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망하는 냉장고 - 가전제품회사가 알려주지 않는 냉장고의 진실
KBS <과학카페> 냉장고 제작팀 지음 / 애플북스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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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냉장고 사용하시죠? 원룸에 사는 분은 작은 냉장고를 사용할 것이고, 식구가 많은 집에서는 냉장고만으로는 부족해 김치냉장고도 같이 사용합니다.

그런데 여러분의 냉장고 안은 어떤가요? 깔끔하게 정돈된 냉장고도 있겠지만 각종 냉동식품이나 어쩌면 유통기한이 한참 지난 음식재료, 먹다 남은 반찬으로 가득한 경우도 많을 겁니다.

KBS <과학채널>이라는 프로그램(2012년 종영)에서 다룬 내용을 책으로 펴냈습니다. 냉장고라는 가전제품 하나에서 냉장고의 역사, 음식, 건강, 질병, 과학기술, 경제적인 가치, 현대인의 욕망과 습관까지 참 다양한 이야기를 이끌어 냅니다.

1960년대 순수 우리나라 기술로 만든 냉장고는 120리터였다고 합니다. 요즘엔 일반가정에서도 900리터 전후의 냉장고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제가 어렸을 때는 전기를 아낀다고 겨울엔 냉장고를 켜놓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스마트폰과 더불어 하루 24시간 풀가동되는 살림살이가 되었죠.

이 책에서 재미있는 프로젝트가 나옵니다. 최근 한 케이블 방송에서 연예인의 실제 냉장고를 스튜디오로 가져와 그 재료로 요리를 만드는 프로그램도 있긴 하던데요, 방송을 보진 않아서 정확한 비교를 할 수는 없지만 책에 나오는 프로젝트가 진정한 '리얼'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른바 '냉장고 음식만으로 살아보기 프로젝트'입니다. 사례로 등장하는 집의 냉장고 다 비워보니 유통기한이 4년 지난 소시지, 3년 묵은 사골 국물, 2년 된 동치미까지 나왔다고 하네요. 냉장고에서 나온 음식 종류가 약 150개에 달했고, 세식구가 냉장고에 있던 재료만으로 음식을 만들어 먹는데 40일이 걸렸다고 합니다. 이게 이 가구만의 특수한 사례는 아니라고 봅니다. 음식에 대한 현대인들의 소비행태를 반등하는 사례랄까요? 말 그대로 음식에 대한 욕망을 담아내는 냉장고인거죠.

이에 반하는 여러 가지 움직임도 소개되어 있습니다. 푸드마일, 로컬푸드 운동, 도시가 내버리는 음식을 소비하는 시민운동가인 프리건, <노 임팩트 맨>으로 유명한 환경운동가 콜린 베번 등의 사례를 통해 음식에 대한 대안적 시각을 얻을 수 있고 건강한 먹을거리와 환경에 대해서도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냉장고가 없는 생활은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우리 생활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채우는 것만큼 비우는 것도 중요하겠죠. 냉장고가 정말 우리의 식습관에 좋은 영향만을 주는 도구로 활용될 수 있게 하려면 퇴근 후에 냉장고를 꼼꼼하게 살펴보실 것을 권합니다.

위에서 말씀드린대로 다양한 주제를 담아내다보니 약간 어수선하게 느껴질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그만큼 냉장고 하나에서 파생되는 여러 가지가 우리 삶에서 차지하는 부분이 다양하다는 얘기겠죠. 두껍지 않은 책이니 시간 내서 읽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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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 e inside (지식e DVD 포함) 가슴으로 읽는 우리 시대의 智識 지식e
EBS 지식채널ⓔ 지음 / 북하우스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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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e시리즈는 짧은 이야기 속에서도 항상 긴 여운과 깨달음을 줍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 주변에서 잊혀지거나 주목 받지 못한 소재를 많이 발굴해 더욱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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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모든 인터넷의 역사 - 우리가 지금껏 알지 못했던 인터넷 혁명의 순간들 거의 모든 IT의 역사 시리즈 2
정지훈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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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지금 이 순간에도 인터넷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 책을 인터넷을 이용해 구입했고, 인터넷을 이용해 글을 썼으며, 여러분은 인터넷을 이용해 이 글을 읽고 있습니다.

상당히 재미있는 책입니다. 단순히 인터넷의 기술적 발전과정에 대한 내용이 아닌 인터넷 탄생 과정 속 역사적 사건과 배경, 인터넷을 발전시킨 인물들의 생각과 철학을 담고 있습니다. 아울러 더욱 발전할 미래의 인터넷을 어떤 가치관으로 받아들여야 할지에 대한 질문도 던져주는 책입니다. 중간중간 전문용어도 등장합니다만 그 뜻을 정확히 알지 못해도 읽어나가는데는 큰 무리가 없습니다.

1990년대 중반 EBS 프로그램 중에 인터넷 서치엔진을 이용해 문제를 맞추는 프로그램이 있었습니다. 그때까진 PC통신만 써본 제겐 상당히 흥미로운 프로그램이었고, 그때 알타비스타, 야후, 인포시크 등의 검색엔진을 알게 되었죠. 인터넷이 대중적이지 않았던 그 시절에는 넷스케이프를 실행시켜 야후를 띄우고 검색만 해도 인터넷 잘한다는 소리를 들은 기억도 납니다.

그랬던 인터넷이 이제 우리 손안에 있죠. 스마트폰으로 언제든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고, 클라우드, 사물인터넷 등 그 발전도 무궁무진 합니다. 인터넷은 분명 우리 생활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발전시켰습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정보유출, 빅브라더의 공포, 정치적 목적의 이용 등 어두운 단면도 항상 함께 하고 있습니다.

어두운 면 때문에 인터넷을 없앨 순 없겠죠. 흔히 인터넷은 기술로서의 의미만 생각하기 마련이나 시대흐름과 가치를 담고 있고, 사람들의 생활방식과 가치관을 변화시키기도 합니다. 이 책이 우리에게 던지는 화두는 '인터넷을 경제와 산업기술로 바라볼 것인가, 인터넷을 인본철학과 공동체문화로 접근할 것인가'입니다. 네번째 장인 <인터넷은 기술인가, 철학인가?>를 읽으며 우리가 인터넷을 대하는 자세를 다시금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책을 읽는 내내 제 머리에 각인된 단어는 '개방'과 '공유'입니다. 인터넷은 소수의 연구자들이 이용하던 네트워크로 출발했지만 개방과 공유의 정신하에 더욱 발전했습니다. 개방과 공유를 토대로 한 집단지성, 거기에 인본철학이 함께 한다면 인터넷의 암보다는 명이 더욱 빛날거라 생각합니다.

아마 "삑~ 끽~"하던 모뎀 연결 소리를 기억하는 분들은 마치 드라마 '응답하라 1994'를 볼 때와 같은 향수에 젖을 것 같기도 합니다. 이 책과 함께 인터넷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를 만나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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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 슬로우 라이프 - 천천히, 조금씩, 다 같이 행복을 찾는 사람들
나유리.미셸 램블린 지음 / 미래의창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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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 하면 뭐가 떠오르시나요? 자일리톨?

학부모들은 핀란드교육을 떠올릴 수도 있고, 여행을 좋아하는 분은 핀에어를, IT업종에 종사하는 분은 노키아를 떠올리실 것 같네요.

이 책은 스위스인 남자와 결혼한 저자가 핀란드에서 7년간 지내면서 겪은 핀란드인의 생활과 가치관, 그리고 그들이 느끼는 행복에 관한 책입니다.

유엔의 ‘2013 세계행복보고서’에 따르면 핀란드는 국가별 행복지수 순위 7위에 올라 있습니다. 한국의 순위는 핀란드보다 한참 처진 41위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프롤로그에 저자가 기술한대로 이 책은 핀란드에 대한 환상과 부러움을 심어주거나 '어느 북유럽 복지국가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핀란드에도 사건 사고는 있을테고, 범죄도 있을테고, 우리가 부러워하는 복지시스템도 높은 세금에 기반한거죠.

저자는 핀란드의 높은 행복지수가 결국 사람들에 의해 만들어진다는 것을 강조하며 개개인의 작은 실천으로 실현될 수 있는 행복, 가정에서 혹은 이웃과 함께 시작할 수 있는 실천적 행동들을 공유하고 같이 생각해보자는 것을 이 책을 쓴 가장 큰 목적이라고 합니다.

마찬가지로 저 또한 책을 읽는 내내 핀란드인들의 자발적인 실천들이 모여 건강한 시민사회를 만들고, 스스로 행복을 키워가고 있다는 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책에 소개된 내용 중 꽤 많은 부분이 이미 우리 주변에도 많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기증 받은 헌 옷을 판매한 수익금으로 세계 여러 빈민국을 돕는 '우프'라는 단체는 '아름다운가게'와 유사하고, 버려지는 옷으로 리폼한 옷을 만드는 '트래션'은 버려지는 현수막을 재활용하는 '터치포굿'의 업사이클링과 유사합니다.

이 외에 도시농업이나 벼룩시장도 우리 주변에서 꽤나 쉽게 접할 수 있구요. 다만 우리나라보다 핀란드가 더 많은 실천과 시행착오를 겪으며 노하우를 많이 쌓았다고 생각합니다.

핀란드 사회가 가진 양성평등, 엄마에 대한 지원, 동물복지, 학생복지 등 많은 내용이 여러가지를 생각하게 합니다. 특히 핀란드 교육에 대한 부분은 유치원까지 가나다군으로 나눠 지원해야 하는, 평생을 경쟁하며 살아야 하는 우리의 현실과 너무 비교 되더군요.

사실 우리나라의 2013년 국가별 행복지수가 41위라는 게 꽤나 높은 등수인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올해 벌어진 크나큰 사건들로 볼 때 2014년 행복지수는 더 떨어지지 않을까 싶기도 하구요.

누구나 행복해지길 바랍니다. 행복을 물질적인 면에서 느끼는 사람도 있고, 국가의 제도적 지원이 있어야 가능할 수도 있습니다. 아울러 우리 스스로 사람답게 사는 사회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작은 실천이 모여 결국 큰 변화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요?

최근에는 사회적기업이나 마을공동체, 협동조합 등 다양한 주체들이 시민사회 활성화를 위해 힘쓰고 있습니다. 그런 걸 보면 우리나라의 행복지수도 차차 올라갈거라 기대됩니다.

표지에 적힌 '다 같이 행복을 찾는 사람들'이 되기 위해 이 책을 읽으며 힌트를 얻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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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
바바라 오코너 지음, 신선해 옮김 / 놀(다산북스)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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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을 지나가며 책 제목과 표지만 봤을때는 북유럽작가의 독특한 소설인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알고보니 미국작가가 쓴 성장소설이더군요. 그것도 여러개의 문학상을 받은데다, 전미 도서관 협회가 선정한 2007년 '올해의 책'이기까지 하더군요.

열한살 소녀가 주인공인 성장소설이다보니 사실 책을 펼치고 몇장을 읽고나니 대략적인 흐름과 결말은 예상이 됐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가의 필력 때문인지 밤늦은 시간까지 책을 놓을 수 없었고, 부디 해피엔딩이 되길 바라는 간절한 마음으로 책을 읽어나가게 만드는 묘한 매력이 넘치는 소설입니다.

어느날 엄마와 아빠가 크게 다툰 후 주인공 소녀인 조지나는 엄마와 동생 토비와 낡은 자동차 안에서 살게 됩니다. 잘 먹지도 못하고 잘 씻지도 못하고 무엇보다 감수성이 차차 예민해질 시기에 친구들이 이 상황을 눈치챌까 전전긍긍하죠. 얼른 살집을 구해야 하는데 엄마가 버는 돈만으로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그러던 와중에 강아지를 찾아주면 보상금 500달러를 준다는 전단을 발견하면서 조지나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올립니다. 그게 바로 책의 제목이기도 한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을 연구하고 실천에 옮기는거죠.

책 내용이 현실이라면 정말 상상조차 하기 싫은 상황일텐데 작가는 이마저도 코믹하고 때로는 따뜻하게 만듭니다. 개를 훔치기 위한 과정에서 조지나와 동생 토비의 행동과 말 한마디 한마디가 순간순간 절 키득거리게 하더군요.

아울러 단순한 재미를 떠나 어른이건 청소년이건 여러가지 생각할 거리를 주는 소설이기도 합니다.

개를 훔치는 게 나쁜 일이란 건 알지만 나와 가족을 위해선 반드시 해야하는 상황에서 조지나가 겪는 내적 갈등, 그리고 무키아저씨가 얘기해 준 신조인 '때로는 말이야, 휘저으면 휘저을수록 더 고약한 냄새가 나는 법이라고"라는 말을 이해하게 되는 부분은 이 책을 읽는 청소년들에게도 많은 공감과 깨달음을 줄거라 생각합니다. 물론 어른들도 마찬가지구요.

제 생각엔 조지나가 정리하던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이 차츰 '개를 사랑하는 완벽한 방법'이 되었고, 결국엔 '세상을 향기롭게 만드는 완벽한 방법'이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리고 이 책이 영화로 만들어져 12월에 개봉된다고 하네요. 김혜자, 최민수, 강혜정 등이 출연했다는데 내용을 우리나라 상황에 맞게 어떻게 각색했을지, 배우들은 어떤 캐릭터로 등장할지 궁금해집니다.

<가족을 위해 훔쳐야만 하는 열한 살 소녀의 애환
"내 집 마련의 꿈, 나는 도둑질로 이룬다!">라는 출판사의 카피마저 절 웃게 만든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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