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보다 오늘 더 사랑해 - 김민기가 생각하는 오래 사랑하는 법
김민기 지음 / 팩토리나인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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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보다 오늘 더 사랑해 - 김민기

팩토리나인 (쌤앤파커스)


김민기가 생각하는 오래 사랑하는 법


나는 그녀가 어떤 사람이든 그 모습 자체가 참 예쁘고 좋다.



개그맨과 개그우먼의 만남...이라기 보다는 한 남자와 한 여자의 예쁜 만남을 책 한 권에 담아 놓았다. 정말 꽁냥꽁냥 커플, 사랑꾼 등의 수식어가 왜 붙게 되었는지 알게 해주는 사랑 에세이. 텔레비전을 잘 보는 편이 아니라서 이 커플의 무대나 방송을 본 적이 없다. 그래서 관객에게 얼마나 유쾌함을 전달하는 프로들인지 잘 알지 못하지만 중간에 삽입된 사진들에서 그리고 김민기의 글에서 묻어나는 그들의 인간적인 모습들이 참 예쁘게 다가오더라.


한 남자와 한 여자가 만나 9년이라는 시간을 함께 보내고 결혼을 했다. 오랜 연애가 길다고 느껴지지 않았을만큼 늘 설레고 파릇파릇하다는 그. 하루가 지날 때마다 사랑이 조금씩 식어가는 게 아니라 하루가 지날 때마다 사랑의 깊이가 더 깊어짐을 보여주는 것 같다. 사랑꾼이라는 수식어가 붙었지만 그녀가 싫어하는 행동이나 말도 많이 했었다며, 그런 것을 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다보니 그 모습들이 사랑꾼으로 비춰진 것 같단다. 자신은 사랑꾼이 아닌 '노력꾼'이라고... 그녀를 향한 이런 모습들이 자연스럽게 그의 이미지를 만들어 버린 것 같다. 그냥 술도 좋아하고, 만화책도 좋아하고, 집에 있는 것을 좋아한다고 하면 지금의 '김민기'라는 사람의 이미지와는 조금 다를 테니까^^


김민기의 에세이 '어제보다 오늘 더 사랑해' 속에는 연인들의 귀여운 모습도 담겨 있고, 서로를 생각하고 배려하는 모습도 담겨 있다. 누구나 미소지으며 읽을 수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특히 서로의 장점을 알아봐주고, 서로 응원하는 모습들이 참 예쁘다. 자신도 모르는 장점을 누군가 알아봐준다는 것은 그만큼 늘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다는 것이기에 그보다 더 행복한 일은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함께하기에 서로가 더욱 빛날 그들. 그들의 앞날에 행복이 더 가득하길 바라 본다.


참! '이제부터 내 꿈은 윤화 닮은 딸바보'라는 김민기씨에게 해줄 말이 있다.

그게 그렇게 마음대로 되는 것이 아니라고...!

(내 옆의 그 사람도 그런 꿈을 꾼 적이 잠시 있었지만 현실은 조금 달랐다고... 하지만 그래서 더 행복하다고!)



그 사람이 원하는 모습이 아니면

나도 내가 예뻐 보이지 않고,

괜히 초라해지고, 작아지고….


그렇게 나를 깎는 연애가

행복할 리 없지 않은가.


그녀가 나 때문에 지치거나

자신을 싫어하게 되는 건 바라지 않는다.

그러다 보면 함께 있는 시간 자체가

괴로워지는 순간이 올 거다.


우리가 행복했던 순간 같은 건

하나도 생각이 안 날 만큼.


나는 그녀가 어떤 사람이든

그 모습 자체가 참 예쁘고 좋다.

(p.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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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7
정용준 지음 / 현대문학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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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문학 핀 시리즈 일곱 번째 소설선

유령 - 정용준



당 총재, 현직 국회의원, 청와대 관련 인사 등 12명을 살해한 혐의로 수감된 사형수 474.

그는 현장에서 도망을 치지도 않았고, 저항이나 항소 없이 모든 죄를 시인하고 사형 판결을 받아들였으나 죄의식이나 죄책감은 느끼지 못했다. 그에게는 피해자들에 대한 개인적인 원한도 없었고, 공범도 없었으며 검사 결과 사이코나 잔인한 성향을 갖고 있는 사람도 아니었다. 또 이상한 점이 있었는데 이 사람... 지문도 등록되어 있지 않고 주민등록번호도 없는 서류상 존재하지 않는 사람인 것이었다. 그야말로 '유령'같은 사람... 그의 흔적은 그에게 청부를 한 사람에 의해 남겨진다. 그는 이 사람의 욕망을 대변하기도 하고, 저 사람의 악을 실현하기도 하는 사람이다.


그의 담당 교도관인 윤은 수감자와 직접 엮이지도 무관하지도 않은 거리에서 지켜보는 것을 좋아한다고 한다. 흥미로운 부분을 관찰하는 방관자 같은 역할인가? 그가 본 474번의 교도소 생활은 매우 성실했고, 가끔 거울로 입 안 곳곳을 확인한다거나 작은 상처에도 예민하다는 것 외에는 딱히 눈에 띄는 행동을 하지 않았다. 다만 교화 프로그램은 하려 들지 않았는데 그런 그에게 변화가 찾아왔다. 신해경, 그녀를 만난 후에... 그렇게 흔들리는 것 같던 그는 어느 날 신해경에게 어떤 진실을 듣고 난 뒤 살고 싶다는 의지를 보이기 시작한다. 빨리 사형을 집행해달라고 하던 그는 왜 갑자기 살고 싶어졌을까? 윤은 수감자들과 선을 넘지 않는 곳에서 잘 참고 지켜보는 편이라고 했는데 474번에게 유난히 깊게 개입한 느낌이 든다.

474번의 과거, 신해경의 시선에서의 과거, 474번을 바라보는 윤의 시선. 각자의 시선에서의 이야기가 흥미롭다.

상상도 못할 흉악한 범죄를 어떤 동요도 없이 실행했을 그는 분명 '악한'이라는 단어에 어울리는 인물이다. 그런데 자신이 왜 죽이는 지도 모르고 죽여온 그와 닮은 그의 피붙이를 보자니 그런 성향은 타고 나는 것인가?에 대해 의문을 갖게 한다. 아무도 없이 홀로 남겨졌던 그는 그런 자신의 성향에 대해 의문을 갖지도 못한 채 성장기를 보내지 않았을까... 그래서 그는 죄의식을 갖지 못하는 게 아닐지... 이 474번에 대한 의문이 이렇게 무수히 드는 것을 보니 나도 윤처럼 그에게 호기심이 과했나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어떤 사연, 불우한 과거가 있다고 해서 범죄가 정당화 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윤을 향해 자조적으로 흘리는 그의 이야기, 신해경의 입을 통해 듣는 과거의 이야기들은 자칫 깊은 연민에 빠지게 해 명백한 그의 잘못까지 흐려지게 만들지도 모른다. 나도 474번이 어느새 불쌍하고 안타깝게 여겨지고, 교도고 소장의 비꼬는 어투가 지나치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으니까...

하지만 누구도 그에게 살인자의 길을 강요한 것은 아니지 않은가. 그의 과거로 인해 그의 죄가 정당화 될 수는 없다. 그렇다면 살인자의 피가 흐르는 이들이 모두 살인자가 되었어야 하는 것이니까... 소설 속에서 그는 살고 싶다는 의지를 보이다가도 기분에 따라 통증을 느끼지 못하면서도 고통스러운 척을 하며 가까이 오게 만들어 목을 물어버린다. 마냥 연민만으로 그의 목소리를 들어줄 수가 없는 부분이다.

그의 삶을 돌아다 보면 분명 절로 씁쓸하고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열 둘을 살해한 살인자가 불우한 과거를 가지고 항소해 감형을 받고, 교도소에서 모범수로 지내 또 감형을 받고 출소된다면 어떨까? 수많은 이들을 죽인 사람이 또 다시 사회에 나와 우리의 이웃이 된다면... 깊게 생각해 볼 부분이다.


은하수 강누데 자리 잡은 저 별들. 저게 사수자리야.

반은 사람이고 반은 말인 한 남자가 있었지.

그는 튼튼한 몸을 갖고 있었고 매우 똑똑했으며 활도 잘 쐈단다.

독특한 모습 탓에 멀리서 보면 그는 짐승으로 보였지만 가까이서 보면 아름다운 사람으로 보였어.

그래서 사람들은 그를 두려워하며 동시에 사랑했단다.

그는 강하고 아름답고 심지어 죽지도 않는 위대한 운명을 타고났지만 외로웠어.

항상 사람들에게서 멀리 떨어져 혼자 지내야 했거든. (p.77)


조사관들이 저를 유령이라고 하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맞는 말입니다.

존재를 숨겨야 존재할 수 있는 사람. 그게 나였습니다.

'쁘리즈락', 그곳에서 저를 부르는 명칭입니다.

여기 말로 '유령'이지요. (p.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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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도 5 : 흙 속에는 무엇이 있을까? 호기심 나라 오키도 매거진 5
오키도(OKIDO) 지음, 고정아 옮김 / 문학수첩 리틀북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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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기심 나라 오키도 _ 어린이 과학 & 놀이 매거진

:: 흙 속에는 무엇이 있을까? ::

문학수첩




요즘 초등학생 보면 어린이 과학잡지 구독하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혀니도 정기구독은 아직 안했지만 간혹 구입해주면 엄청 빠져서 읽곤 하는데요.

미취학 아이들이 읽기에는 좋아하는 부분은 잘 읽겠지만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 정보의 범위가 너무 광범위하죠.


그런데 어린 아이들에게도 딱 맞는 과학 매거진을 찾았습니다.

EBS에서 방영중인 <호기심 나라 오키도> 친구들이 등장하는 과학&놀이 매거진인데요.

읽고 놀고 즐길 수 있는 것들이 가득하네요.

 

 

 

 

 

 

 

호기심 나라 오키도는

본책 과학&놀이 매거진과 별책 창의 미술 놀이로 구성되어 있어요.

 

 

 

 

 

 

 

호기심 나라 오키도는 주인공 메시가 등장하는 이야기로 시작되고 있었어요.

우리집 삼형제들이 사실 호기심 나라 오키도를 잘 모르긴 하지만 메시를 되게 좋아하더라고요^^

 

 

 

 

다음 이야기는 왜 손을 씻어야 하는 지에 대하여 짐 잼 줌의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흙을 만진 코코의 손을 빛으로 비추니 세균이 나타났어요!

아이들이 여기서부터 완전 신기하게 바라봤지요.

서로 여기저기 불빛을 비추면서 세균들을 찾았어요.

 

 

 

 

 

 

 

이 외에도 미로찾기, 재미있는 놀이, 주사위 게임, 숨은 그림 찾기,

컬러링 할 수 있는 그림 이야기, 그림으로 채우기, 과학 이야기 등이 가득 실려 있었어요.


전 페이지가 다 다른 소재와 구성을 보이고 있어서

어떤 것들이 있는지 모두 소개했다가는 전 페이지를 다 찍어 올려야 할 것 같아 여기까지만 소개할게요^^

 

 

 

 

 

 

주사위 놀이도 있어서 집에 있던 주사위와 작은 장난감들을 하나씩 챙겨 와서

함께 주사위를 던지기도 했답니다.

 

우리 막내가 제일 먼저 도착하고, 둘째, 첫째 순으로 레이스를 마쳤어요.

막내가 기분이 좋았는지 매일 호기심 나라 오키도와 주사위를 가져오고 있습니다ㅜㅜ

 

 

동물들을 찾아보는 숨은 그림 찾기도 함께 했어요.

워니가 어찌나 잘 찾는지 막내가 결국 눈물을;;;


그래서 바로 창의 미술 놀이 워크북과 색연필을 꺼냈죠!

재빠른 화제 전환은 눈물도 뚝! 그치게 합니다 ㅋㅋ

 

 

 

 

 

 

 

호기심 나라 오키도 _ 별책부록 창의 미술 놀이!


색연필, 싸인펜, 연필, 물감, 색종이 뭐든 좋아요.

꾸미기 할 수 있는 재료라면 어떤 것이든 괜찮겠더라고요.

전 급히 준비하느라 색연필만 꺼내왔지만요;;

 

 

 

 

 

 

종이 한 면을 셋이 함께 채우기도 하고,

종이를 분리해서 각자 하고 싶은 부분을 하기도 했어요.


미취학 어린이들의 경우 단순히 읽는 과학 잡지 보다 이렇게 직접 참여할 수 있는 놀이 매거진이

훨씬 더 호기심을 끌어내고 집중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이상 우리집 다섯 살 막내부터 아홉 살 큰 아이 까지

모두 재미있게 즐겼던 <호기심 나라 오키도 과학&놀이 매거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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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왕이 온다 히가 자매 시리즈
사와무라 이치 지음, 이선희 옮김 / arte(아르테)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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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왕이 온다 - 사와무라 이치 장편소설

아르테 arte




일본 호러소설 <보기왕이 온다>

무려 제22회 일본 호러소설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한 작품인데 겁도 없이 이 소설을 펼쳤다. 평소 스릴러나 추리 소설은 즐겨 읽지만 겁이 많다보니 호러는 경계를 하곤 했는데 왜 이 소설에는 마음이 끌렸을까? 결론부터 꺼내자면 슬그머니 다가와 소름이 쫙 끼치며 몸을 굳어버리게 하는 느낌이 아니라 대놓고 달려들어 물어뜯는 강펀치다. 섬뜩한 공포소설 보다는 대놓고 때리니 내겐 오히려 괜찮았는데 후유증이 없진 않다. 보기왕을 묘사한 부분을 읽고 나니 자꾸 머릿속에 그려진다는...!


보기왕의 등장을 앞두고 잔뜩 긴장한 히데키의 모습을 시작과 동시에 던져주고는 히데키의 어린 시절 외할아버지, 외할머니 댁에서의 오묘한 경험으로 전환된다. 도쿄 뉴타운에 살던 히데키는 오사카 변두리의 외할머니 댁에 가게 되는데 할머니께서 외출하시고 할아버지와 둘이 남아있게 된다. 그 때 문 밖에서 들려오는 소리...

잊고 있던 기억이 다시 떠오른다. 결혼을 해서 아내 가나가 임신을 했다. 그런데 어느 날 회사에서 동료 '다카나시'가 치사씨 일로 히데키를 찾는 손님이 왔다는 이야기를 전해준다. '치사'는 바로 가나의 뱃속에 있는 딸의 이름으로 아직까지 누구에게도 말한 적이 없다. 그런데 치사의 일로 찾아왔다니... 그런데 갑자기 다카나시의 팔이 붉게 물든다. 이튿날 다카나시는 출근했지만 그 다음 날부터 그를 회사에서 다시 볼 수 없었다. 그의 곁에서 벌어지는 기묘한 일... 그리고 계속되는 이상한 메세지... 그는 결국 '보기왕'을 떠올린다.


정체를 알 수 없는 괴물에 시달리다가 민속학과 교수로 재직중인 친구를 통해 오컬트 작가 '노자키 곤'을 소개 받고 그에게 영매사 '히가 마코토'를 소개 받는다. 그렇게 찾아간 그녀에게서 들은 말은 "집에 가셔서 부인과 아이에게 다정하게 대해주세요."였다. 괴물로부터 가족을 지키고 싶었던 히데키는 화가난 채 돌아오는데 그 뒤 집으로 찾아온 노자키와 마코토. 치사가 마코토를 '핑크언니'라고 부르며 따르자 그들은 매주 주말 중 하루는 히데키의 집으로 와서 치사와 놀아준다. 그러던 어느 날 마코토가 그것를 느끼게 되는데...!!


도대체 그것의 정체는 무엇일까?

평소에는 산에 사는데, 가끔 내려와서 사람을 납치해 산으로 데려간다고.

그래서 밤에 잠을 안 자면 "보기왕이 온다", "보기왕이 산으로 데려갈 거야"라고 겁을 주곤 했지.

또한 보기왕은 부모나 형제 목소리를 흉내내서 아이를 산으로 유인한다는 이야기도 들은 적이 있다오. (p.268)

이 내용을 보면 어릴적 들어 보았던 '망태 할아버지' 느낌도 나는데 '보기왕'은 소설 속에서 실제 공격을 가하고 사람들이 순식간에 죽거나 다친다. 그러니까 그냥 속설이나 어떤 트릭이 아니라 사람들에게 물리적인 타격을 입힐 수 있는 진짜 끔찍한 존재인 것이다. 몇 번의 시도, 많은 해를 입은 그들... 그리고 소설의 말미에 다시 들려오는 소리.

"……사오……이, 사, 무아……으응…… 치, 가……리." (p.377)


사실 어찌보면 정당한 방문이 아닐까? 그것의 입장에서는 초대받은 '손님'일지도 모른다. 물론 부른 사람의 의도와는 좀 달랐겠지만 말이다. 사실 후반에 더한 반전이 계속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예상보다는 그다지 반전이 있진 않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맥이 탁 풀리는 결말은 아니니 실망할 필요는 없다.


작가 '사와무라 이치'는 데뷔작으로 어떻게 이런 강렬한 작품을 꺼내 놓은 것인지! 밖에서 바람 소리가 유난히 강하다고 괴물을 떠올릴 것도 아니고, 밖에서 누가 똑똑 문을 두드릴 일도 없겠으나 어두운 밤 보기왕의 얼굴은 불현듯 떠오를 것만 같다. 정말 다행인 점이라면 나는 잘 때 꿈을 꾸는 일이 거의 없다는 것이랄까? 내가 꿈을 잘 꾸는 사람이었다면 매일 밤 꿈에서 보기왕을 마주했을지도;;; 일본에서는 '사와무라 이치'작가의 후속작으로 시리즈가 출간되었다는데 국내에서도 조만간 만나볼 수 있길 바란다.



얼굴에 누리끼리한 것들이 들쑥날쑥 아무렇게나 늘어서 있었다.

어느 것은 날카롭고 어느 것은 구부러지고 어느 것은 길고 어느 것은 짧다.

그것들이 천천히 위아래로 움직였다. 움직임은 서서히 얼굴 전체로 퍼져나갔다.

한 번도 맡은 적이 없는 기이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무엇인가가 미끄덩미끄덩 움직였다. (p.147)


"괴물이나 혼령은 대부분 빈틈으로 들어오죠." (p.202)

"가족 간에 생기는 마음의 빈틈이에요. '골'이라고 하는 편이 맞을지도 모르겠네요. 마음에 골이 있으면 그런 걸 부르게 되거든요." (p.203)


"아아…… 두…… 두고 보…… 열……려 있……다, 뒤쪽이." (p.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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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이혼 2
모모세 시노부 지음, 추지나 옮김, 사카모토 유지 원작 / 박하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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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이혼 - 사카모토 유지

박하



일본 TV에서 방영된 드라마 <최고의 이혼>이 소설로 옮겨져 국내에도 출간되었다. 이는 현재 KBS에서 방영되고 있는 배두나, 차태현 주연의 드라마 최고의 이혼 원작의 소설이기도 하다. 이전에 1권을 가제본으로 받아 보았던 터라 표지가 궁금했는데 주인공들처럼 통통 튀면서도 화사하게 잘 나온 듯.


최고의 이혼 1권에서 미쓰오와 유카, 료와 아카리 두 부부가 법적으로 모두 싱글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혼을 한 부부, 혼인신고를 하지 않은 부부... 게다가 미쓰오와 아카리는 예전에 연인이자 동거를 했던 사이. 내 시선으로는 상당히 불편한 관계로 보이는데 이들은 속마음이 어떨지 모르지만 겉보기엔 잘 어울리는 신기한 사람들이다. 때로는 남자끼리 여자끼리 박자가 맞기도 하고, 때로는 아슬아슬한 분위기도 보여 주었던 1권. 2권에서도 분위기는 이전과 비슷하지만 1권에서부터 이어져 온 묘한 분위기가 짙어지고 격해지고, 이것은 막장이 아닐까 싶을 때까지 나아간다. 자기 감정에 솔직하지도 못하고 심지어 자신의 감정을 명확히 하고 결단을 내리는 이도 없다. 이리저리 끌려 다니는 것은 딱 싫다고 느끼면서도 현실에서는 끌려다니는 경우가 더 많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고... 우리나라 정서와는 조금 다른 면이 있지만 유카의 시할머니인 아이코와 아주버님(?) 도모요가 유카를 대하는 모습을 보면 또 따뜻한 느낌이 든다. 그런 양쪽의 분위기가 어느정도 서로 상쇄가 되어 크게 불편하게 느껴지지 않는 게 아닐까.


결혼과 이혼_

결혼을 결심하는 이유, 관계를 유지하는 근거, 이혼하는 사유는 무엇일까? 소설 속에서 도요묘는 "그런 말 있잖아, 판단력이 부족해서 결혼하고 인내력이 부족해서 이혼한다고. 참고로 재혼은 기억력이 부족해서..."라고 하는데... 정말 그럴까? 마음 먹기 나름이라고, 어떻게 마음을 먹느냐에 따라 달린 것은 아닐지... 그렇지 않다면 손바닥 뒤집듯 결혼이 이혼으로, 이혼이 재혼으로 가는 일은 없지 않을까? 엇갈리기만 하는 네 명의 남녀. 결과적으로 다시 제자리를 찾는 것 같지만 그들의 모습이 당장 크게 달라질 것 같은 분위기는 아니다. 다만 다시 같은 선택 혹은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 서로 노력하며 살아가다 보면 언젠간 지금과 많이 다른 삶이 되겠지. '하마자키'라고 대답을 하게 된 것처럼...^^


그다지 달콤하게 느껴지는 결말은 아니다. 솔직히 그간의 과정을 떠올려 보면 나라면 과연 다시 잘 살 수 있을까 싶기도 하다. 그리고 감정에 충실하지도 반려자에게 충실하지도 않은 인물들에게 화도 좀 났던 것 같다. 불쌍해서, 바보 같아서, 계속 갈팡질팡 하는 모습이 답답해서... 나라면 절대 다시 함께 할 수 없을 것 같다고, 좋아하는 마음 따위 사라져야 정상 아니냐고 하고 싶지만! 막상 친한 친구가 유카의 상황이라면 나는 어떤 마음이 들까? 여전히 좋아하니까, 옆에 있는 편이 더 행복할테니까 함께 가라고 염려하면서도 응원을 하게 되지 않을까? 그런 의미에서 보는 내내 인물들이 돌아가며 답답하고 밉기도 했지만 그들의 앞날을 응원하고 싶다.



"당신을 이상하다고 말했지만 아무래도 누구보다 이상한 건 저인 것 같습니다. 많은 일들을 제대로 조절할 수 없어요. 좋아하는 사람과는 살면서 마음이 맞지 않고, 마음이 맞는 살마은 좋아지지를 않아요. 저는 당신의 말이나 행동에는 하나도 동의할 수 없지만 그래도 좋아해요. 애정과 생활은 언제나 충돌하지만 그건 제가 살아가면서 떠안아야 할 무척 성가신 병입니다." (p.49)

"우리는 10대가 아니에요. 지금의 내가 진짜 나예요. 사람이 변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 빚이랑 마찬가지죠. 월급 안에서 갚아나가야 해요." (p.1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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