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하지 않는 사랑이라, 분명 어딘가엔 있을거야
쿠팡플레이 시리즈 원작소설
눈아래 펼쳐진 서울의 조감도는 정밀한 반도체 기판, 마치 집적회로 같은 미래 도시를 연상케 한다. 상상했던 것 이상으로 도시는 훨씬 거대하고 그 중심을 좌우로 흐르는 한강은 에너지를 이동시키는 대동맥 같다.
출국 직전 칸나는 내등에 대고, 그 사람 만날거지, 하고 참고 있던 말을 터뜨렸다. 내 머릿속에 그 사람의 고개 숙인 듯한 얼굴이 되살아난다.
그날 홍이는 새하얀 티셔츠에 트레이닝복을 입고 이노카시라 공원 호숫가를 달리고 있었다. 빛나는 수면보다 하얗고 불어오는 바람보다 빠르게, 멀리 낙엽이 깔린 숲 기슭에서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변하지 않는 사랑이 있다는 걸 믿어?'
연신 내리는 빗속에서 홍이와 나는 우산 속에 갇혀 이야기를 나누었다.
'변하지 않는 사랑이라,,,어려운 걸. 하지만 분명 어딘가엔 있을거야' 홍이는 이노카시라 공원 호수면을 바라보며 어딘가에? 그게 어딜까? 하고 중얼거렸다.
함께 잠시 벚꽃을 바라보마 헤어졌다. 또 만날 수 있겠느냐고 내가 묻자, 홍이는 고개를 크게 끄덕였다.
윤오란 준고를 한국식으로 부른 것이고 나는 반대로 홍이를 일본식으로 불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