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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턴 투 네이처 - 삶이 불안할 때 나는 숲으로 갑니다
에마 로에베 지음, 이성아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4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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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면 이 중 어디를 가장 가고 싶을까. 어느 곳에서 나의 삶을 치유할 수 있을까. 어느 공간이 나에게 가장 조용하고 고요한 휴식의 공간이 될 수 있을까. 이 책을 읽으며 곰곰이 생각하게 됐다. 물론, 각 공간이 하나같이 가고싶어지는 이유는 분명 있었다. 하지만 나는 어느정도는 현실적인 사람이니까, 이 중 괜히 꼭 한 곳만을 선택해야만 할 것 같았다. 이것도 내가 떨쳐내지 못하는 강박이겠지만, 어쨌든 만약 이 중 한 곳만 선택하라고 한다면, 바다여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냥 한참을 바다의 한곳만을 넋놓고 바라보고만 있어도 좋겠다는 생각. 이건 분명, 경험에서 만들어진 감각일 것이고, 내가 경험했던 그 느낌을 나 스스로 잊지 못하고 그 공간에 나의 기억을 중첩시키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런 중첩의 기억이 지금 참 좋다. 다시 그 시간과 공간으로 돌아간다고 한다면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을 것 같으니까.
내가 왜 이런 지역에서 사람들이 행복하다고 느끼는지 묻자, 맥커런 교수는 아마도 녹색 공간과 야생 동식물, 청색 공간이 섞여 있기 때문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람들은 녹색과 청색의 혼합에 본능적으로 끌리는 것이다.
영국에서 4,000명이 넘는 참가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다른 조사에서도 사람들은 다른 지형에서보다 해안을 방문했을 때 심신이 한층 더 회복된다고 느낀다는 사실을 알아냈다.(75쪽_'바다와 해안, 행복을 일깨워주는 기억' 중)
맞는 것 같다. 요새 날이 좀 서늘해지면서 녹색, 청색 계열의 옷을 한층 더 입게 되고 또 같은 공간 안에서도 자주 목격하게 된다. 색깔이 주는 영향이 분명 있어 보인다. 또 경험으로, 해안의 어느 한 곳을 가만히 응시하는 것만으로도 마음의 평안이 찾아온다. 이때는 그날의 바람, 냄새, 날씨, 그리고 그 시공간을 아우르고 있는 온갖 작은 감각까지도 모두 깨어나는 느낌이다. 이래서 기억이 참 소중하다.
하지만 나의 휴식과 여유를 매번 바다를 찾아가 해소할 수는 없다. 그렇다면 무슨 방법이 있을까? 이 책에서 힌트를 얻었다.
5~10분이 생긴다면, 1시간이 생긴다면, 더 많은 시간이 생긴다면, 먼 곳에서 느껴보기, 그리고 더 생각해볼 것.
나도 이렇게 생각해 보는 것이다. 꼭 장소가 바뀌지 않아도, 내 눈앞에 그 광경이 펼쳐지는 것이 아니어도, 생각해 보는 것이다. 나에게 이런 시간이 있다면, 느껴보고 생각해볼 수 있는 여유가 주어진다면, 나는 스스로 어떤 여유를 갖고 나를 정돈할 방법을 찾을 것인가에 대해서 말이다. 스스로에게 질문도 던져보고 그 질문의 답을 찾아가며, 나의 마음을 내맘대로 자연에 있는 것처럼 만들어 보는 것이다. 그리고 마음으로 지금까지의 나의 기억과 경험을 충분히 살려 그런 마음을 다시 가져보는 거다.
그리고, 내가 어딘다를 굳이 찾아가지 않아도 내가 살고 있고 내 주변을 감싸고 있는 것들이 모두 자연과 다르지 않음을 인식하는 것이다. 나와 내 공간과 그런 공간의 문제들마저도 모두 내가 해결해야 하는 숙제처럼 끌어안고, 그 숙제를 해결하기 위한 시간에 공을 들이는 것이다. 그럼 마치 그런 공을 들인 시간과 노력의 값진 결과를 얻을 수 있게 될 것이다.
도심의 자연 속에서 휴식할 수 있으려면 도시를 그저 또 다른 형태의 자연경관으로 보아야 한다. 자연의 이야기에서 인간을 제외하는 대신, 우리는 사람이 포함된 자연을 이야기할 필요가 있다.(295쪽_'도시와 시가지, 일상에서 만나는 작은 치유' 중)
우리는 일부러 어딘가를 찾아가 행복, 휴식을 취하기 어렵다. 매일 도심의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며 이리저리 바쁘게 다닐 뿐이다. 바로 그럴 때 딱인 것이다.
<리턴 투 네이처> 제목처럼, 자연으로 돌아가는 여행을 통해 우리가 그동안 잊고 있었던 감각을 되살리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