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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 와 송사리 하우스
기타하라 리에 지음, 신유희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5년 3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
조용할 틈이 없는 시끌벅적 세어라이프
송사리 하우스로 당신을 초대한다.
이 집은 벽이 얇아 옆방에서 밤낮없이 들려오는 소리에 골치가 아프다. 하지만 인간이란 편리한 존재여서 그 어떤 환경에도 적응하기 마련, 이 집에서 1년쯤 살다보니 얇은 벽에도 완전히 적응해서 어느 새부터인가 서로의 생활소음 따위가 전혀 신경 쓰이지 않게 되었다.
유즈의 방은 유일하게 1층에 있는데 일부러 2층까지 올라와 집합을 요청하는 일은 좀처럼 없다. 어쩐지 묵직한 위화감이 위장 언저리를 짓누른다.

도쿄를 동경하여 도쿄로 나오는 것이 꿈이었다면 뭘 할 수 있는지도 알지 못하고 도쿄로 나오는 것만이 꿈,
그 계기가 무엇이었는지는 알 수 없다.
매일 보게 된 도쿄 타워의 붉은 색에는 곧 익숙해져 버렸다. 화려한 세계에 관심은 있다 휘황찬란한 거리의 네온 불빛을 배경으로 바닥이 빨간 힐을 신고서 경쾌하게 걸어보고 싶었던 것도 같다.

모든 타이밍이 딱딱 맞아떨어졌을 때면 마치 가파른 경사면을 굴러떨어지는 듯 상대에게 굴러떨어진다. 그 타이밍이 상대와 맞으면 그 속도는 더더욱 빠르다.
짧은 대화를 마치고 즉시 나카메구로로 향한다.
복슬복슬한 파마머리에 화이트 머스크 향이 나는 그는 이름이 '마사야'라고 했다. 평소에는 의류 매장에서 일하고 나이는 스물넷, 한가한 시간에 앱으로 라이브 방송을 하는 듯하다.
역시 집을 떠나 사흘씩이나 다른 데서 지내노라면 자연히 피로가 쌓인다. 그곳이 설령 좋아하는 사람의 집일지라도 그렇다. 피로와 함께내 몸에 들러붙은 이제 막 시작된 사랑 특유의 반짝임을 목욕물로 흘려보낸다.
송사리 하우스에서 일본판 청춘시대를 엿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