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겨울잠 시즌이라 책과 영화로 소일하는 나날.산드로 베로네시의 [허밍버드]를 집어든다.생각해보니 이탈리아 소설은 거의 읽어본 적이 없는 것 같네?!사랑하는 소녀와의 첫 데이트날누나가 바다에 몸을 던진다면?오랫동안 숨겨온 불륜을 아내가 다 알고 있다면?암투병에 지친 아버지가 이제 그만 보내달라고 애원한다면?딸이 어느 날 아빠도 모르는 아이를 낳아 온다면?이탈리아에서 가장 권위있는 문학상인 스트레가상을 수상한 이 작품에서는한 개인이 감내하기 힘들 정도의 데미지로 똘똘 뭉친 사건들이 끊임없이 터지며,인물들의 불안정한 심리상태만큼이나글의 형식도, 시간 배열도 들쑥날쑥 요동친다.그런 까닭에,피폐해질 대로 피폐해진 가정의 해체 속에서추락하지 않도록 끊임없이 날개를 파닥거리며안간힘을 다해 살아가는 주인공의 모습은안쓰러움을 넘어(그가 행한 많은 부도덕에도 불구하고)숭고함마저 느끼게 한다.다 읽고 나니 뒤죽박죽 섞여 혼란스러웠던 사건들을시간의 흐름대로 재배열하며 다시 읽어보고 싶은 마음에 슬며시 앞으로 돌아가 책장을 다시 펴게 된다.영화화도 되었다는데 찾아봐야겠다.♡#허밍버드 #산드로베로네시 #스트레가상 #자유의길 #벌새 #TheHummingbi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