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하트 램프 - 2025 부커상 인터내셔널 수상작
바누 무슈타크 지음, 김석희 옮김 / 열림원 / 2026년 1월
평점 :
#하트램프 #바누무슈타크 #김석희 #열림원 #서평
하트 램프. 바누 무슈타크 지음/김석희 옮김. 열림원. 2026.
읽으면서 화가 났다. 그래서인지 속도가 나질 않았다. 한편 한편 읽어나갈 때마다 가슴이 꽉 막히는 느낌이 들었다. 이토록 속이 답답해지는 작품을 오랜만에 읽은 것 같다. 이걸 어떡하면 좋을까. 지인에게 이 책에 대한 이야기를 해줬다. 그 지인의 첫 마디 말은, '소설이 아니라 그냥 인도에 대한 이야기네요.'였다. 한번 더 좌절했다. 그럼 이걸 어떡하면 좋을까.
우리나라를 포함해서 지금의 사회가 썩 평등하다거나 바람직하다거나, 차별이나 폭력이 없는 아름다운 사회라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하지만 어느 정도 사람이 예상하는 바가 있지 않나. 이 정도까지는 그래, 좀 더 노력하며 사회의 인식을 바꿔나가면 조금은 나아지겠지, 하는 아주 작은 희망을 품는 수준이 있다. 아니면 그렇지 못한 사회에 대해 대놓고 속 시원하게 아닌 것은 아니라고 말하는 용기를 갖거나. 그러면 이 정도의 답답함이나 속상함은 덜해질 수 있을 것 같다. 헌데 이 책은 시종일관 마음을 무겁게 내리누르고 있었다. 그러면서 생각했다. 이 사회를 어떻게 해야 하나. 이걸 이렇게 알게 되는 것만으로 충분하다고 하기에는 뭔가 뒷맛이 씁쓸했다.
사회마다 갖고 있는 문화적 특징과 사고방식, 가치관이 다르다. 특히 역사, 종교 등의 이유도 많은 나라들이 각기 다양한 삶의 방식 안에서 그들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 아마 다른 나라에서 우리나라를 바라본다면 어떤 이들은 꽤 많이, 답답함을 느낄 수도 있다. 우리가 그 사회 안에 속해있기 때문에 더 예민하게 느끼지 못하는 것일 수도 있으니까. 하지만, 이 소설 속 사회는 아닌 것 같다. 그냥 외부에서 바라보는 것이라는 이유만으로는 설명이 되지 않는 이야기가 너무 많았다. 특히, 내가 여자여서일 수도 있지만 여자를 대하는 남자, 사회의 인식이 어떤 것인가를 너무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는 생각에, 치가 떨릴 정도였다. 과연 이걸 우린 어떻게 받아들여야할 것인가 말이다. 그냥 남의 나라 이야기로 넘겨도 되느냐는 것이다.
문학에는 보편성과 특수성이라는 것이 있다. 각 나라마다의 독특한 특색 그 이면에는 대부분의 사람이 살아가는 삶의 양식 내에서, 어디에서도 통용되는 보편성이 있기 마련이다. 아무래도 이 소설은 그런 보편성으로 읽어야 할 것 같다.
그래서인지, 이 책을 읽고나서 '해방'이란 단어가 자꾸 떠오른다. 이들이 살아내고 있는 삶 안에서, 그들을 둘러싸고 있는 굴레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의미에서의 '해방'. 이 단어가 계속 연상되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지 싶다. 그리고 이런 해방은 이들만의 문제가 아닐 것이고, 우리 모두가 함께 접근해 해결해 나가야하는 문제가 아닐까 싶다. 남의 나라의 상황에 대해 문제라고 말해도 되나 싶기도 하지만, 사실 문제가 맞기 때문에, 그것도 아주 심각하고 소름돋는 문제이기 때문에, 이 문제에 대한 모두의 집중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이 됐다.
표지 그림이 납득이 갔다. 괜히 한숨을 크게 쉬어보고, 먼산을 보기도 하며 시간을 끌어보지만, 딱히 이 감정이 해소되는 느낌은 없다. 그냥, 이런 감정 상태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이 소설을 받아들이는 나의 최소한의 예의이지 않을까 싶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