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깜장 고양이 짜루 - 겁 많고 소심한 길냥이 짜루의 묘생역전 사계절
고돌댁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3년 9월
평점 :
나는 현재 고양이를 키우지 않는다. 게다가 이 이야기를 이번 양장본 책 전에 접해본 적 또한 없다. 그럼 어쩌다 눈길을 끌게 되었느냐... 라고 한다면 몽글몽글하게 생긴 고양이랑 마냥 따뜻하지만은 않지만 온기어린 스토리가 궁금해져서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작중에 나오는 깜장 고양이 짜루는 까맣다는 이유로 버림받고 거리에서 사람들의 차가운 시선이나 난폭한 행동을 겨우 피해다니며 외롭게 지냈다. 쓸쓸한 나날을 보내다 어느 추운 겨울날 만난 사람과 가족을 맺게 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있는 특성 때문에, 라는 얄팍하고 잔인한 이유로 버림받았다는 사실이 시리도록 마음에 다가오기도 전에 누군가는 그 까만 털을 보며 예쁘다고 칭찬했다. 같은 면을 보고도 다른 걸 느끼는 건 관점이나 생각이 다들 달라서이기 때문에 그걸 가지고 뭐라고 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배척을 할 필요는 없을텐데...
사람마다의 편견과 상처를 딛고 온전한 사랑을 택한 고양이와 사람의 이야기를 읽고있자니 가슴이 찡했다. 항상 같은 자리에 소중한 무언가가 기다리고 있다는 것은 정말이지 따뜻한 감정이 밀려올 수밖에 없는 것 같다. 고양이가 없는 나로서는 그 자리에 고양이가 들어차 있는 감각은 그저 상상할 수밖에 없지만 말이다. 지금 이 시각에도 길거리에서 밤을 가로지르는 고양이들이 많을텐데 그들이 행복했으면, 하고 바라보는 걸로 만족하려고 한다.

살기 어려워지면서 사람들의 마음도 서서히 닫혀지고 심도 깊은 교류를 하기에는 점점 어려워져만 간다. 차가운 세상에 따뜻하고 포근한 이야기를 찾는 사람들이 짜루의 모험기를 통해 잠시나마 온기를 되찾아가는 시간을 보냈으면 좋겠다. 끝이 결국 좋지 않더라도, 다시 희망을 찾아가며, 불완전의 인생 속에 작은 행복을 조금씩이라도 채워넣으면서. 오늘도 내일도 잘 버텨낼 힘을 이곳에서 얻은 것 같아 행복하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