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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오지 않은 날들을 위하여 - 세계적 지성이 전하는 나이듦의 새로운 태도
파스칼 브뤼크네르 지음, 이세진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1년 11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1948년생인 프랑스의 소설가이자 철학자 파스칼 브뤼크네르가 쓴 책이다. 이 책은 '포기, 자리, 루틴, 시간, 욕망, 사랑, 기회, 한계, 죽음, 영원'을 각각 주제로 하여 50세 이후의 중간 시기를 살펴 본다. 세계적 지성으로 손꼽힌다는 저자답게 풍부한 인용과 통찰을 보여주며, 책의 끝에 주가 따로 있어서 참고문헌과 자세한 내용을 더 살펴볼 수 있어 좋았다. 어린 블로거, 인플루언서, 인스타그래머, 유튜버가 세계적 명성과 부를 얻는 세태라던지 미성숙한 어른들의 이야기까지, 우리나라 사람이 쓴 글인가 싶을 정도로 우리나라의 현실과 비슷한 부분이 많아 잘 읽을 수 있었다. 중고생들이 쓰는 말을 알아두되 실제로 쓰는 것은 삼가야 한다는 재미있는 부분도 있다. 과거의 격언이나 'ㅇㅇ세엔 ㅇㅇ을 해야한다'와 같은 이야기들은 수명이 짧았던 시대의 이야기라서 현대엔 맞지 않다는 이야기에서 위안을 받았다.
젊을 때 자유를 위해 도전하고 현실에 안주하지 말라는 이야기가 먼 이야기처럼 느껴지는 나이가 되고나니 비우는 것보다 많아야 안정적으로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다. 비울수록 행복해진다던데 물건이든 역할이든 많아져야 현실에 발을 붙인 느낌이 든다. 나이가 불확실성을 줄인다는 것은 결국 할 수 없는 일이 늘어나기 때문이지 않을까? 삶에 초연해지는 것이 아니라 선택지가 줄어들기 때문인 것 같다. 이 책은 나이가 들어도 욕망은 변하지 않고 그것이 이상한 현상은 아니라고 한다. 사회가 나이 든 사람에게 요구하는 것이 욕구를 참고 절제하는 것이지만, 이런 강요를 거부할 필요가 있다고 한다.
올해 읽은 샤샤 세이건의 책처럼 이 책의 저자도 인생이 가진 유한함의 아름다움과 유한하기 때문에 더 사랑할 수 있고 사랑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불멸의 권태로움에 대해 이야기하며 필멸이 가진 소중함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아직 나는 다른 사람을 사랑하고 포용하기보다 내가 가질 것을 먼저 생각하고 가지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라서 이 책에서 배울점이 많았다. '만족하라'는 말과 '더 원하라'는 말이 양립할 수 없는 말인 것 같다 생각했으나, 이 책을 다 읽고나니 양립할 수 있을 것 같다. 50대 이후의 삶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으나 30대부터 읽어두면 더 좋을 것 같고, 30대, 40대, 50대에 읽는 느낌과 생각이 다 다를 것 같아 다음에 다시 읽을 때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