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하나를 두고 세 친구들 사이에 오고가는선을 넘을 듯 말 듯 아슬아슬한 직설적인 대화로 '우정'이라는 판타지를 잘근잘근 씹어주던 세련된 블랙코미디 [아트]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기억할 이름, 야스미나 레자.소설 [세르주]에서는 60대에 접어든 세르주, 장, 나나 - 3남매-의 '우애'가 아우슈비츠를 촉매로 요리조리 난도질 당한다.태어나기 이전부터 그들을 하나로 묶어주는'유대인'이라는 정체성과 부모의 사망으로 느슨해진 '가족'의 개념이가장 엄숙해야 할 장소-아우슈비츠-에서조차 통제불능 상태로 구겨지고 희화화된다.나이든 현실남매의 우스꽝스럽고도 슬픈 모습을 적나라하게 비꼬는 반면,진창 속에서도 끊어질 듯 끊어지지 않는 형제의 끈을 조심스레 끄집어 건져올리는 이 작품이 5남매의 막내로 늘 북적이는 형제자매 틈에 자란 내게그저 남의 얘기로만 보이지 않아더 깊이 빠져들게 된 것 같다.심각한 장면에서도 피식 웃음을 터뜨리게 하는 쫀득한 문장들과 촌철살인으로 무장한야스미나 레자의 다른 작품들도 차근차근 읽어봐야겠다.※ 뮤진트리( @mujintree )로부터 도서를 무상제공 받았습니다.#세르주 #야스미나레자 #Serge #YasminaRez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