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두 개 소설의 첫 만남 33
이희영 지음, 양양 그림 / 창비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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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은 신비하면서도 솔직한 세계라는 생각이 든다. 어떤 것도 숨길 수 없고 또 꿈에서는 꾸며 말하고 행동할 수가 없다. 진실을 있는 그대로 털어놓아야할 것 같은 세계가 꿈이란 생각이 든다. 그래서, 꿈을 통해 자신을 들여볼 수 있는 기회가 생기는 것 같다. 꿈은 무의식의 세계라고 하던데, 그런 무의식을 우리가 흔히 알아보기란 쉽지 않으니까. 꿈을 통해 나의 무의식에 어떤 모습이 있는지 어떤 마음을 여전히 숨기며 살고 있는지를, 꿈은 보여준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니까 꿈은, 나를 드러내는 또 하나의 장치인 셈이기도 한 것이다.

이 아이들이 꿈을 통해 연결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생각해보게 됐다. 분명 이유가 있을 것이고, 그런 연결을 통해 얻고자 하는 결과가 있겠지 싶었다. 그리고, 결국 결과를 얻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에 의해 연결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손'의 정체를 통해 짐작했다. 마치 둘을 소개하고 또 알려주고 싶어 꿈이란 장치를 통해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는 생각. '손'의 존재가 분명 의도하고 있는 바가 분명 있을 수밖에 없다는 추측을 내내 하게 되었던 것. 다만, 그 의도가 무엇이고 또 그 '손'은 누구였을까, 궁금했었다.
속엣말을 다 하고 사는 사람은 없다. 다 할 수도 없기도 하고 또 그런 말을 들어줄 사람도 흔치 않다. 그러다보니 마음을 감추고 꾹꾹 눌러담기만 하며 사는 것일 수 있다. 그리고 그렇게 담아낸 마음은 결코 다시 밖으로 꺼내기 전에는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을, 이 소설을 통해 알게 됐다. 어떤 방식으로든 무언가가 안에 들어오면 쉽게 나가지 않는다는 것. 특히, 사람과의 관계와 그 사람에 대한 감정은 내가 그 감정을 털어내려하지 않는 이상 더욱 나가기 어렵다는 것. 단단하게 얽혀 있어 어느 것으로도 해소될 수 없는 장벽이 되고, 그 장벽 안에 자신을 가두어 더 가득 채운 마음이 된다는 것을 말이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이 사소하고도 별거 아닐 지 모르는, 관심이다. 누군가가 아무렇지도 않게 내뱉은 말 한 마디, 누군가가 내밀어 준 손 하나일 수도 있다. 이 아이들에게는 커피 우유, 그리고 말차 쿠키 하나. 하지만 이건 그저 이들이 마주할 수 있는 핑계를 만들어주었을 뿐, 결국은 이 아이들 각자가 마음의 말을 있는 그대로 솔직히 말했다는 것이 있지 않을까. 결국 그래서 이들은 지금껏 마음 안에만 담고 있었던 감정을 다시 겉으로 드러낼 수 있게 된 것이 아닐까 싶다.

쿠키 두 개. 별 거 아닐 수 있다. 하지만, 한 개가 아니라 두 개가 필요한 이유를 이제야 알았다. 나도, 앞으로는 한 개 말고 두 개. 두 개가 갖고 있는 힘이 있구나 싶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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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사람이 다 있네 작은책마을 60
최도영 지음, 신나라 그림 / 웅진주니어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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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사람이다있네 #최도영 #신나라 #웅진주니어 #작은책마을 #서평단 #서평 #책추천

이렇게 예쁘고 사랑스런 책이 있을까. 옛날 옛날 옛적에, 하면서 할머니 무릎 베고 누워 들어야할 것 같은 달달하고 구수한 이야기가 뚝, 내 앞에 떨어진 듯한 느낌이다. 이 부부가 별 아기를 품에 꼭 안은 것처럼 나도 이 책을 품에 꼭 안고, 정성스럽게 읽어나게 되는 이야기였다.

우선, 별지기 원숭이의 엉뚱하면서도 재밌는 행동들에 웃음이 나온다. 가끔 우리도 일을 하다보면 놓치게 되는 순간이 있기 마련. 별지기 원숭이에게도 그런 일이 생긴 것뿐이다. 그런 일이 벌어졌을 땐? 일을 잘 해결하면 된다. 어쩌면 별지기 원숭이의 일처리가 꼭 나쁘지만은 않았겠다는 생각이 든다. 부부에게는 소원하던 일이 이루어진 것이고, 별 아이에게는 상상도해보지 못한 부모의 사랑을 듬뿍 받는 경험을 하게 된 것이니까. 물론, 그렇지 않은 경우와 비교한다면 더 많은 사건 사고와 고민 속에 놓이게 된 것이기도 하지만, 이것이 비단 별 아기에게 나쁜 경험이기만 하지는 않아 보이니까. 오히려 더 큰 선물을 받고 또 속깊은 생각을 품을 줄 아는 별 아기로 자라게 도와주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본다면, 별지기 원숭이가 사실은 모두를 위한 실수를 해준 것일 수도 있다.
부부에게는 소원하는 바를 이루게 된 큰 행운이고 축복이었다. 하지만, 부모의 마음은 늘 마찬가지인 것 같다. 아기가 나쁜 상황에 놓이게 되면 언제나 부모의 잘못과 부족함을 먼저 탓하게 되니까. 부부의 욕심으로 별 아기에게 괜한 어려움을 만들어준 것은 아닌지, 모든 잘못에 대한 벌을 모두 떠안으려고 하는 생각을 봤을 때도, 결국 자식을 향한 사랑이 내리사랑일 수밖에 없음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든다.
하지만, 별 아기에게 부부와의 시간은 자신이 있어야할 곳에서 벗어나 새로운 경힘을 할 수 있던 시간이 되었을 것이다. 나쁘게만 보지 말고 그 장점이 무엇이었을지를 생각해 본다면, 부부와의 만남은 더 큰 빛을 만들어낼 수 있게 해 주는 자양분이 되었을 것이다. 가만히 자신이 누구인지 무엇인지를, 스스로 터득해서 알아내지 않았다면 오히려 자신에 대해 생각해볼 기회조차 없었을 수 있다. 하지만 별 아기는 자신이 누구인지 무엇 때문에 이곳에 있는지, 왜 하늘을 향한 동경을 품게 되는지 등, 자신의 정체성을 스스로 찾아내고자 하는 고민의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이건, 어떤 아기에게 있어서도 무척 소중한 경험일 것이다. 그런 면에서, 별 아기가 부부에게 온 것 또한 행운이고 축복인 것이다.

우리는 주로 하늘을 향해 소원을 빌게 된다. 특히 밤 하늘을 반짝이는 달님, 별님이 소원을 빌게 되는 대상이 된다. 어둠을 밝게 빛내며, 나의 가장 내밀한 것까지도 모두 다 알고 있을 것 같은 존재. 그래서 바라는 마음을 정성스레 말하면 모두 들어줄 것 같은 소중한 존재. 그런 존재의 따스한 빛이 이렇게 만들어진다는 생각을 하면, 앞으로 더욱 밤하늘을 올려다보며 마음을 담아 말하고 싶어질 것 같다.
앞으로 밤 하늘을 보게 될 때면, 저 하늘 어느 곳에서 반짝이는 별 중 별 아기가 있겠지, 하는 마음이 들 것 같다. 별 아기의 머리, 팔, 다리의 별 모양 그림을 정성스럽게 그리고 될 것 같고, 그러면서 별 아기의 반짝임을 오래도록 기억하게 될 것 같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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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모든 공이 좋아! 도넛문고 12
이민항 지음 / 다른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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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모든공이좋아 #이민항 #다른출판사 #서평단 #서평 #책추천

야구를 좋아하지는 않는다. 즐겨보지도 않는다. 야구에 대해 모르지는 않지만 여러가지 이유로 야구에 대한 관심은 적은 편이다. 만약 야구를 좋아하지 않아서 이 책을 읽을 수 없는 거라고 한다면 진작에 이 책을 읽을 생각도 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을 다 읽은 입장에서 본다면, 이 책은 굳이 야구 이야기라고 하지 않아도 좋겠다는 생각이다. 그저 야구는 거들 뿐, 진짜는 야구하는 아이들의 이야기다. 마치 말장난하는 것처럼 느껴질 수도 있지만, 진짜 이 아이들의 이야기다. 이 아이들이 어떤 마음을 먹고 또 어떤 내일을 꿈꾸는지에 대한 이야기다. 그런 면에서 참, 건강한 이야기다.

희수의 루틴이 재밌기는 했다. 처음에는 대윤이처럼 생각하기도 했다. 하지만 희수의 마음이 무엇인지를 모르지 않기에 희수의 루틴이 그저 웃기기만 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짠하고 안쓰러운 느낌이 들기도. 무언가에 대한 간절함이 어떤 결심과 행동을 만들게 되는지를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으니까, 희수의 행동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여줄 수 있을 것 같았다. 희수에게 있어서 야구는, 그저 하기 위한 것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 반드시 꼭 해야할 수밖에 없는 전부일 테니까 말이다. 그런 마음이 어떻게 사람들에게 비춰질 지에 대한 것조차 제대로 생각하지 못한 채 자신의 일에 전부를 걸고 있는 희수. 그런 희수에게서 마음을 내려놓을 수가 없었다.
그럴 때가 있다. 나에 대한 생각이 너무 무거워 그 외에 다른 것을 차마 함께 생각할 수 없는 순간. 그런 순간은 아무리 다른 이가 곁에 있어도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기도 한다. 어쩌면 희수가 그런 마음이었지 않았을까. 너무도 절실한 마음에 주변 누구도 풀어줄 수 없었을 것이다. 나 하나를 품는 것조차 버거웠을 테니까 말이다. 그러니 어느 것 하나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런 상황에서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는 것 또한 너무도 당연한 일. 그리고 보통은 이런 일이 반복되며 스스로를 자책하거나 또 좌절하게 되는 순서로, 그마저도 갖고 있던 자신감을 서서히 잃게 되는 것이고.
하지만, 희수에게는 대윤이가 있었다. 티격태격하면서도 조금이나마 좋아하는 것을 끝까지 할 수 있도록 돕고 싶은, 순수하고도 정직한 마음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대윤이. 희수에게 있어서 대윤이와의 만남과 조합-보조 배터리-은 다행한 일이었고, 이제 모든 것을 내려놓으려고 포기하려는 순간, 다시 해볼 수 있는 마음을 먹을 수 있도록 자극해 준 고마운 존재이기도 했다. 가만 보면, 친절한 것보다 냉정한 것이 때론 더 나을 때도 있다는 것을, 이 아이들을 보며 알게되기도 했다. 정확하게 현실을 직시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도 때론 무척 중요하고 필요하다는 것을, 대윤이가 희수에게 해주는 여러 조언과 도움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요즘 자주 하게 되는 생각인데, 왜 꼭 이런 시련이나 고민을 통과해야만 다음으로 갈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바로 그거다. 힘든 시기를 지나지 않으면 성장할 수 없는 것처럼, 한번씩은 꼭 힘든 과정을 견디고 버텨 통과해야만 그 다음 단계로 넘어가게 된다. 특히 청소년 시기의 아이들에게 있어서는 이 과정이 꼭 지날 수밖에 없는 통과의례와 같아서 안 거치고는 어른이 될 수가 없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굳이, 이런 과정을 잘 통과해야만 하는 것일까. 안 겪거나 혹은 통과하지 않아도 되는 경우의 수는 왜 없을까. 희수에게도 또 대윤에게도 그리고 그 외 많은 청소년들에게도, 이들 모두에게 이런 과정이 어떤 상처를 만들고 또 그 상처가 아물면서 어떤 또 다른 사건들을 마주하게 될지. 그 마주하는 시간이 너무 깊은 상처를 만들어 그 상처가 오래도록 남지만 않는다면 좋을텐데, 하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여기서 간과할 수 없는 것은, 그럼에도 여전히 변함없이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고 또 어떤 것을 향해 나아가야할 것인가를 놓치지 않는다면 결코 자신의 목표에서 벗어나는 삶을 살지는 않을 것이라는 거다. 희수가 여전히 야구를 할 수 있었던 힘은, 다른 무엇보다도 희수 본인이 자신의 마음을 단단히 붙잡고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누군가에게 의지하려고만 하고 또 자신만의 것을 찾지 못했다면 그 다음의 희수는 기대할 수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희수는, 자신이 무엇을 잃지 말아야 하는지, 그리고 어떤 노력을 이어나가야 하는지를 끊임없이 생각하고 고민하며 놓지 않았다. 그래서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방향을 잃지 않았던 것이다.

고달플 것이다. 쉽지 않을 것이고. 건너야 할 장애가 무척 많을 것이다. 그럴 때마다 계속 새로운 상처가 남을 수 있다. 그럼에도! 희수는 그 다음을 향해 달려나갈 것 같다는 믿음이 있다. 넘어져보았기 때문에 어떻게 일어나면 되는지, 그 방법을 어떻게든 찾을 것이다. 그러니, 그것만으로도 됐다는 생각이 든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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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골동품점
범유진 지음 / 한겨레출판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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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골동품점 #범유진 #한겨레출판 #하니포터 #하니포터10기 #서평단 #서평 #책추천

우선, 재밌다. 무척 재밌다. 하나 하나의 이야기가 넘어갈 때마다, 그 다음이 궁금해 마음이 급해졌다. 깔깔거리며 웃는 그런 재미가 아니라, 슬그머니 파고드는 은근한 재미가 있었다. 유쾌하기도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속 시원하기도 해지는 이야기라고나 할까. 어느 지점을 겨냥한 이야기인지 그 방향을 찾아 따라가다보면 만나게 되는 답들이, 무척 흥미로웠다. 뒤로 갈수록 읽을 수 있는 책장이 줄어드는 게 아쉬울 정도였다.
그러면서도 이야기가 무척 촘촘하게 짜여져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허투루 앞과 뒤를 맞춰놓은 것이 아니라, 철저하게 계산된 이야기의 구조 속에서 각 인물들의 말과 행동이 맞아 떨어져나간다는 느낌이었다. 이런 이야기를 만났을 때 독자는 기분이 좋아진다. 쿵짝이 맞는다는 느낌을 받는다. 각 인물들 간의 관계가 얽혀들면 들수록, 이야기가 절정으로 가면 갈수록 오히려 불안감은 줄어들고 기대감이 더 커졌다. 그 다음 이야기가 어떻게 풀려나갈지에 대한 궁금증과 흥미가 커지면서, 즐거움이 배가 되었다.
그리고 제일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권선징악이었다. 뿌린 대로 거두는 법, 어떤 마음으로 살았느냐가 결국 어떤 결과를 가져오게 되는지를 보여주고, 자신의 잘못은 반드시 다시 자신에게 돌아오게 되어 있다는 것을 이 소설에서 제대로 보여주고 있었다. 특히 다른 사람에게 해를 가하고 그럼에도 악행을 저질렀다는 인식조차 없는 이들에 대한 징악이 이 소설에서 보였다. 우리 고전소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주제의식을 현대적 감각으로 다시 이야기하고 있다는 느낌이었다. 그래서였을 것이다, 이 소설을 읽으며 통쾌함이 느껴졌던 이유. 분명 잘못하고 있다는 걸 알지만 어떤 방법으로 그들의 잘못을 알려줄 수 있을까, 그리고 그것이 잘못이라는 것을 알게 해줄 수 있을까, 억울하고 속상하고 화가 나기도 하는데, 그런 모든 것을 한순간에 풀어주는 듯한 느낌이 들었으니까. 이것이 이 소설이 갖고 있는 가장 큰 매력이었다.

물건에는 그 물건을 사용했던 사람의 기운이 깃든다고 생각한다. 특히 오래될수록 더욱 간절하게 그 기운이 남게 되는 건 당연할 것이다. 누군가가 소중하게 사용하고 간직했던 물건, 그리고 그런 물건을 통해 많은 시간과 기억이 쌓이게 된다면, 그런 물건을 통해 말하고 싶은 혹은 풀어내고 싶은 이야기가 담길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리고, 그런 이야기를 들어줄 수 있는 누군가가 있어야 할 듯. 호미가 그런 역할을 해 주고 있는 것이다. 청소라고 하지만 정화의 느낌이었다. 깨끗하게 만들어주는 것. 우리가 한바탕 울어 눈물을 흘린 후 속이 시원해지는 감정 정화가 이루어지는 것처럼, 물건에 깃든 이야기를 풀어내고 정화하여 청소가 이루어지고 나면 여러 가지 이유로 힘들고 아팠던 감정들이 말끔해질 수 있는 것. 그리고 그런 감정이 다른 누군가를 향해 또다시 악한 기운을 만들어내지 않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 이것이 호미가 하고 있는 중요한 역할이었다.
호미의 역할이 신의 영역 안에 들어있다는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지극히 인간의 영역 안에 있다는 생각이 든다. 영험하다고 하는 물건을 통해 벌을 주려는 것이라고 보단 그 물건을 통해 사람들에게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 것인가를 보여주기만 할 뿐이라는 것. 가만히 보면 이유요가 하고 있는 것은 그저, 그 물건들이 다니는 길을 따라 가만히 지켜보며 그 물건의 이야기를 사람들에게 전달만 해주고 있을 뿐이다. 그 이상을 관여하지도 또 직접 힘을 행하지도 않는다. 가만히 이야기를 전해주며 또 그 사람과 물건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일. 어쩌면 들어줄 수 있는 힘이 강하기 때문에 이 호랑골동품점을 이끌어나갈 수 있을 지도 모른다. 개인적으로, 호랑골동품점이 보여도 들어가보게 되지는 않을 것 같다. 각 물건들 하나하나에 깃든 이야기를 내가 다 감당할 자신이 없다. 호미이기 때문에 이 모든 이야기를 다 품고 지낼 수 있는 것일 듯.

주변을 둘러보게 된다. 무수히 많은 물건들이 나에게도 있다. 그리고 그 물건 하나하나를 주의깊게 들여다보며 생각한다. 이 각 물건들에도 혹시 나의 이야기가 담기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렇다면 이 물건들을 소중하게 여기고 이 물건들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또 보듬어주어야하지 않을까. 그리고, 이 물건들에 담길 나의 이야기가 무엇이 될 지는 나에게 달려 있다. 그러니 나 또한 나의 마음과 행실을 바르게 해야겠다. 앞으로 어떤 물건이 또 나에게 오게 될 지도 모를 일이기도 하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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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클 (반양장) - 제18회 창비청소년문학상 수상작 창비청소년문학 134
최현진 지음 / 창비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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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클 #최현진 #창비 #가제본서평단 #서평 #책추천

언젠가 이런 생각을 한 적이 있다. 왜 누구나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 위해서는 시행착오라는 것을 해야 하는 걸까. 왜 고난과 위기의 순간을 반드시 넘어야만 그 다음으로 향할 수 있는 것일까. 이런 힘든 시기를 겪지 않고도 순조롭게 그 다음을 꿈꿀 수는 없는 걸까. 아픈 다음에야 그 아픔을 극복할 수 있는 힘이 만들어지는 이유가 무엇일까. 특히, 지금의 아이들을 볼 때마다 그런 생각이 자주 들었다. 힘겹게 이 시간들을 참고 견뎌야만 한다는 강박을 안고 살아가고 있는 듯한 아이들. 이런 과정 없이 클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하곤 했었다.

유리가 안고 있던 무게는 무겁기만 했다. 아무렇지 않은 것처럼 겉으로는 티내지 않으려는 건 유리뿐만이 아니었다. 할머니도 엄마나 아빠도, 이미 5년 전부터 늘 무겁게 내리 누르는 무게감을 덜어내지 못하고 빛의 방향도 찾지 못할 만큼 어두운 터널을 걸어가는 기분으로 한기를 참아내고 있었다. 죄책감. 살려내지 못했다는, 보호하지 못했다는, 그리고 나 때문에의 죄의식이 결국 이들 모두에게 힘겨운 시간을 견뎌내라고 강요했던 것이다. 그리고 그런 마음들이 증상으로 나타나게 되고 유리의 눈에 맺히는 눈송이가 되었을 것이다.
어른은 어른이라고 아무렇지 않게 참고 견디는 쪽을 택했다. 물론 그 마음 안에서 어떤 소용돌이가 치고 또 어떤 마음이 차곡차곡 쌓여 곪게 만들었을 지는 짐작할 수 없다. 다만 유리의 마음을 통해 그 상처의 깊이는 무척 컸을 것이라 짐작할 수 있다. 동생 영을 사랑하지만 차마 그 모습을 볼 수 없는 아픔. 겁이 나면서도 슬프기도 하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받아들이기 힘든 이 상황은 스스로 극복해내기에 너무 버거웠을 것이다. 그렇다고 다른 누군가의 도움을 받을 수도 없었다. 이 상황에 있는 모두가 아프고 각자 자신의 상처들이 너무나 컸으니까. 그저 이 시간을 견디는 것. 이 상황을 버티는 것으로 서로의 안부를 대신할 수밖에 없었다.

나는 '배영' 하고 부르는 내 모습을 상상했다. 상상 속에서는 영이 '왜에!' 하며 짜증을 낸다. 상상 속의 영은 아직도 어린 내 동생이다.(64쪽)

바보 배영. 바보라고 하면서도 그런 동생의 행동을 따라하고, 늘 자신의 생각에 동생의 생각을 덧붙이며, 동생의 시간을 자신의 시간과 함께 계산하는 유리야말로 사실은 바보다. 하지만 이런 바보여서 다행이다. 이런 바보였기 때문에 기 시간의 방황에서 결국 다시 어느 길을 찾아가야 하는지를 잘 찾아낼 수 있있으니까.

이 소설을 읽으며 울컥하게 되는 장면들이 있었다. 왜 순간 눈물이 차오를까, 왜 감정이 흔들릴까, 왜 이 부분이 안쓰럽고 속상할까. 별다른 말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그저 감사의 인사를 건네는 정도만으로도, 그저 하늘을 올려다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찡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우리가 건너야 할 삶의 장애물 같은 지점들은 이렇게나 많은 감정들을 만나 쌓이게 만드는 거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순간들을 문득문득 마주하면서 성장하고 커 나갈 수 있는 거구나 싶었다. 결국 우리가 나아가는 삶이란 결국 이런 과정이 쌓여서 그 다음을 준비할 수 있는 단단함을 선물하는 것이구나. 그래서 아픔과 슬픔, 역경이나 시련은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겠구나.

눈의 결정은 하나같이 다른 모양을 지니고 있다. 어느 것 하나 같을 수 없으며 우리의 삶과 인생, 우리의 모습 또한 같은 것은 하나도 없을 것이다. 눈의 결정(結晶)이 결정(決定)되어 내리는 것이 아니듯,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 어느 것도 결정(決定)된 것은 없다. 그저 자신만의 결정(結晶)을 만들어나가면 되는 것일 뿐. 그러니, 이제 알게 된 이상 묵묵히 나아가는 수밖에. 그러다 또 다른 지점을 만나게 될 지라도, 이젠 그런 지점들을 잘 건너갈 수 있게 될 테니, 걱정 없다. 이런 마음으로, 유리와 시온이를, 그리고 엄마와 아빠를, 할머니를, 그리고 우리의 바보 영을 응원한다.

*출판사로부터 가제본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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