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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포물선이 다른 포물선에게
박정애 지음 / 사계절 / 2017년 5월
평점 :
소설가 박정애가 가족 구성원의 눈으로 바라본 지금, 우리의 자화상
누구나 자기만의 좌표와준선을 가지고 살 권리가 있다
그걸 인정하고 사랑하는 게 우리의 몫일 뿐
이책은 오늘의 한국 사회를 살아가는 지극히 평범하면서도 리얼한 가족 이야기이다. 40대 중반의 맞벌이 부부, 매사에 느리고 뒤처지는
아들내미와 반대로 야무진 딸내미로 구성된 한 중산층 가족의 치열한 삶을 각자의 자리에서 그려낸 이 책은 부모와 자식의 관계에 존재하는 사랑과
책임, 의무라는 이름으로 서로를 짓누르는 건 아닌지, 본질적으로는 독립된 자아로서의 각자 삶을 서로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닌지 생각해보게 한다.
가족이어서 오히려 서로에게 털어놓지 못한 속마음을 담아낸 듯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질 정도로 공감되는 이야기와 날것으로 확 다가오는 편한 문장들은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1980년대 중반에 대한민국 서울시 구로구 오류동에서 여자중학교를 다닌 심춘희라는 포물선과
조정란이라는 포물선은 다시 만날 수 있을까 또 하나의 접점이
인생의 어디쯤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까
조정란은 평범한 국어교사가 되었다 춘희는 춘희의 초점과 춘희의 준선을 가지고 잘 살고 있을 것이다
내초점과 내 준선에서 같은 거리에 있는 점
현재의 내 좌표가 가리키는 말
한 그리움이 다른 그리움에게 ,한 슬픔이 다른 슬픔에게, 한 포물선이 다른 포물선에게 하는 말
<한 그리움이 다른 그리움에게>
어느날 당신과 내가 날과 씨로 만나서
하나의 꿈을 엮을 수만 있다면
우리들의 꿈이 만나 한 폭의 비단이 된다면
나는 기다리리, 추운 길목에서 오랜 침묵과 외로움 끝에
한 슬픔이 다른 슬픔에게 손을 주고 한 그리움이 다른 그리움의
그윽한 눈을 들여댜볼 때
어느 겨울인들
우리들의 사랑을 춥게 하리
외롭고 긴 기다림 끝에
어느날 당신과 내가 만나
하나의 꿈을 엮을 수만 있다면
꿈, 이시에 꿈에 관한 새로운 정의를 읽는다
꿈이란 특정 직업의 이름도 아니고 먹고 사는 방법도 아니다
어른들이 입만 열면 말하는 꿈하고는 다른 것이다
한 슬픔이 다른 슬픔과 만나, 한그리움이 다른 그리움과 만나
그냥 쉽게 만나는것도 아니고 외롭고 긴 기다림끝에 만나 서로의 체온으로 곱은 손 풍어주며 엮어 가는 한폭의 비단 같은 것
학교폭력의 심각성을 느껴본다
이런 문제로 누가 가해자인지 피해자인지를 정확히 가려내지 못하고 피해자가 가해자가 되어버리는것이 현실이지 않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조정란의 좌표는 어디인가
진작부터 일그러진 포물선,초점도 잃고 준선도 놓쳐버린 좌표 아이 양육도 일도 꿈도 삶도 모두 갈피를 못 잡고 가리산지리산 갸웃거리는
형국
정말 이책은 읽어봐야할 책이다
읽고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