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우동, 사랑으로 죽다 김별아 조선 여인 3부작
김별아 지음 / 해냄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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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관대작의 딸로 태어나 왕실의 며느리로 살았으나 한낱 허무할 뿐인 자신을 되찾기 위해 방황한 여인

세상이 허락한 만큼만 살기에 삶은 너무나 짧다

조선을 발칵 뒤지은 충격적 스캔들

황실의 여인에서 음녀와 탕녀의 대명사로 전락한 어우동

앙설임이기엔 너무 짧고 설렘이기엔 너무 얕고 두려움이기엔 너무  가볍고 욕정이기엔 너무 깊은 침묵

죽으면 썩어질 육신을 헛되이 페하지 마시고 한바탕 신명나게 놀아보라는 장미의 꾐질에 그녀는 고개를 끄덕하고 길고 짙은 한숨이 새어나고 돌이킬 수 없는 탈주의 시작이 된다

어디 조선시대뿐 이였을까

사랑이라고 표현을 하지만 결국 여자들을 노이개로 삼아 남성들이 숨어 표출되는 모습들

특별히 조선시대 숨어 표출되지 못하고 숨어숨어 이뤄진 스캔들

비밀은 비밀을 낳고 불안은 불안을 낳고 숨은 여인은 또 다른 숨은 여인으로 위험은 위험으로 이어졌다

그럼에도 아무것도 낌새채지 못하고 지나가버린다

그녀가 살아 있을때 그랬던 것처럼

그녀가 사라진 후에도 세상은 변하지 않았다

지금도 보면 조선시대와 다를 게 무엇있으랴

어우동, 혹은 어을우동은 우리 역사에서 가장 위험한 상징이자 뜨거운 낙인 중의 하나

조선왕조실록에 그 선명한 이름을 남긴 그녀는 16명 간부들과 함께 희대미문의 음녀이자 탕녀로 기록되어 기억되어왔다

그녀는 상처받은 아이였다

사랑 받은 적이 없기에 사랑할 줄 모르는 한없이 외로운 아이 였다

또한 세상을 믿지 못하는 뿌리 깊은 불신자로서 혐오와 환멸에서 벗어나기 위해 자해와 자멸조차 두려워하지 않았다

허위와 허영과 허상에 엿을 먹이는 별종의 여인

존천리 멸인욕을 내세우는 위선의 나라 뒷골목에서 조롱하듯 농탕치는 반항아이기도 했다

사랑의 상대에 있어 왕족에서 노비까지 문신과 무신을 가리지 않고 신분과 지위를 간단히 무시한 평등주의자의 면모도 있는 인간 욕망의 비밀을 캐기에 골몰한 거침없는 탐험가

늑대 같은 야성 힘과 직관과 장난기와 끊임없는 호기심으로 사내들을 사냥한 어우동의 모험은우리가 몰랐던 조선 여성의 또 다른 민낯을 드러냈다

그렇다 독자로서 다시 한번 조선시대를 돌아보며 현시대를 돌아보게 된다

정답도 없는 인생속에서 사랑을 다시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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