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궁금한 우리말 100가지 1
조항범 지음 / 예담 / 2004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우리말은 근래에까지 쓰이던 한자어에다, 개항 이후 들어온 일본어와 한국전쟁 이후의 영어와 외국어 등 다양한 언어들이 혼합되고 지방마다 특색있는 사투리가 사용되면서 참 어려운 말이 되었다.

말은 당시의 사회상을 반영하기도 하고 많은 사람들이 쓰면 그게 표준어가 되는 등 항상 바뀔 수 있는 생물과 같다. 그러므로 현재의 우리말들 중에서 그 뜻이 궁금한 낱말 또는 구절의 어원을 거슬러 올라가는 것은 강의 발원지를 찾는 것에 비유할 수 있고, 언어 뿐만 아니라 사회, 역사까지 반영하고 있는 화석과 같다. 


 <정말 궁금한 우리말 100가지>는 총 2권으로 각각 50가지의 낱말이나 구절을 싣고 있다. '들어가는 말'에 보면 인터넷 정보 사이트에 제공된 어원 정보를 점검하는 하나의 장치로 시도된 내용들이라고 한다. 10대에서 50대까지의 네티즌에게 설문조사를 실시하여 특별히 관심을 갖고 있는 단어나 관용 표현의 어원과 유래를 확인하고, 그 결과에 따라 선정된 것이 바로 이 책들에 실린 100개이다.

이들에 대한 어원 분석은 기존의 어원설도 포함되지만 새로운 해석을 꾀하도록 노력하였으니, 국어국문학을 전공한 문학박사이며 국어국문학과 교수로 재직중인 조항범 님이 우리말의 어원에 관해 깊은 연구를 해온 덕분이겠다. 이 책에서는 어렵지 않게 이야기가 전개된다.

 국어시간에 배웠던 순경음, 연음법칙, 역행동화, 순행동화, 구개음화 등 다양하게 말을 바꾸는 법칙들 때문에 말이 바뀐 경우도 있고, '을씨년스럽다'처럼 1905년의 을사조약이라는 역사적 사실에서 비롯한 경우도 있고, 척지다, 경치다처럼 예전의 사회 제도에서 유래한 경우도 있다. 그 어원을 확실하게 찾아내지 못한 경우도 꽤 많은데, 글로 남겨진 참고 문헌이 그리 많지 않아서인 듯해서 아쉽다.
'도루묵'은 임진왜란때 선조가 피난가서 맛있게 먹은 생선을 전쟁 후에 다시 찾았더니 그 맛이 예전같지 않았다는 데서 붙여졌다고 널리 알려졌으나 전혀 근거없는 이야기임이 밝혀졌고, '어처구니'도 맷돌의 손잡이로 보기 어렵다고 한다. '미역국을 먹다'는 '시험이나 진급에서 떨어지다'는 뜻이 아니라 '단체가 해산하다, 해산되다'의 뜻이라고 하니, 우리가 우리말에 대해 얼마나 많이 모르는지 새삼 알 수 있었다.
TV 프로그램 중에서 순우리말을 알아맞히는 코너가 있었다. 지금 이 순간을 함께 살아가고 있으나 세대에 따라 쓰이는 말들이 다른 것을 보면 언어의 활발한 변동을 알 수 있다. 되도록이면 고운 우리말을 적절하게 올바로 쓰는 것, 그것이 바로 우리 문화를 아름답게 꽃피우는 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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