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르주
야스미나 레자 지음, 이세진 옮김 / 뮤진트리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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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하나를 두고 세 친구들 사이에 오고가는
선을 넘을 듯 말 듯 아슬아슬한 직설적인 대화로
'우정'이라는 판타지를 잘근잘근 씹어주던
세련된 블랙코미디 [아트]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기억할 이름, 야스미나 레자.

소설 [세르주]에서는 60대에 접어든
세르주, 장, 나나 - 3남매-의 '우애'가
아우슈비츠를 촉매로 요리조리 난도질 당한다.
태어나기 이전부터 그들을 하나로 묶어주는
'유대인'이라는 정체성과
부모의 사망으로 느슨해진 '가족'의 개념이
가장 엄숙해야 할 장소-아우슈비츠-에서조차
통제불능 상태로 구겨지고 희화화된다.

나이든 현실남매의 우스꽝스럽고도 슬픈 모습을
적나라하게 비꼬는 반면,
진창 속에서도 끊어질 듯 끊어지지 않는 형제의 끈을
조심스레 끄집어 건져올리는 이 작품이
5남매의 막내로 늘 북적이는 형제자매 틈에 자란 내게
그저 남의 얘기로만 보이지 않아
더 깊이 빠져들게 된 것 같다.

심각한 장면에서도 피식 웃음을 터뜨리게 하는
쫀득한 문장들과 촌철살인으로 무장한
야스미나 레자의 다른 작품들도 차근차근 읽어봐야겠다.


※ 뮤진트리( @mujintree )로부터 도서를 무상제공 받았습니다.


#세르주 #야스미나레자 #Serge #YasminaRez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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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예술의 역사 2 : 중세시대 La Edad Media 만화 예술의 역사 2
페드로 시푸엔테스 지음, 강민지 옮김 / 원더박스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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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찬)(도서제공)

원더박스 출판사의 [만화 예술의 역사]는
스페인의 한 중학교 교사가
학생들에게 예술사를 쉽게 전달하고자 만든 책이다.
고대/중세/르네상스 등 시기별로 나뉘어 있는데
그 중에서도 개인적으로 '중세시대'가 가장 궁금했다.
서로마 제국의 멸망, 교회의 부패, 봉건제, 흑사병 등
부정적 이미지로 대표되는
일명 '암흑시대'의 예술은 과연 어떠했을까?

책 속 안내자인 선생님을 따라가다 보면
이스탄불의 성 소피아성당,
베네치아의 산 마르코 대성당,
파리 노트르담 성당 등 수많은 성당을 지나
스페인의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고
안달루시아 지방의 이슬람 양식 건축물까지 둘러보며
유럽 곳곳을 누비는 경험을 할 수 있다.
그 과정에서 중세시대의 예술이 특히
성당, 수도원 등의 종교적 건축물을 통해
크게 발현되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이해를 돕기 위해
반지의 제왕, 해리포터, 스타워즈, 장미의 이름 등
영화나 책으로 익숙한 장면과 인물들이 깨알같이 등장해
읽는 재미를 더한다.

예술가 개개인에 포커스가 맞춰지던 시대가 아닌 까닭에
회화에 할당된 페이지는 적은데,
책 속에 언급된 두 화가 - 얀 반 에이크와
히에로니무스 보스 - 의 작품들은 꼭 검색을 통해
함께 살펴볼 만한 가치가 충분하다.

윌리엄 수사의 안내로
포블레트 수도원 곳곳을 돌아보고,
마르코 폴로를 따라 11세기의 중국 거리를 누비고,
다섯 친구들과 함께 로마네스크 양식을 살피며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까지 순례하는
이 멋진 여정에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은
굉장한 행운이라는 생각이 든다.

중세예술의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싶은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 원더박스로부터 도서를 무상제공받았습니다.


#만화예술의역사 #중세시대 #중세예술 #원더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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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인한 캠프 - 헬러포르스트 2권 : 사라진 영혼들의 캠프파이어 판타스틱 리딩
릭 페터르스 지음, 페데리코 판 룬터 그림, 유동익 외 옮김 / 아울북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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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찬)(도서제공)

[호치포치호텔]에 이은
헬러포르스트 시리즈 2탄 [잔인한 캠프]에서는
'사라진 영혼들의 캠프파이어'라는 부제처럼
각 에피소드의 주인공들이 사라진다.
1편처럼 수사와 추리를 요하는 살인사건이 아니라
주인공들의 의지에 의한 증발사건이라고 해야 하나,
하나 둘 각자가 원하는 기묘하고도 엉뚱한 방식으로
이야기 끝에 어디론가 종적을 감추어버린다.

이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타닥타닥 타오르는 캠프파이어를 바라보며
불멍을 하는 듯한 아련한 느낌과 함께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어가 길을 잃게 되는
낯선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이야기를 즐기는 작가와
그 이야기를 들어주는 청자(독자)간에
끈끈한 연대를 형성해가며
엽기적이고 오싹한 헬러포르스트 시리즈만의
독특한 매력을 발견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네덜란드 아동 심사위원단 선정도서로 뽑힌
헬러포르스트 시리즈의 다음편이 또 기대가 된다.

※ 아울북으로부터 도서를 무상제공받았습니다.


#잔인한캠프 #아울북 #릭페터르스 #페데리코판룬터 #아동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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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밍버드
산드로 베로네시 지음, 김지우 옮김 / 자유의길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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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잠 시즌이라 책과 영화로 소일하는 나날.
산드로 베로네시의 [허밍버드]를 집어든다.
생각해보니 이탈리아 소설은
거의 읽어본 적이 없는 것 같네?!

사랑하는 소녀와의 첫 데이트날
누나가 바다에 몸을 던진다면?
오랫동안 숨겨온 불륜을
아내가 다 알고 있다면?
암투병에 지친 아버지가
이제 그만 보내달라고 애원한다면?
딸이 어느 날 아빠도 모르는 아이를 낳아 온다면?

이탈리아에서 가장 권위있는 문학상인
스트레가상을 수상한 이 작품에서는
한 개인이 감내하기 힘들 정도의
데미지로 똘똘 뭉친 사건들이 끊임없이 터지며,
인물들의 불안정한 심리상태만큼이나
글의 형식도, 시간 배열도 들쑥날쑥 요동친다.

그런 까닭에,
피폐해질 대로 피폐해진 가정의 해체 속에서
추락하지 않도록 끊임없이 날개를 파닥거리며
안간힘을 다해 살아가는 주인공의 모습은
안쓰러움을 넘어
(그가 행한 많은 부도덕에도 불구하고)
숭고함마저 느끼게 한다.

다 읽고 나니 뒤죽박죽 섞여 혼란스러웠던 사건들을
시간의 흐름대로 재배열하며 다시 읽어보고 싶은 마음에
슬며시 앞으로 돌아가 책장을 다시 펴게 된다.

영화화도 되었다는데 찾아봐야겠다.♡

#허밍버드 #산드로베로네시 #스트레가상 #자유의길 #벌새 #TheHummingbi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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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돈키호테 1~2 - 전2권 (살바도르 달리 에디션)
미겔 데 세르반테스 사아베드라 지음, 김충식 옮김 / 문예출판사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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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예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책장에 꽂으면 황금투구와 창 마냥
책등이 금색과 은색으로 빛이 나고,
눕히면 흑백 책표지 속의 D(돈)와 Q(키호테)가
마치 이상과 현실처럼 대비되며,
한 장 한 장을 넘길 때면 책 단면의 검은색이
돈키호테의 슬픈 운명을 예고하는 듯한
문예출판사의 고급스러운 양장본 《돈키호테》.

이 책이 더욱 특별한 것은
초현실주의 화가 살바도르 달리의
팬심 가득한 삽화가 수록된 특별 에디션이란 점이다.
자신이 미치광이와 다른 점은
미치지 않았다는 점 뿐이라던 괴짜 화가 달리에게
세상의 손가락질에 굴하지 않고
영광을 찾아 모험을 떠나는 돈키호테라는 인물은
엄청난 동질감과 매력을 불러 일으켰을 것이 분명하다.
삽화 속에는 돈키호테가 겪는 수많은 모험들이
환상과 뒤섞인 채로 표현되어 있다.
이쯤 되면 돈키호테×달리 조합은
백종원의 완도 다시마와 오뚜기 오동통면의 콜라보만큼이나
환상의 짝짝꿍이 아닌가?!

대학에서 문학/소설 관련 수업을 들으면
항상 빠지지 않고 언급되는 것이 돈키호테였다.
기사의 이야기를 쓰고 있지만
중세 기사도 로맨스 소설을 벗어나
아이러니하게도 그것을 풍자하고
봉건귀족시대에서 벗어나지 못한
스페인 현실을 꼬집으며
꽤나 입체적인 인물들을 창조해낸 까닭에
근대소설의 효시라 불리우는 까닭이다.
(20년도 더 된 내 기억이 틀리지 않다면... ^^;)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구나 다 알고있는 이 유명한 소설을
제대로 책으로 읽어본 건 서른살이 다 되어서였다.
당시 '뮤지컬 돈키호테'에 푹 빠져
(지금은 '뮤지컬 맨오브라만차'로 이름이 바뀌었다)
이 미치광이 기사의 1부터 100까지가,
이런 걸작을 쓴, 이름도 뭔가 근사한
미겔 데 세르반테스가 너무 궁금해졌기 때문에.
그때도 제법 두꺼운 책을
열정 하나로 한 달 정도 걸려 읽어냈던 것 같은데,
어라? 그게 다 읽은 게 아니라 본편(1권 52장)이었네.
이번에 문예출판사 책을 받고 보니
속편 (2권 74장)이 더 있어
서른살 때 읽었던 돈키호테의 딱 두 배인 거라.

과연 이걸 다 읽어낼 수 있을까 두려움이 앞서지만
오랜만에 다시 이 책을 붙잡고
사그라든 옛 열정을 되살리며
돈키호테의 모험과 달리의 삽화들을 곱씹고 싶어진다.


#돈키호테 #살바도르달리 #세르반테스 #돈키호테살바도르달리에디션 #문예출판사 #책스타그램 #DonQuijote #SalvadorDal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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