생각한다.


4장 요약

원신명기의 기원에 대해서 여러 학자들의 의견들을 간단하게 정리해 준다. 그리고 가장 설득력있게 알려졌는 두 시대에 대해서 자세하게 설명한다. 한 시기는 요시아 시대이고, 또 다른 시기는 포로 시대 또는 포로 이후 시대다. 저자는 원신명기의 연대와 기원와 관현 역사비평의 관찰은 정경 형태의 신명기 형성사에 대한 학문적 판단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언급한 후, 신명기 형성사에 관한 기본적 윤곽들을 제공한다. 역사비평에서 가지고 있는 신명기의 접근 방법에 대해 복음주의의 입장에서 취해야 할 자세를 주장하는 저자의 설명에서는 저자-권위가 중심 내용이다. 텍스트가 가지고 있는 권위에 더해 저자는 텍스트의 기원에 대해서 설명하려고 하지 않고, 전통에 대한 권위적 주장의 대변자라는 것이다. 저자의 문제가 흔들린다고 해서 텍스트의 권위가 무너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하게 한다. 이제 대해서는 6장에서 더 자세히 다룬다. 역사비평이 가지고 있는 연구에 대해서 비판적 자세도 있지만, 아울러 역사비평에서 했던 신명기 역사서에 대한 연구는 신명기-신명기 역사서를 상호 보완하려는 정경적 해석의 노력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장점에 대해서도 논한다. 저자의 중요한 관점은 “신명기 모세 전승의 산문 연설들이 후속 세대들에게 권위적 전승으로 받아들여지도록 지속적으로 개정된 결과로 여기는 것”(156)인 것 같다. 그래서 저자는 신명기를 정적인 책이 아니라, 나름 수용사를 지닌 역동적 문서로 설명했던거 같다(150). 


4장에 대한 생각

1. 저자는 이 부분에서 피쉬베인(M. Fishbane)이 언급했던 개념중에 하나인 ‘유전(traditum)’과 ‘전승(traditio)’를 언급한다. 이 두 개의 단어 번역을 번역자도 고민했을 것 같다. 나도 논문을 쓰며 피쉬베인의 언급을 작게나마 했었는데, 그 때 두 개의 단어를 어떻게 번역해야하나 고민하다가 ‘전승물(traditum)’과 ‘전승 과정(traditio)’로 했었다. 아마 이 단어에 대한 이해가 덧붙여 진다면 이 챕터를 이해하는데 더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2. 전체적인 책의 느낌이 그렇지만, 특별히 4장을 읽으면서 역사비평을 대하고 혼란에 빠져 있는 독자들을 위해 혼란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 가장 좋은 해결책을 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5장 요약

5장을 시작하며 첫 질문을 던지는 것은 ‘예언의 진정성’이다. 예언자들의 예언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면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저자는 이 문제 대해 하나님의 지유와 인간의 책임성이라는 맥락 속에서 예언의 목적, 언어, 기능을 재검토하여 해결해 보려고 한다. 그리고 복음주의 학자들에게 외면을 받아온 ‘사후 예언(vaticinium ex eventu)’을 언급할 것이라고 말한다. 마지막으로 그리스도의 재림에 대한 예언을 믿고 있는 그리스도인들이 어떻게 소망을 가지고 계속 기도할 수 있는가에 대해서 보여줄 것이라고 한다. 저자는 일단 예언을 미래 지향적 예언과 야웨의 직접적인 말씀을 구분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그리고 예언의 목표는 하나님의 뜻의 성취임을 강조한다. 왜냐하면 그래야 예언이 성취되는 과정에서 계시되었던 것과 다른 방식으로 일어나는 것이 문제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예언이 인간의 언어로 표현됨으로써 가지는 한계점을 인식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무엇보다 예언을 통해 하나님의 뜻이 성취될 때 인간의 생각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일어날 수도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성취의 방법은 ‘하나님의 자유’다. 다음으로 언급하는 것은 사후예언이다. 사후예언은 “사건이 먼저 발생하고, 그 후에 작성된 예언적 텍스트가 스스로를 예보(forerelling)라고 주장하는 것이다”(175). 복음주의의 보수적 학계에서 사후예언이 비판을 받아온 것은 텍스트가 만들어진 시기가 텍스트 자체에서 주장되는 것보다 후대라면 텍스트가 독자들에게 거짓말을 하는 것이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특히나 다니엘 7-12장이 논쟁의 핵심 본문이었다. 저자는 이것이 성경의 영감을 불신하는 작업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일단 고대 근동에 있었던 사후 예언의 자료들을 소개한다. 그리고 다니엘 본문을 설명한다. 저자의 종합적 결론은 예언은 “예보적 특징”과 그에 따른 성취/미성취에 중점을 두는 것이 아니라, 원대한 정경적 증거로부터 취해진 예언의 “기능”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예언과 종말 성취의 지연에 대한 부분을 다룬다. 왜 아직까지 성취가 되지 않았는지에 대한 질문에 대해 인간의 신실성 즉, 선포된 예언에 대해서 인간은 자신이 마땅히 해야할 일을 하지 못했기 때문에 성취되지 않았다는 것에 주목한다. 여기에 하나님의 신뢰성은 문제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5장에 대한 생각

1. 예언의 미성취 또는 종말의 지연에 대한 부분에서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구약성서의 미성취에 대해서는 ‘하나님의 자유’라는 것에서 심판이 구원으로, 구원이 심판으로 바뀌는 일을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종말의 지연을 인간의 신실성에 대한 문제로만 접근할 때 이해는 되지만 거의 2,000년에 가까운 세월동안 그리스도인들에게 소망을 지속적으로 부여해 줄 수 있었는가에 대해서는 궁금함이 많아졌으며, 조금 더 설명이 필요하지 않았을까 싶다.


6장의 요약과 생각

 위작과 정경에 대해서 다룬다. 특히나 역사비평이 정경의 저자, 권위, 영감에 대한 이해를 어떻게 강화하고(오경, 요한복음), 때론 어떤 것이 문제가 되는지를 다룬다(이사야, 바울 서신). 역사비평의 연구는 오경을 문학적 ‘위작(pseudepigraphon)’으로 분류하는 결과를 도출했다. 이것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고대의 개념에서 저자와 편집자 사이의 명확한 구분은 없었으며 대부분의 저자들은 익명이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현대의 관점에서 고대 자료의 저자를 찾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다. 고대의 저자 개념은 익명성의 근거도 제공하지만, 고대 텍스트의 권위을 중심으로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저자에 대한 역사 비평의 연구는 텍스트의 기원을 의미하기 보다는, 권위적이며 계시적인 전승에 집중하도록 하여 정경의 이해를 강화하였다. 요한복음은 오경과 달리 저자와 권위에 관한 문제를 조금은 열린 결론으로 마무리한다. 이사야와 바울 서신에서도 저자와 위작에 대한 부분을 다룬다. 그런데 앞선 두 문헌과는 달리 문제를 성찰하게 만들 뿐 명확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는데, 이것은 저자의 의도처럼 보인다. 이런 고민과 성찰을 정경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개선해 줄 수 있다고 저자는 생각한다.


7장의 요약과 생각

 7장은 그 유명한 ‘역사적 예수’에 관한 핵심적 주제를 예수의 자기제시, 기적, 동정녀 탄생, 부활로 선별하여 분석을 시도하려고 한다. 역사비평이 예수가 자신을 메시아로 묘사하지 않고, 스스로 하나님으로 묘사하지 않는 등으로 신앙에 흔들리지는 않을 수 있을 것이라고 결론을 맺는다. 예수의 신성에 대해서 비평적 연구가 가지는 한계를 지적한다. 그럴 수 있지만, 이는 앞선 주장들과는 달리 너무 신앙과 이성을 조화시키지 못하는 섣부른 결론으로 마무리 한게 아닌가 싶다. 다른 세 주제에 대해서도 마찬가지 생각을 가졌다. 그러나 결론적 논평에서 저자는 무비평적으로 역사적 예수에 대한 연구를 받아들이지 않게 하기 위한 시도라고 밝힌다. 그렇다면 앞선 구약성서에서 역사비평을 접근한 방식과 복음서의 역사비평을 접근한 저자의 방식에 차이가 있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그럼에도 책의 전체 부분에서 가장 아쉬운 파트였다.


8장의 요약과 생각

 이 장에서는 사도행전의 바울과 서신서의 바울이 차이가 있을지에 대해서 비교한다. 특히나 사도행전 9-15장과 갈라디아서 1-2장의 불일치에 대한 부분의 논쟁을 다룬다. 이에 대한 연구는 몇 그룹으로 나눠진다. 두 본문을 조화시키려는 학자들은 신학적 근거(무오성)를 가지고 어떻게든 조화시키려는 무모한? 시도를 한다. 조금 다른 입장에서는 서로 경쟁 관계에 있는 신학들이 공존했기 때문에 불일치가 있을 수 있다고 본다. 전혀 다른 입장에서는 정경으로 접근하지 않기 때문에 인간의 오류를 인정해야만 한다고 본다. 그래서 이들에게 두 본문은 탐구의 대상일 뿐이다. 이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위해 저자는 각 주제별로 탁월한 학자들의 글을 요약한다. 바우어(F. C. Baur)를 통해서는 두 본문의 차이와 모순을 살펴본다. 그는 신학적 강조점이 누가에서 바울로 이동하여, 누가에게서는 바울 신학을 찾아보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린다. 보르겐(P. Borgen)을 통해서는 상보성과 조화로 접근한다. 이는 서로 다른 해석적 전제가 있다는 접근이다. 그래서 보르겐은 바우어와 달리 신학적 강조점이 바울에게서 누가로 이어진다고 본다. 차일즈(B. Childs)의 정경비평적 접근을 통해서는 정경의 신학적, 역사적 중요성을 살펴본다. 저자는 차일즈가 각 인물의 신학보다는 텍스트가 기독교 신학에 기여하고 있는 바에 관심이 있다는 것을 아주 간략하게 설명한다. 이후 저자는 제안들에 대해서 신학적으로 평가한다. 그 안에는 역사비평이 이 부분에 관한 연구에서 기여한 바를 언급한다. 결론적으로 이 책이 가장 지지하는 바인 상호보완적 접근을 지지한다. 


9장의 요약과 생각

 저자는 역사비평이 성서 연구에 독이 아니며, 해석자들은 역사 속에서 성서를 해석해야 하는 상황임을 분명하게 언급한다. 그러나 역사비평이 가지고 있는 잠재적 위험성에 대해서도 언급한다. 저자가 제안하는 가장 좋은 비평 방법은 “역사비평을 통해 성경 자료를 생산해 낸 인간의 작업과정을 설명하고, 그 자료가 보도하는 역사적 실체를 들여다보는 것이다. 동시에 신학적 접근법을 통해 성령께서 그러한 인간의 작업과정과 그것을 통해 어떻게 역사하셨는지 설명하고 텍스트가 증언하는 신적 실체를 들여다보는 것”이다. 마무리하는 부분에서는 아주 친절하게 독자 바로 앞에서 이야기하는 듯한 말로 신학과 영성을 동시에 가져야 한다는 이야기를 친절하게 해 준다.


총 정리

이 책의 목적은 역사비평이 기독교의 근본적 교리주장들을 위협하는 요소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오히려 이 책은 복음주의자들과 역사비평의 관계를 재설정하도록 요청한다. 역사비평 자체에 비평적으로 접근하고, 비포괄적 형태로 방법들을 차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궁극적으로 복음주의자들이 역사비평에 참여하는 것은 신앙고백이 흔들릴 만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강조한다. 역사비평이 줄 수 있는 신학적 영향력에 대해서 평가하고 파장을 분석하는 것이 이 책의 또 다른 목적이다. 1장의 후반부에는 이어 나올 장들에 대한 간략한 요약을 해두었다. 이 책을 반드시 순서대로 읽을 필요는 없을 것 같고, 요약을 보고 필요한 부분만 선별해서 읽어도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한다. 각 챕터가 연속성이 있다기 보다 논문집안에 각 저자들이 각자의 글을 썼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역사비평을 공부하며 신앙이 흔들릴 것만 같던 고민이 있던 분들과 역사 비평이 과연 오늘날 성서 해석을 위해 꼭 필요한가에 대해서 고민하는 분들에게 적극적으로 권하고 싶은 책이다.


* 각 장의 마지막에는 ‘후속 연구를 위한 제안’으로 선별한 좋은 책들을 소개한다. 대부분 원서라는 어려움?이 있지만, 각 주제에 대한 더 깊은 연구를 위해 참고해도 좋을 만한 책들이 잘 소개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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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의 무성전 시대 - 포로기의 역사, 문헌, 그리고 신학에 대한 개요
질 미들마스 지음, 홍성혁 옮김 / 기독교문서선교회(CLC)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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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성전 시대"라는 용어가 굉장히 낯설 수 있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포로기'를 많이 사용하기 때문이다. 이는 포로기라는 용어를 사용할 경우, 남유다의 멸망 후, 바빌론의 포로로 잡혀간 이들이나 이집트에 있던 사람들을 중심으로 서술한다는 의미가 강해질 수 있다. 하지만, 무성전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면, 그들 뿐만 아니라 이스라엘 땅에 남아 있는 자들의 복잡한 생활상을 함께 보여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저자인 질 미들마스는 이 단어의 사용을 통해 두 성전 사이에 놓인 명확한 시간적 틀(주전 587-515년)을 중심으로 내용을 서술해 나갈 것이라고 밝힌다. 저자는 무성전 시대에 관한 연구는 현재 해석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당시 핵심 이슈들을 강조하며, 당시에 문학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 알려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 저자의 언급 중에 "고통과 위기에 대한 인간의 반응에 대한 새로운 통찰력을 줄 수 있을 것"이라는 말은 독자들로 하여금 흥미를 유발하게 한다.


 서론에서 저자는 남유다의 멸망 후 나타난 신학적인 변화와 "무성전"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계기를 밝힌다. 그리고 이 시기를 설명하는 성경들을 시간의 순서를 따라 네 부분으로 나누어 설명할 것이라고 말한다. 첫번째 부분은 유다의 파괴가 일어난 주전 587년의 역사 사건 서술이다. 두번째 부분은 미래에 관한 어떤 소망도 드러나지 않고, 파괴 이후의 상황을 묘사하는 애가(일부 시편, 이사야 63장 7절-64장 11절; 애가)와 신명기 역사서(DH)를 다룬다. 세번째 부분은 심판과 희망이 섞여 있는 성경(예레미야, 에스겔 일부)을 다룬다. 마지막 네번째는 희망의 메시지로 전환된 제2이사야, 에스겔 40-48장을 다루고 그 희망에 관해 인간이 해야할 반응(학개; 스가랴 1-8장; 성결법전)을 다룬다. 이 책을 읽다보면 무성시대을 살아가던 사람들은 그 자리에서 머물러 있지 않고 희망을 향해 나아가려고 몸부림 치고 있었다는 느낌을 받는다. 


 저자는 결론에 다다라서 성전 파괴 후, 다시 성전이 지어지기 전까지 희망을 위해 그들이 만들어낸 여러 신학적 용어들을 정리해 준다. 그 단어들은 소통, 창조성, 기억, 적응, 상속, 포용이다. 이런 용어들을 통해 무성전 시대를 살아가던 사람들은 바빌론, 유다, 이집트 어디에 있든 신앙 공동체를 위해 창조적이며, 통합적인 일들이 일어났다고 볼 수 있다.


책을 읽다보면 뭔가 더 설명이 필요할 것 같고, 뭔가 더 나아갈 수 있을 것 같은데 아쉬움이 있음을 느낄 가능성이 다분히 있다. 그러나 책의 성격을 알면 이해가 될 것이다. 이 책은 "포로기의 역사, 문헌, 그리고 신학에 대한 개요"라는 부제를 가지고 있다. 그런데 독자인 나는 이 부분도 아쉽긴 하다. 저자가 "무성전 시대"라는 용어로 글을 풀어나가기로 결정했다면, 부제에서도 "포로기"가 아니라 "무성전 시대"라고 표현했으면 어떨까 싶다. 암튼 유다의 멸망에서부터 두 번째 성전이 지어지기 전까지의 역와 신학을 시간의 순서에 따라 대략적으로 살펴보기에는 좋은 책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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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러티브로 읽는 사사기 - 사사기의 구조와 의미에 관한 서사 분석
박유미 지음 / 새물결플러스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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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무엇보다 감사한 것은 한국어로 된 단행본 중에 사사기와 관련된 책을 거의 찾아볼 수가 없는데, 출간이 되었다는 것이다. 저자는 특별히 한국에서 쭉 공부를 하며, 한국의 상황에 맞는 좋은 책을 쓰기위해 무단히 노력한 것 같다. 실력은 부족하다, 책을 읽고난 서평을 간단히 해 보려고 한다.

 

1. 책의 특징

글을 어떤 방법으로 서술해 갈건인가? 에 대한 내용은 항상 대부분의 저자들이 서론에서 밝힌다. 이 책도 마찬가지로, 저자가 어떤 방식으로 책을 서술해 나갈 것인지에 대한 의도를 밝히고 있다. 첫째는 내러티브 방법론으로 해석을 했다. 둘째는 여성 등장 인물에 대해서 관심을 가졌다. 셋재는 하나님에 대해서 관심을 가졌다. 넷째는 사랑과 정의에 문제에 관심을 가졌다.

 

2. 장점

책의 장점은 저자가 밝힌 네 가지의 서술 방법이 그대로 드러난다. 그래서 그 순서를 따라서 하나씩 서술해 보겠다.

 

1) 가장 큰 장점은 쉽다. 저자는 내러티브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는 사사기를 서사 분석 방법론으로 썼다. 그래서 사사기 내용 자체도 이야기이지만, 이 책을 읽고 있으면 또한 이야기를 읽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딱딱한 형식의 문장이 아니기 때문에 아주 쉽게 편안하게 읽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2) 저자는 여성 인물에게 분명히 관심을 갖는다. 드보라와 같은 여자 사사뿐만 아니라, 주변인이라고 여겨지는 여성 인물들의 심리 상태 또는 그들이 느꼈을지 모르는 감정을 함께 서술해 준다. 그래서 한 번 더 성경을 자세히 읽게 만들어 준다. 세심히 아주 세심히 말이다. 그래서 그 동안은 한국 교회가 강단이나, 그 외 신학에서 관심을 가지지 않았을 뿐이지 하나님의 관심은 분명히 그들에게도 있었다는 사실을 밝혀 준다. 여성에게 관심을 가졌다는 의견도 맞겠지만, 분명 저자는 소외당할 수도 있는 성경의 인물 한 사람 한 사람에게 관심을 두어 성경을 더욱 자세히 볼 수 있게 만들어 준다.

 

3) 저자는 또한 사사기의 전면에는 등장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당연히 전면에서 활동하시는 하나님에 대한 관심이 많다. 이는 결국 강단의 메시지 또는 사사기를 묵상하고 난 후의 삶의 적용에도 얼마든지 좋은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위대한 사사 한 사람도 중요하지만, 그 사사를 통해 어떤 일을 하나님께서는 원하셨는가? 물론, 사사기의 큰 사이클인 죄를 버리고 하나님께 돌아오는 것이겠지만, 조금 더 자세히 본문을 볼 수 있게 해 주는 장점 또한 이 부분에도 있다. 아마도 네 번째 서술 방법과 함께 이 부분의 저자가 바라보는 사사기의 통찰력이 아닐까 싶다.

 

4) 이 부분은 세 번째와도 분명히 연결되지만, 사사기의 메시지와 지금의 그리스도인과 한국 교회를 보며 어떤 부분을 버려야 하는지, 그리고 하나님이 정말 원하시는 사랑과 정의가 무엇인지를 생각하는 즉, “적용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부분이 있다.

 

3. 주의 하며 읽을 점

1) 이 책을 주석 또는 강해로 생각하고 있는 분들에게는 뭔가 아쉬움과 부족함이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저자가 이미 서론에서 밝힌 것처럼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좋은 주석을 하기 위한 목적이 이 책에 있어 보이지는 않는다.

 

2) 신학책이라고 어려워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오해를 버리기 바란다. 이 책은 설교자들에게도 도움을 줄 것이며, 나아가 어떤 성도들이 읽어도 신앙에 좋은 도움을 줄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신학책이라는 오해, 어렵다는 오해를 버린다면 훨씬 가까기 다가올 수 있다.

 

3) 소사사 에피소드라는 부분이 있다. 사사기에 아주 짧게만 들어가 있는 인물들에 대한 설명인데, 사실 그 외에는 정보가 없기 때문에 짧게 들어 갈 수밖에 없었다는 사실을 이해하면 좋을 것 같다. 한 가지 아쉬움이 있다면 소사사라는 이름을 붙였다면, “대사사라는 이름이 또한 읽을 것이라고 독자들이 유추해 볼 수 있을 텐데, 그렇게 분류한 이유에 대해서 간단히 설명해 주었으면 어땠을까 생각해 본다.

 

4. 총평

이 책은 각주를 빼면 약 380페이지의 책으로 짧지는 않은 책이지만, 잠깐 앉아서 보면 1-2시간이면 충분히 볼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그 만큼 쉽게 그리고 잘 읽히도록 쓰인 책이다. 꼭 신학을 공부하는 분들이 아니더라도, 사사기에 대해서 관심이 있었던 분들이라면 한 번쯤 읽으면 신앙적으로 참 도움을 줄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에서 무엇인가 얻어내야겠다는 생각보다, 편안하게 사사기를 접해본다고 생각해야 좋은 책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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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언의 의 개념 연구 - 신학적·윤리학적·비교문화적 고찰 한국 구약학 시리즈 2
유선명 지음 / 새물결플러스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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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우리 나라 기독교에 없어서는 안되는 새물결플러스 출판사를 통해 이 책을 서평하게 되어 감사를 드린다.

아모스와 잠언의 "수잠언"을 비교하면서 지혜 문학에 조금씩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데, 그 중에서도 많은 연구는 되었겠지만, 잘 알려져 있지 않았던 ""에 대한 개념을 잘 정리한 책을 접하게 되었다.

간단하게 책을 서평하며, 나의 생각을 적어보고자 한다.

 

1. 책의 구성

이 책의 제목만 보아도 한 편의 논문일 것 같다는 예상은 누구나 할 것 같다. 이 책은 저자의 박사 논문으로 출판된 이 전의 책을 수정 보완하여 출간되었다. 그래서 목차 및 제목 그리고 형식에 있어서 논문의 형식을 따라가고 있다. 논문의 형식이기 때문에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목차만 봐도 정확히 알 수 있지 않나 생각해 본다.

 

2. 책의 내용 서평

모든 논문이 서론을 가장 늦게 쓴다. 그 이유는 본론과 결론에서 서술된 방식이 서론에서 제시된 내용들을 벗어나면 안되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저자도 잘 정리된 서론의 느낌을 받는다. 각 장에서 무엇을 설명하고 있으며, 어떤 방법으로 서술해 갈 것인지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연구를 하게 된 세 가지의 계기를 밝히는 데 그 이유가 모두가 공감하는 바이다. 그 중에서도 저자는 예언서에 포진해 있는 "사회 정의"에 그 동안의 ""개념이 갇혀 있었다는 생각을 한다. 그렇다면 ""는 분명 어떤 실천을 담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예언서라는 한계를 넘어 지혜 문학에서 나타난 ""라는 그 단어 자체가 가지고 있는 개념이 무엇인지 세 가지의 방법으로 서술하고 싶어 한다. 그것은 책의 부제처럼 "신학적, 윤리적, 비교문학적"이다. 목차는 다양할지라도 딱 이 방법으로 지혜 문학의 "" 개념을 서술하고 싶은 것이다.

 

2장에서 성서학적인 내용의 설명을 위해 규범 중심과 관계 중심 이론으로 설명한다. 이 장에서 가장 좋은 점은 두 가지를 꼽을 수 있다. 아무래도 범위가 성서라서 그렇거 같기는 하지만, 이론을 설명하기 위한 적절한 예화들이 잘 들어가 있다. 그래서 문장을 읽는 데 전혀 어렵지 않다. 그리고 이론들에 대해 주장하는 학자들의 의견과 그 한계점을 잘 요약해 주고 있는 것도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3장에서 잠언에서는 의인을 어떻게 설명하는 지 서술하기 위해 앞서 서론에서 잠시 언급한 ""라는 단어와 연관된 명사형 "쩨데크""쩨다카"를 사용하지 않고, 형용사에 가까운 "짜디크"를 사용하여 "" 개념을 찾고자 하는 지 그 이유를 밝힌다. 가장 큰 이유는 "빈도" 때문이다. 그리고 서론에서 "쩨데크""쩨다카"에 대한 의미 비교를 간단하게 해 놓았다는 사실은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그러나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저자가 던진 질문인 "잠언에서 표현하는 의인과 현실에서의 부딪힘"에서 나타나는 "낙관주의"에 대한 것을 속시원하게 답해주지 않고 지나간다. 그렇다면 질문을 안던지는 게 더 나았을지도 모른다. 나 같은 독자는 그 문장을 읽으며 해결을 기대했었기 때문이다.

 

4장은 질문이 장의 제목이다. "의인은 어떻게 만들어 지는가?" 이 장은 제목만 보아도 서술하고 싶어 하는 내용은 질문에 대한 답일 것이다. 그리고 정확히 내용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다. 그런데 정말 아쉬운 것은 다른 장에서는 명확히 결론을 잘 내려주고 있는데, 유독 이 장에서만 본론에서 잘 정리된 답을 결론에서 더 애매하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결론은 본론에서 도출된 내용만 잘 정리했어도 됐을텐데, 왜 이 장만 그랬는지 모르겠다.

 

5장에서 잠언의 평가 담론을 다룬 것은 ""에 대한 개념을 설명하고자 하는 저자의 의도와는 달리 이 장이 개인적으로 가장 좋았던 장이다. 왜냐하면 저자의 말처럼 잠언은 가난과 부를 설명하다보면 분명 어느 것을 우위에 두어야 하는지에 대한 갈등이 생겨날텐데, 그것에 대해서 명확하게 답을 주기 때문이다. 가치 평가의 우선 순위가 무엇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해주는 장이었다.

 

6장에서는 이집트 지혜 문학과의 비교를 통해 저자는 서술한다. 행동 수칙이나 어구, 은유 등에서 일치점을 많이 가지고 있는 이집트 문학의 "아메네모페"와의 비교는 잠언을 연구하는 데 필수적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단순히 "차용"이라는 영역을 넘어서기 위해서도 필요한 부분이다. 당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익숙한 문학은 분명히 있을텐데, 그 작품을 넘어서 "성서""하나님의 말씀"이 우리에게 알려주는 바는 분명히 다른 점이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각 챕터마다 이집트 문학과 잠언을 전부 비교하지는 못하는 아쉬움을 가지고 있었으나, 결론부에 다다라서 궁극적인 차이점을 잘 비교해 주면서 그 단점을 보완한 것 같다.

 

7장에서는 시편과의 비교를 통해 서술을 이어간다. 시편은 잠언과 함께 "지혜문학"의 부류에 들어가고, 또한 시편에서도 ""의 개념이 나오기 때문에 성서안에 있는 같은 문학의 비교 또한 너무 중요한 작업이라고 생각된다. 그 부분에서 저자는 효과적으로 비교를 잘 한 것 같다. 그리고 무엇보다 앞서 했던 방법과 비슷하게 성서에서 나타난 구절들을 잘 비교/대조하여 설명을 해 나갔기 때문에 이해가 아주 쉽다.

 

8장은 결론을 내리는 부분인데, 보통 결론을 읽으면 그 논문의 내용을 이해할 수 있다. 물론 저자는 아주 간단하게 이 논문의 결론을 맺고 있다. 간단해서 너무 좋지만, 간단함 속에 모든 것을 표현하지는 못한 것 같은 아쉬움이 있다. 본론에서 그 내용들을 너무 잘 다뤄주었는데 말이다.

 

3. 전체적인 평

일단, 논문이라고 생가하면 전문가나 그 분야의 전공자들만 읽어야 할 것 같은 부담감이나 오해가 있을 수 있으나, 이 책은 그렇지 않다는 느낌을 받는다. 논문임에도 불구하고 너무 쉽게 잘 서술한 것 같다. 그리고 세부적으로 챕터를 나누고 있고, 그 내용을 서술해 감에 있어서 예시 본문과 학자들의 이야기를 잘 설명하고, 그 한계점에 대해서도 이야기 하고 있기에 독자들이 여러 사람의 의견을 한 번에 들을 수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그리고 각 장 마다 간단하게 정리해 준 결론이 이 책의 장점이다. 다만, 중간 중간 몇 개의 소단락에서는 대표적인? 아니면 선별한? 한 학자의 의견을 서술하고 그 학자의 의견에 한계점까지만 설명하고 저자의 생각이나, 해결점, 또는 대안점 들을 제시하지 않은 부분들이 보여 아쉬움이 있다. 그러나 책의 전체적인 특징에서 ""에 대한 개념 설명을 넘어 "의인"에 대한 이야기를 함께 서술하고 있기에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저자의 말처럼, ""는 어느 한 순간에 보여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삶 전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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