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선물 - 제1회 책읽는곰 어린이책 공모전 그림책 부문 대상 수상작 그림책이 참 좋아 112
이연 지음 / 책읽는곰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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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곰 바오. 구름들로부터 선물을 받았다. 바로 <하얀 선물>. 그 선물을 받고 바오가 다녀온 북극. 얼마나 가슴 벅차고 떨리는 순간이었을까. 한번도 가보지 못했던 곳을 이렇게 가볼 수 있었다는 것에서 바오에게는 지금껏 느껴보지 못한 감동을 받았을 것이다. 특히 그곳이 북극곰의 북극이니 더욱 그랬을 것이다.
그런 바오를 보며 두 가지 생각이 들었다. 좋았겠다가 그 한 가지라면 다른 하나는 안타깝다. 결국은 북극곰의 이야기니까. 북극곰이 북극에 살지 못하고 더운 남쪽 섬에서 토토 할머니와 살게 된 이유가 뭘까, 하는 궁금증이 생긴 것이다. 북극을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바오의 이야기가 궁금해진 것이다. 토토 할머니와 살게 된 이유를 상상하다보니, 슬픈 이유를 떠올릴 수밖에 없었다. 우리가 예상할 수 있는 이야기(북극의 빙하가 모두 녹아내려 더이상 북극곰이 살 수 없는 곳이 되었다)라면, 우리가 바오를 원래 살아야하는 곳에서 살 수 없도록 만든 원인(인간이 지구의 온도를 계속 상승시키고 뜨겁게 만들어 빙하를 다 녹아내리게 만드는 중)이 될 테니, 마냥 바오의 이야기를 즐거운 마음으로만 바라볼 수는 없는 것이다. 생각이 많아지는 지점이기도 했다.
다행인 건, 토토 할머니의 걱정 속에서 바오는 무럭무럭 참 잘 크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할머니의 눈에도 바오가 안쓰러웠을 것이다. 원래 살았어야 하는 곳에서 어찌보면 원치 않게 쫓겨 밀려온 바오이니 더욱 신경이 쓰이셨을 것이다.

"할머니, 북극을 어떤 곳이에요? 할머니가 그랬잖아요.
내가 북극에서 와서 더위를 많이 탄다고요."

그러니 바오가 북극을 궁금해하는 것 또한 당연한 생각인 것이다. 그런 바오에게 북극을 경험해주고 보여주고 싶은 할머니의 마음이 쌓여, 빙수를 만들게 되고 구름을 부르게 되고, 그래서 바오가 선물을 받을 수 있게 만든 것이다.

"내가 북극에서 왔다는 게 참 좋아. 내가 흰 눈을 닮은 북극곰이라 참 좋아."
바오는 하늘을 올려다보며 생각했어요.
"오늘을 꼭 기억할 거야. 오래오래 기억할 거야."

어쩌면 자신의 정체성의 혼란을 겪게 될 수도 있다. 자신은 왜 이런 낯선 곳에서 생활하고 있는지, 자신이 살던 곳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는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해지고 힘든 방황의 시기를 겪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시기를 바오는 무사히 잘 지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자신이 누구이며 북극의 어떤 곳인지를 알게 되었고, 특히 그런 자신을 스스로 '참 좋아'라고 말할 수 있으니, 이 마음으로 충분히 바오는 흔들리지 않고 더 잘 성장해나갈 수 있을 것이다. 이것만으로도 이 이야기가 값진 이유로 충분하지 않을까.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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