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포인트 웅진책마을 127
이현아 지음, 오묘 그림 / 웅진주니어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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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포인트 #이현아 #오묘 #웅진주니어 #서평

원 포인트. 글 이현아/그림 오묘. 웅진주니어. 2025.

여러 감정과 생각을 불러일으키는 이야기였다. 솔직히 말해, 안 될 것을 알면서도, 질 것을 알면서도 열심히 할 수 있는 마음이 쉽지만은 않다. 어른이 나도 실패를 뻔히 알면서도 달려들어 최선을 다하기는 무척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나 자신을 속이고 싶지 않아 매 순간 최선을 다하는 소진과 그 친구들이 참 멋지다는 생각을 했다. 특히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향해 누구보다도 솔직하게 자신의 감정을 드러낼 줄 아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나는 언제 그런 솔직한 감정을 드러내보았는지, 반성해보기도 했다. 좋아하는 것, 하고싶은 것, 혹은 인정받고 싶은 것들에 주저하지 않고 자신을 있는 그대로 드러낼 줄 안다는 것 또한 쉬운 일이 아닌데 말이다.

중학교 시절이 떠올랐다. 내가 다닌 중학교에 정구부가 있었다. 학교 건물 뒤쪽에 정구장이 있었고, 그곳에서 정구부 아이들이 운동하는 모습을 종종 보곤 했다. 그때도 정구라는 스포츠가 생소했는데 지금도 여전히 생소하고 잘 알려지지 않은 중목이구나 싶다. 그래도 중학교 때의 기억으로 정구에 대해 낯설게 느껴지지 않는 것에, 이 이야기를 읽으면서 한편으로는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더운 땡볕에도 열심히 운동하던 그 시절 정구부 아이들의 모습이 이 아이들의 모습과 겹쳐지는 듯했다.

"아직 경기 안 끝났어!"(...)
"원 포인트. 원 포인트를 얻을 기회는 남았어."(161쪽)

어떤 일에서든 늘 승리하고 이길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모든 일이 내가 원하는 대로만 되지 않는 것이 사실이고, 또 언제나 내가 숫자 '1'만을 얻으며 살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실패하고 또 지면서, '1'이 아닌 2, 3 혹은 더 낮은 숫자를 받으며 살아야 되는 경우가 더 많다.
어쩌면 이 아이들은 이걸 벌써부터 잘 알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이길 수도 있고 질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그 순간들을 승패에 휘둘리며 임할 수는 없다는 것을. 그래서 더욱 어떤 순간에서든 자기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이 아이들은 이미 잘 알고 있는 것이다.

소년 체전에 나가는 것도, 한유라를 이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소진에게는 더 중요한 게 있었다. 정구를 사랑하는 마음, 그 뜨거운 열정을 지켜 내는 것. 소진은 깨닫지 못했지만 그건 항상 소진의 마음을 채우고 있었다. 열렬한 사랑을 적당히 할 수는 없다. 그건 뜨겁지도 절실하지도 않으니까.(105-106쪽)

결과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과정에서 얼마나 절실했는가가 더 중요한 것이다. 열정을 다 쏟아부어야 지더라도 충분히 그 과정을 즐길 수 있고 자기 자신에게 뿌듯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소진은 이 모든 걸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아이였다. 그래서 매 순간, 어떨 때는 뾰족하고 까칠하고 감정적으로 상대에게 상처를 주기도 했지만, 자기 자신을 속이지 않고 밀어붙일 수 있었던 것이다. 그것이 자신도 설명하기 어려웠던, 정구에 대한 사랑이었던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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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이 편한 곳으로 인생그림책 46
메 지음 / 길벗어린이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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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마음이편한곳으로 #메 #그림책 #길벗어린이 #서평

내 마음이 편한 곳으로. 메 그림책. 길벗어린이. 2025.

이제 나를 위해
울지 않아도 돼요.

이 말이 끌렸다. 이 그림책을 꼭 읽고 싶었던 이유, 꼭 갖고 싶었던 이유는 이 말이 다였다. 이 말을 보는 순간, 이 그림책이 내 마음에 들어와 한참, 오래오래 머물게 될 거라는 것을 진작에 알았다.

죽음. 어떤 경우라도 죽음이 쉬이 이해되거나 받아들여질 수는 없다. 가깝고 멀고를 떠나, 죽음이란 아주 극단적인 방식의 이별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누군가를 이제는 더 이상 볼 수 없다는 것, 만질 수도 그 사람의 숨결을 느낄 수도 없다는 것은 누구에게라도 금방 납득될 수 없는 부류의 이야기이다. 그래서 죽음이란 단어를 떠올리고 내뱉는 순간, 죽음의 감정은 무방비상태에서 훅 몰려오게 된다. 아주 슬프고도 아픈 감정에 휩싸이게 된다. 상상만으로도 눈물이 왈칵 쏟아질 것 같은 기분이 된다.

그런데 이 그림책은 한결같이 너무나도 따스하고 평온하다. 제목마저도 <내 마음이 편한 곳으로>이다. '예상하지 못했지만 오늘 꼭 가야만 하는 초대'를 받은 '로미'의 하루는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너무, 아름다웠다. 이렇게 말해도 되나 싶을 정도로, 아름다웠다. 이 말이 가장 잘 어울린다는 생각을 했다. 다른 많은 감정과 느낌이 많겠지만, 이 그림책을 한 장 한 장 넘기면서 드는 생각은, 그저 로미가 걸어가는 이 길이 참 아름답고, 그 아름다움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 역시 로미이고, 그런 로미의 마지막 길이 아름다울 수 있어서 참 다행이라는 마음이 들었다. 그림책을 읽으며 슬프거나 아프거나 속상해서 눈물이 나올 것 같지는 않았다. 분명, 죽음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지금까지 죽음을 떠올리며 들었던 감정과는 조금 다른 감정을 만들어주고 있었다. 그래서 한편으로는, 이래도 되나 싶기도 할 정도로. 그리고 또 한편으로는, 정말 로미처럼 가벼워진 몸과 마음으로 어쩌면, 정말 편한 곳에 도착하는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죽음을 다른 색깔로도 기억할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 말이다.

지금까지 어쩌면 죽음을, 남은 이들의 입장에서만 생각해봤던 것일 수도 있다. 늘 나는 남는 입장이었으니까. 하지만 이 책의 로미는 떠나는 입장이다. 떠나는 입장에서의 마음이 어떨 지에 대한 생각을 이번 기회에 해보게 된다. 과연 나라면, 내가 곡 가야만 하는 초대를 받았다면 과연, 어떤 마음으로 그 하루를 보내게 될까. 어떤 것을 내려놓고 또 나눠줄 수 있을까, 그런 마음은 어떤 마음이여야 가능할까를 생각하게 된다.
그러면서, 나도 이렇게 아름다웠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져본다. 나의 마지막도 노란색의 따뜻함 가득이었으면 좋겠다.

*출판사로부터 그림책을 선물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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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네 살의 피처링 도넛문고 15
안오일 지음 / 다른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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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네살의피처링 #안오일 #도서출판다른 #서평 #책추천

열네 살의 피러칭. 안오일. 도서출판다른. 2025.
_시로 쓴 소설

'시로 쓴 소설'이란 말이 가장 눈에 띄었다. 시는 시고 소설은 소설인데, 소설을 시로 썼다고? 독특한 발상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곧 흥미로웠다. 시와 소설이 함께일 수 있다는 생각이 한순간 확 마음에 들었다. 나도 써먹어봐야겠단 생각이 살짝 들었다. 재밌겠다 싶었다. 시가 소설이 되려면 시와 소설에 대해 잘 알아야 한다. 둘 다 문학이고 그냥 짧게만 쓰면 시겠지, 하는 가벼운 생각은 안 된다. 원래도 길게 쓰는 것보다 짧게 쓰는 게 더 어려운 법. 하지만 산문은 길게 그 내용을 충분히 서술해줄 수 있어 그 문장들을 통해 보여줄 수 있는 묘미가 있는 것이고, 운문은 짧은 글 안에 얼마나 함축적으로 음악적 요소를 살려 쓸 때 툭 다가오는 감정이 있다. 그런데, 이 둘이 함께 나와야하니 작가는 얼마나 힘들었을까, 싶기도 했다.

지우, 율, 민혁의 세 친구들이 '봄'에서 '다시, 봄'을 맞이하기까지의 과정이 참 순탄하지가 않았다. 대석이까지도. 하지만 이런 때에 늘 다행인 건, 이 아이들이 서로가 서로에게 봄이 되어줄 수 있는 친구일 수 있었다는 데 있다. 참 신기한 건, 봄의 기운을 머금고 있는 아이들은 그런 아이들을 참 잘 알아본다. 율이 민혁이가 신경쓰이는데도 싫지 않았던 것, 민혁이 또한 율과 친구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던 것, 그리고 괜히 이 둘에게 마음이 쏠렸던 지우까지. 이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조화가 이 아이들의 열네 살을 더 이상 힘들게만 하지 않을 수 있는 중요한 요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각자가 안고 있는 아픔이 있다. 시험문제의 답을 찾듯 쉽게 아픔이 해소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하지만 이 아이들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고민을 해소해내기 위해 애쓰고 있다. 각자가 좋아하는 것들을 찾아가면서, 온전히 자신만의 모습을 찾는 것으로 각자의 아픔을 극복하려 하고 있다. 어쩌면 열네 살은 이와 같은 문제를 감당하기 어려운 나이일 수도 있다. 누군가에게 기대어 안전한 길을 택하고 싶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혹은 겁이 나기도 할 것이다. 자신에게 다가온 문제가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크고 또 쉽게 답이 찾아지지 않으면 무섭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소설 속 아이들은 다른 이에게 기대지 않고 도망가지도 않는다. 천천히,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며 앞으로 한 걸음 나아갈 수 있도록 마음을 다잡고 결정을 내린다. 그 모습이 참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맞부딪히기 주저하게 될 수도 있을텐데 용감하게 한 발을 뗄 줄 아는 것이다. 그리고 이 때 필요한 것이 바로, 자신이 가야할 길을 자기 스스로 찾아내는 것. 그래서 이 친구들이 참 대단하고 멋진 것이다.

피처링 featuring. 다른 가수의 노래나 연주가의 연주에 참여하여 일부분을 맡아 도와주는 일.
그래서 이 소설의 제목이 <열네 살의 피처링>이구나 생각했다. 결국, 이 아이들이 자신의 길을 찾고 다시 봄을 맞이할 수 있게 된 것은, 함께 이야기를 들어주고 나아갈 수 있도록 용기를 주는 친구들 덕분이었을 것이다. 또 늘 든든하게 이 아이들을 지켜주려는 할머니, 아빠, 삼촌, 그리고 형이 있었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곁에서 묵묵히 함께해주었던 이들이 존재했기에, 그들 곁에서 중심을 바로 잡을 수 있었을 것이다. 결국 서로가 서로를 보며 방향을 잘 잡아나갈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리고 이건 비단 이 아이들만의 이야기는 아닌 것 같다. 할머니도 아빠도, 이 아이들의 존재로 인해 흔들릴 때마다 다시 바로 세울 수 있는 계기가 되었을 것이다. 서로가 서로에게 피처링을 해주는 중인 것이다.

재밌는 소설을 읽었다. 아니 시를 읽었다고 해야 하나? 다시 이 작품의 갈래를 생각해보건대, 알쏭달쏭이다. 시라고 해야할까, 소설이라고 해야할까. 하지만 뭐가 되었든, 이 아이들을 끝까지 응원해주고싶은 마음 가득이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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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잠에서 깨다 - 일제 강제노동 희생자 유골발굴이 새긴 기억의 공공인류학
정병호 지음 / 푸른숲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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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잠에서깨다 #정병호 #푸른숲 #서평 #책추천

긴 잠에서 깨다. 정병호 글 구술. 푸른숲. 2025.
_일제 강제노동 희생자 유골발굴이 새긴 기억의 공공인류학

우선,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다. 의도하지 않은 우연한 계기에서 이런 일을 할 수 있었다고는 서술하고 있으나, 저자의 삶의 과정을 살펴보면 이건 분명, 저자의 생각과 판단, 그리고 신념이 있었고 또 그 과정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단 생각이 들었다. 자신의 일이 아니고 또 자신에게 꼭 필요한 일이 아니라면 누구든 시간과 힘을 들여 일부러 움직이려 하지 않는다.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저자는 그 일을 했고 힘을 다해 해내기 위해 노력했다. 많은 사람들이 그 과정을 함께 했고, 그러면서 다양한 긍정적 영향과 파장을 만들었다. 그리고 그 영향이 앞으로도 내내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여전히 일본을 향한 강한 역사의식을 이유로 불편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물론 이 책을 읽으면서 그런 역사적 인식이 쉽게 달라지지는 않는다. 과거를 청산, 이란 말을 쓴다고 한다면 난 반대다. 과거는 청산이 되지 않는다, 절대. 청산의 관점으로 접근한다면 그저 문제를 근본적으로 바라보지 못하는 것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그렇다고 앞으로도 내내 불편한 관계를 유지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러지 않기 위해서는, 서로에 대한 이해와 존중, 대화와 소통이 필요할 것이다. 어떻게 보면 너무 당연한 이야기일 수 있다. 사람 간의 관계든 국가 간의 관계든, 관계를 회복하고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 필요한 것은 모두 같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당연하고 필요한 일이 실제로는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래서 문제가 해결되기 어려운 것이다.

오늘날 일본 사회가 여전히 누리고 있다는 문제의식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 인식은 '연루implication' 개념과 연결된다. 일본의 젊은 세대는 과거사에 대해 자신들의 책임은 없다고 주장하지만, 과거에 일어난 범죄 행위의 결과물을 당연하게 받아들여 삶의 기반으로 삼아 누리고 있다. (...) 나는 이런 개념을 바탕으로 젊은 세대가 과거사 문제에 참여하도록 언어화하고 이해시키는 일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57쪽)

과거의 세대가 지나고 그 다음의 젊은 세대의 시대가 왔다고 해서, 과거의 세대가 한 잘못에 대해 아무 책임이 없다고 말할 수는 없는 것이다. 맞다. 문화라는 것은 과거의 경험이 그대로 축적되어 현재를 형성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단순히 과거와 현재를 나누어 구분해 말할 수 없는 것이다. 결국 과거가 현재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이고, 그래서 '연루' 개념으로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말에 동의한다.

유골발굴이 끝나고 일상으로 돌아와서도 이들은 서로에 대한 기대와 호기심으로 인터넷을 통해 일상적으로 교류하게 됐다. 또한 조금씩 자신의 인생 진로를 바꾸기 시작했다. 강제노동 희생자 유골발굴 작업은 새로운 세대 간의 진정한 만남과 서로의 문화 이해를 위한 하나의 문화인류학적 프로그램으로 이어졌다.(90-91쪽)

그래서 어쩌면 더욱, 계속 다시 젊은 세대에게 끊임없이 이런 협력과 교류의 자리를 마련하고 대화, 소통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야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이 의미있게 다가왔던 이유 중 하나는 단순히 유골발굴과 관련한 이야기만을 하고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단순히 이런 과정을 거쳐서 우리나라에 다시 유골이 돌아올 수 있었다는 감상만을 전달하고 있지 않고, 이 과정을 통해 앞으로 어떤 미래를 설계할 필요가 있는가에 대한 지향점을 함께 제시하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우리가 과거와 역사를 이야기한다는 것이 바로 이런 이유이지 않을까 싶었다. 역사는 우리가 살아가는 삶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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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끝줄 관객 - 분더비니 뮤지컬 에세이
분더비니 지음 / 문학수첩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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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끝줄관객 #분더비니 #문학수첩 #서평 #책추천

맨 끝줄 관객. 분더비니. 문학수첩. 2025.
_분더비니 뮤지컬 에세이

뮤지컬, 연극 등 공연에 진심인 사람의 에세이였다. 글을 읽으며 또 한번 느꼈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대해 마음껏 좋아하는 감정을 표현하고, 그 좋아하는 것을 향해 거침없이 행동하고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멋진 일인가, 하고.

좋은 것을 봤을 때 몸으로 감정으로 반응이 나타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가끔은 그런 반응을 부끄러워하고 또 다른 이에게 들키지 않기 위해 속으로 숨기기도 한다. 혼자만 간직하고 싶은 경우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눈치를 보기도 한다. 흔히 덕후, 덕질이란 단어에 대해 사회적으로 썩 좋게 평가하지 않을 때가 있어서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사회적 편견에 휘둘릴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이 세상을 살면서 내가 좋아하는 것에 대해 굳이 누구의 눈치를 보느라 마음껏 표현할 수 없다면, 좀 억울할 것 같기 때문이다. 오히려 좋아하는 것에 진심을 다해 온힘을 쓸 줄 아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그만큰 자신의 진심에 솔직한 것이니 더 좋지 않을까. 그런 의미에서 분더비니는 참 멋진 사람이구나 싶었다. 한편으로 부럽기도 했고.

가끔 연극이나 영화를 혼자 보러 가곤 한다. 누군가와 함께 가는 것이 불편해서라기보단 혼자 내 취향과 느낌에 맞춰 가볍게 다녀오고 싶을 때가 있다. 그럴 때 누구에게 제안하거나 약속하지 않고 혼자 공연을 보고 온다. 다행히도 집 주변으로 그런 문화적 공간이 잘 배치되어 있다. 걸어서도 충분히 다녀올 수 있을 정도, 혹은 잠시 차를 이용하면 금방 닿을 수 있는 곳에 공연장이 있다. 대공연장의 공연도 좋지만 소극장의 공연이 갖는 거리감이 마음에 들 때가 있다. 누구 눈치보지 않고 오롯이 내 감정으로 공연을 감상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 이런 방식의 공연 관람을 선호한다. 그래서 저자의 공연 관람에 대한 자세에 공감이 많이 갔다. 혼자일 때 가질 수 있는 그 조용한 여운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굳이 사람을 마다하는 건 아니다. 그저, 그 순간 공연에 대해 마음이 움직였을 때 그 마음이 사라지기 전 행동하려는 것일 뿐. 누군가와 시간을 맞추고 공연을 정하고 약속을 잡고 또 무언가를 결정해야하고. 이런 수고 없이도 충분히 공연이 나에게 다가올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으니까.

제목이 왜 <맨 끝줄 관객>일까를 생각해봤다. 맨 끝줄. 보통 영화를 볼 때는 맨 끝줄 자리를 예매한다. 연극이나 공연을 볼 때는 최대한 무대 가까운 자리, 앞줄을 예매한다. 물론 이게 쉽지 않은 경우가 많긴 하지만. 하지만 제목이 그런 자리에 대한 이야기는 아닌 것 같아 고민해봤다. 그리고 내린 결론. 아마도, 저자의 책 속 이야기에서도 엿볼 수 있듯, 어느 자리든 마다하지 않고 볼 수만 있다면, 관람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맨 끝줄이어도 좋다는 뜻이지 않을까. 그 공연장 전체를 감싸고 있는 공기와 흐름,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을 향하고 있는 비슷한 마음과 간절한 열정, 그리고 공연 무대가 뿜어내는 그 감동의 기운을 느낄 수 있는 건 어느 자리에서든 가능하니까 말이다. 공연장 안으로 들어서는 것만으로도 그 공연을 함께 할 수 있다는 기쁨의 감정을 충분히 느낄 수 있으니까.

공연을 경험해 본 사람은 안다. 어떤 공연도 나쁜 공연은 없다는 것을. 괜히 이 책을 읽고 오랜만에 공연 예매 사이트를 들어가보고 싶어졌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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