앎과 삶 사이에서
조형근 지음 / 한겨레출판 / 2026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앎과삶사이에서 #조형근 #한겨레출판 #하니포터 #하니포터12기

앎과 삶 사이에서. 조형근 지음. 한겨레출판. 2026.

동네 사회학자. 이 말이 참 멋지다는 생각을 했다. 사회학이라고 하면 결국 우리가 사는 세상과 삶에 대해 연구하고 탐구하는 학문이라는 뜻일텐데, 그런 사회 중에서도 '동네'를 연구하는 사회학자라는 뜻으로 읽혔기 때문이다. 마을, 지역 같은 말도 있겠지만, '동네'라는 말을 쓴 것부터가 굉장히 가까운 거리의 사람들과의 사는 이야기를 바탕에 두고 있다는 느낌을 갖게 만들었다. 그래서 친근감까지 느껴졌다. 뭔가 더 끈끈하고 따뜻하다고나 할까.
하지만 책 속의 이야기는 그렇지만은 않았다. 우리 사회의 단면을 날카롭게 조망하고 분명한 관점을 가지고 평가 분석하고 있었다. 가끔 우리 사회를 이렇게 들여다보는 글을 읽다보면 속이 답답하고 또 화가 나고 한다. 왜 이토록 우리 사회는 진화 발전하지 못하고 오히려 퇴화하고 있는 듯한 느낌일까 싶어서다. 아직 성인이 되지 않은 아이의 입에서 벌써 두 번의 탄핵을 경험했다는 말에서, 어른으로서 씁쓸함이 컸다. 정말 웃을 수 없는 이야기인 것이다.
어떨 때는 그래서 이런 이야기에서 도망가고 싶을 때가 있다. 사실인데도 믿고 싶지 않고 오히려 외면하고 싶은 때도 있다. 하지만 그럴수록 읽고 말하고 생각해야 한다고 다그치는 이유 중 하나는, 진짜를 알아야하기 때문이다. 얼마 전 지인과 이야기를 나누다, 요즘 열심히 뉴스를 보며 사람들의 이름을 외우고 있다는 말을 했다. 이유를 물으니 어떤 일이 누군가로부터 어떻게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야 이후에 기억하고 그에 따른 판단을 할 수 있을 것 같아 그런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자신이 알게 된 이야기를 자꾸 주변에 해준다는 것이다. 혼자 알고 있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주변에서도 관심을 갖고 알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얘기를 들으며 덩달아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안다고 다 끝나는 문제일까. 알기만 하면 되는 걸까, 하면 그렇지 않은 것이다. 알고 있는 것이 어떻게 사회에서 힘을 발휘하고 어떤 변화를 이끌어야 할 것인가까지 생각해야 한다. 그 많은 역사적 굴곡 속에서도 끈질기게 광장으로 나가고 함께 구호를 외쳤던 이유, 무엇이 문제이고 또 잘못인지에 대해 끊임없이 외치지 않으면 안 되었던 순간들, 누군가의 억울함과 고통, 안타까운 죽음을 가만히 놔두기만 할 수 없는 그 순간들을 생각하면, 알기만 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고 제목을 다시 보니, 딱 알맞은 제목이었다. 저자뿐만 아니라 우리도 어찌보면 이런 '앎과 삶' 사이에 놓여 있는 것은 아닐까 싶다. 저자가 갖고 있던 고민과 소신이, 자신은 어떤 모습을 지녀야 할 것인가의 고민으로 이어졌을 것이고, 이 고민을 고스란히 제목에 담았을 것이다. 그리고 그런 고민이 있었기에, 동네 사회학자, 어찌보면 실제 사회와 부딪히며 만들어나가는 진짜 사회학의 실천이 가능한 삶을 살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어찌보면 안정적이고 안전한 공간에서의 삶이 가능했을텐데도 그러지 않았다는 것, 그 이후로 오히려 더 바쁘게 진짜 자신이 해야 할 일을 부러 찾아 하고 있다는 것이 저자에 대한 신뢰를 더 갖게 만드는 점이었다. 저자의 생각을 따라가며 지금까지 미처 생각해보니 못했던 지점들을 다시 점검해볼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생각보다 내가 지금껏 알고 있던 것과 판단하고 있던 지점에 오차가 있을 수도 있으니까. 그리고 나의 시선이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도 잘 점검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나의 시선이 자칫 잘못된 방향으로 나가지 않을 수 있도록 조심하면서.

_특별 미션(기억에 남는 문장)
촛불은 미약했다. 하지만 무언가 더 하고 싶게 했다.(72쪽)
차라리 저출생 대책이라는 말이 없어지면 좋겠다. 좋은 정책도 저 프레임에 담기는 순간 그냥 성장을 위한 수단이 된다. 축적을 위한 인간의 욕망을 부추기려는 시도가 된다. 그렇게 세상으로부터 무엄한 대접을 받다 보면 인간 쪽도 대책을 세우기 마련이다.(141쪽)
생각해보니 다세대 쪽 이주민이나 노인들은 바로 옆인데도 단독 쪽으로는 다니지 않았다. 우리 집에는 담이 없지만 우리 동네는 담이 높다. 이렇게 '두 세계'가 있다.(340쪽)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