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약국
니나 게오르게 지음, 김인순 옮김 / 박하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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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초토화된 가슴들이 모여드는 곳 

페르뒤 씨는 27번지 사람들에게 각별한 애정을 품고 있었다

그들이 잘 지내는 것을 보면 마음이 편해졌다

그리고 이웃들이 잘 지내도록 자신이 눈에 띄지 않게 나름대로 애썼다

그러기엔 책들이 큰 도움이 되었다

그는 늘 밑그림처럼 뒤에서 움직였고 그앞에는 다른 이들의 삶이 전재되었다

일요일마다 봄므 부인이 참석하는 미망인 클럽 회원들이 야한 이야기의 책을 읽으며 수줍은 소녀들처럼 킥킥웃는 소리도 듣게 되는데 그 책들 또한 페르뒤 씨가 봄므 부인의 빈정대는 친척들 모르게 그녕에게 건네준 것이었다

책을 손에서 놓지 않고 천천히 읽고 책을 읽는 틈틈이 푹  쉴 수 있도록

손님은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자신때문에 지난 세월 때문에 하지만 그러고 나면 마음이 편해질 거라는 것

손님을 소중하게 대하지 않아서 죽을 것 같은 기분이 들어도 지금 죽을 필요가 없다는 걸 알게 될 것이며 자신을 다시 좋아하게 될 것 이다

자신을 추하고 멍청하다고 생각하지 않게 될 것이다

페르뒤 씨는 설명하기 어렵지만 실제로 존재하는 고통들을 덜어주기 위해 배를 한 척 샀다

그 배는 원래 룰루라는 이름의 화물선이었다

그는 배를 직접 개조해서 규정하기 어려운 무수히 많은 영혼의 병을 치유할 수 있는 유일한 약인 책으로 채웠다

책은 의사만은 아니고 삶의 다정한 동반자인 소설이 있다

따귀를 갈기는 소설도 있고 기분이 울적한 가을날 따뜻하게 목욕수건을 둘러주는 여자친구 같은 소설도 있다

소설은,,,장밋빛 솜사탕

3초 동안 머릿속을 짜릿하게 하다가 멍한 행복감을 남기고 마치 빠르게 지나가는 열렬한 정사와도 같다

책의 내용에 따라 표현을 너무 잘해 두었다

책은 인생을 시작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인생의 중반에 이른사람들을 위한 책

꿈에 대한 책들,죽음에 대한 책들 , 예술가로서의 삶과 사랑에 대한 책들 ,페르뒤 씨는 신비한 서사시, 심연과 추락, 위험과 배신으로 얽힌 옛이야기들을 안나에게 대령했다

안나는 금세 책 더미에 둘러싸였다

페르뒤 씨는 안나가 둥지에 있는 새처럼 편안하게 느끼고 책들이 선사하는 무한한 힘을 깨닫길 바랐다

책은 항상 충분할 것이다

책은 읽는 사람을 언제까지나 사랑할 것이다

책은 예측불가능한 모든 것 속에서 믿고 의지할 수 있는 것이다

삶에서,,,

사랑에서 ,,,

죽음에서도,,,

한권의 종이 책으로 인해 우리에게 다가오는 것은 모두가 다르다

 나의 지치고 힘든 상황속에서도 이 한권의 종이책이 엄청난 힘이 되고

또 나를 일으켜 세워도 주고

도전할 수 있는 힘도 준다

이속에 나오는 많은 책들의 다 읽고 싶어진다

종이 약국에서 엄청난 양의 책들의 처방을 받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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