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모자 - 서프라이즈 플랩북
제스 스톡햄 그림 / 예림당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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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모자는 누구나 읽어 본 동화일 거에요. 동화에 따라서 어떤 책에서는 늑대가 할머니를 먼저 잡아먹고 나서 빨간 모자까지 잡아먹으려고 기다리는 것도 있지만, 이 책에서는 그렇게 잔인한 내용 대신 할머니를 벽장에 숨겨두고 빨간 모자를 기다리는, 약간은 덜 무서운 내용으로 되어 있어요.


빨간 모자가 심부름을 가기 전부터 숲에서 기다리던 늑대는, 빨간 두건이 탐스럽게 익은 사과를 딸 때는 사과나무 안에서 사과를 먹으며 기다리고, 빨간 모자가 숲을 뛰어갈 때는 불쑥 나타나서 행선지를 물어보고, 빨간 모자가 할머니께 드릴 데이지 목걸이를 만들 때는 미리 할머니 댁에 침입해서 할머니로 변장하는 치밀함을 보입니다.


늑대의 잔인함을 부각시키기 위해 무섭게 그리는 대신 이 책의 늑대는 항상 웃고 있는 듯한 눈과 입, 듬성듬성 보이는 이빨, 둥글둥글한 배 등 착한 인상을 가졌고, 빨간 두건을 잡아먹으려는 순간에도 포크와 나이프를 들고 있고, 나무꾼 윌 아저씨의 도끼만 보고도 기절하는 등 순진해요.


그림은 둥글둥글 예뻐요. 각 페이지마다 1~2개의 플랩이 있고, 접착면이 넓어서 튼튼하네요. 할머니로 분장한 늑대와 빨간 모자가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면서부터 배경의 색이 노란색에서 빨간색으로 점점 짙어지는 것으로 위험한 분위기가 고조되지만, 할머니와 빨간 두건이 무사히 구조되고 셋이서 바구니에 든 음식을 먹으며 “병이 다 나았는걸” 하는 할머니의 말씀으로 파티 분위기로 이야기는 끝이 납니다. 밧줄에 묶인 채 벽장에 갇힌 할머니를 도와준 생쥐도 치즈 한 쪽을 얻어먹고, 세상에나, 벽장에 갇힌 늑대까지도 잘 익은 사과를 하나 먹고 있네요.


끝이 좋으면 그 책에 대한 기억이 좋게 간직되듯 이 책은 마지막 장을 덮을 때 마음이 따뜻해지는 그런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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