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르주
야스미나 레자 지음, 이세진 옮김 / 뮤진트리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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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하나를 두고 세 친구들 사이에 오고가는
선을 넘을 듯 말 듯 아슬아슬한 직설적인 대화로
'우정'이라는 판타지를 잘근잘근 씹어주던
세련된 블랙코미디 [아트]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기억할 이름, 야스미나 레자.

소설 [세르주]에서는 60대에 접어든
세르주, 장, 나나 - 3남매-의 '우애'가
아우슈비츠를 촉매로 요리조리 난도질 당한다.
태어나기 이전부터 그들을 하나로 묶어주는
'유대인'이라는 정체성과
부모의 사망으로 느슨해진 '가족'의 개념이
가장 엄숙해야 할 장소-아우슈비츠-에서조차
통제불능 상태로 구겨지고 희화화된다.

나이든 현실남매의 우스꽝스럽고도 슬픈 모습을
적나라하게 비꼬는 반면,
진창 속에서도 끊어질 듯 끊어지지 않는 형제의 끈을
조심스레 끄집어 건져올리는 이 작품이
5남매의 막내로 늘 북적이는 형제자매 틈에 자란 내게
그저 남의 얘기로만 보이지 않아
더 깊이 빠져들게 된 것 같다.

심각한 장면에서도 피식 웃음을 터뜨리게 하는
쫀득한 문장들과 촌철살인으로 무장한
야스미나 레자의 다른 작품들도 차근차근 읽어봐야겠다.


※ 뮤진트리( @mujintree )로부터 도서를 무상제공 받았습니다.


#세르주 #야스미나레자 #Serge #YasminaRez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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