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노력하지 말아요 (리커버 한정판) - 더 격렬하게 아무것도 안 해도 괜찮은 당신
고코로야 진노스케 지음, 예유진 옮김 / 샘터사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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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얼마 전 지인과 '자존감'에 대해 대화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자존감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저는 '스스로 가지고 있는 자신의 가치를 발견하는 것'이라고 했고, 제 지인은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대화를 계속해 가면서 결국 우리가 생각하는 자존감의 개념에는 큰 차이가 없고,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타인의 눈과 관점에서 나를 보는 게 아니라 자기 자신의 관점에서 스스로를 바라보는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이런 대화가 오간 이후 얼마 후에 읽게 된 <너무 노력하지 말아요>라는 책은 마침 지난 대화 주제와 많은 부분이 부합하는 책이었습니다. 너무 노력하지 말아요라는 제목만으로는 마치 인생 한 번인데 대충 살면서 즐기라는 뜻으로 오해할 수도 있지만, 책표지에 적힌 문구 '더 격렬하게 아무것도 안 해도 괜찮은 당신'에서 뜻하는 바와 같이 우리는 이미 충분히 가치 있는 사람이고, 남들에게 인정받기 위해 지금 하고 있는 것 이상으로 무리해서 노력하기보다 진짜 나를 발견하는 게 중요하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철저하게 저자의 경험을 토대로 쓰인 책입니다. 얼핏 긍정심리학으로 생각 할 수도 있지만,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하늘이 도와줄거야하는 방식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저자도 이런 시각을 의식했는지 '흔히들 말하는 끌어당기는 힘'과는 다른 문제임을 밝힙니다.


책속으로 한 계단 더 들어가 보겠습니다. 책 곳곳에 저자를 대변하는 물개가 등장하는 삽화가 등장해 촌철살인의 메시지를 던집니다. 프롤로그에 실린 첫 삽화의 메시지부터 범상치 않습니다.

 

"노력이란 말은 사실 'NO'이라는 뜻이야. 너무 힘들이지 않아도 괜찮아"


저자는 우리가 노력을 멈추지 못하는 건 끝없는 결핍 때문이라 진단합니다. 칭찬 받고 싶고, 인정받고 싶고, 도움이 안 된다는 말을 듣고 싶지 않고, 별 볼 일 없는 사람이라는 말을 듣고 싶지 않아서. 즉 열등감의 이면으로 오늘도 열심히, 열심히, 너무나 열심히.


그리고 우리에게 '열심히 노력해야만 인정받을 수 있는 사람'이라는 전제를 바꿔보라고 권합니다. 지금까지 당신이 아무리 노력해도 인정받지 못한 이유는 스스로 자신을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면서요. 얼핏 이해하기 어려운 말 같기도 하지만 이게 바로 위에서 거론한 자존감이라 생각합니다. 사실 스스로 인정하지 않으면서 다른 사람에게 인정받으려 하는 것 자체가 모순 아닐까요?



열심히 노력하는데도 보람이 없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저자는 '너무 열심히 하지 않으면 된다'고 합니다. 이게 무슨 말장난이냐구요?

저자가 말하는 '너무 열심히 하지 않는다'는 포기하라는 뜻이 아니라 억지로 최선을 다하지 말라는 의미입니다. 남들에게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으면 환영받지 못할 거라는 '공포 마인드'가 우리를 감싸고 있는데, 이것을 해결하기 위해 '진짜 나'를 드러내는 해법 11가지를 제시합니다.


너무 열심히 하지 않는 비결 11

 ① 거절할 줄 알기

 ② 혼자 다 하지 않기

 ③ 때로는 기꺼이 민폐를

 ④ 남들에게도 나를 도울 권리를

 ⑤ 가끔은 대충대충

 ⑥ 맡길 때는 확실하게

 ⑦ 기대에 부응하지 않기

 ⑧ 콤플렉스 드러내기

 ⑨ 나만의 규칙깨보기

 ⑩ 좋은 사람그만두기

 ⑪ 계획하지 않을 자유



제목만 보면 약간 극단적인 방법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내용은 결코 반사회적인 건 아니니 안심하세요. 예를 들면 세 번째 '때로는 기꺼이 민폐를'은 다른 사람에게 폐를 끼치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고민도 일도 혼자 끌어안은 채 곤란한 상황을 만들지 말라는 겁니다. 모르는 것, 잘 못하겠는 건 주변에 도움을 구하며 적당한 민폐를 끼치면 됩니다. 두 번째 '혼자 다 하지 않기', 네 번째 남들에게도 나를 도울 권리를과도 연결되는 내용이라 할 수 있죠.


일곱 번째 '기대에 부응하지 않기'도 마찬가지입니다. 다른 사람이 내린 평가에 연연하는 건 마라톤에서 오버페이스를 해 중도 포기하는 결과를 가져오는 것과 같습니다. 다른 사람의 평가를 성공의 기준으로 삼기보다 스스로 자신의 가치를 정하라는 메시지입니다.


물론 우리에겐 갈 길이 멀고 노력할 부분도 많습니다. 그런데 그 노력이 스스로를 위한 노력이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인정받기 위한 노력이다 보니 스트레스가 생기고, 비교하게 되고, 자존감에도 영향을 끼치는 거겠죠. 저 개인적으론 <너무 노력하지 말아요>라는 책 제목 앞에 '다른 사람에게 잘 보이기 위해'라는 말이 숨어 있는 것 같습니다. 저자의 조언이 100% 공감되는 건 아닙니다. 사람마다 살아온 환경도 다르고, 각자 생각하는 자존감의 개념도 차이가 나는 게 당연한 만큼 공감의 수준이 다른 것도 당연한 거죠. 위에서 제시한 11가지 해법에 대해서도 각자 받아들이는 깊이는 차이가 있겠지만, 저자가 반복해서 강조하는 그 근본만큼은 충분히 공감하고 주변 분들과도 공유하고 싶은 마음이 강하게 듭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단순하게 긍정메시지를 가득 담은 책이 아니라 책을 읽는 시간이 아깝지 않았습니다. 처음에 말씀드린 자존감에 대한 대화를 함께 한 다른 지인은 자존감이란 거울을 보면서 웃을 수 있는 것이라고 정의했는데요, 이 책을 읽는 모든 분이 더 많이 웃을 수 있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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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한시 - 한시 학자 6인이 선정한 내 마음에 닿는 한시
장유승 외 지음 / 샘터사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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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과 얘기를 나누다보면 간혹 시를 즐겨 읽는 분을 만나게 됩니다. 사실 그리 특별한 일도 아닌데 시를 좋아한다는 한마디가 참 특별하게 들립니다. 시 읽기가 주는 여러 가지 즐거움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는 선뜻 읽히지 않는 게 사실입니다. 제가 일상에서 접하는 시라고 해봐야 지하철 스크린도어에 적힌 시가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시를 더 가까이 하고자 이번에 과감하게 선택한 책은 시 중에서도 한시(漢詩)에 관한 책입니다. 한시라고 하면 절개, 안빈낙도 등의 단어가 떠오르고 양반층에서 향유한 소위 상류층의 작품이라는 생각이 먼저 듭니다. 그런데 책에 실린 101편의 한시를 읽다보면 옛사람들도 지금의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았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앞표지에 옛사람도 그러해서 시를 읊었다라는 문장과 뒤표지에 옛사람도 당신 같은 마음에 이 시를 읊었다라는 문장이 적혀 있는데, 책을 읽고 난 제 느낌을 그대로 담은 문장이라 할 수 있습니다.



공동저자인 장유승이 머리말에서 밝히듯 한시는 어렵습니다. 한자 자체도 어려운데, 시로 쓰인 그 의미를 파악하는 건 당연히 어렵겠죠. 그리고 제가 한시에 대해 가지고 있던 인식처럼 고리타분하다는 이미지 또한 한시에 다가가기 어렵게 만드는 요소입니다. 하지만 저자는 한시가 자연의 아름다움과 인생이 낭만만을 담은 게 아니라, 인간의 삶과 사회의 현실에 대한 통찰이 담겨 있고 이러한 깨달음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가치를 지닌다고 말합니다.


여섯 명의 한시 학자가 선정한 한시들입니다. 다행히 저처럼 한시에 무지한 독자를 위해서 한 편의 한시에서 두 구절, 또는 네 구절만 뽑아 아주 쉽게 설명해줘서 전혀 지루하지 않게 101편의 한시를 접할 수 있었습니다.



안다면 잘못 없애야 진정 약이 되니

그저 알기만 한다면 어찌 안다고 하리오

- 윤봉구, <잘못을 알다>


조선시대 문인들은 50세가 되면 지난 49년의 인생을 돌아보는 시를 지었다고 합니다. 이 시도 윤봉구가 50세 되던 해에 지은 시라고 합니다. 잘못을 아는 것과 잘못을 고치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죠. 알면서 실천하지 않는 이유는 제대로 알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50세가 되려면 그래도 꽤 많은 시간이 남아 있지만, 과연 그때 제 인생을 돌아보기 전까지 잘못을 아는 것 이상으로 고치는 삶을 살 수 있을지 생각해보게 되는 시입니다.



사람들 가마 타는 즐거움만 알고

가마 메는 괴로움 모르고 있네

- 정약용, <가마꾼의 탄식>


정약용의 <여유당전서>에 실린 시입니다. 얼마전 TV프로그램 <무한도전>에 소개된 중국 가마꾼이 생각나기도 했는데요, 글자 그대로 가마꾼만을 지칭한 건 아니겠죠. 갑질논란 또한 상대를 살피고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지 않기에 발생하는 것이고, 뉴스에 등장하는 갑질만이 문제가 아니라 우리 모두 어떤 부분에선 상대방 입장을 고려하지 않은 이기적인 태도를 보이기도 합니다. 시가 우리에게 주는 효용이 여러 가지겠지만, 이렇게 시대를 뛰어넘어 인간이 갖춰야 할 기본을 짚어주는 부분이 책 읽는 시간을 더욱 의미 있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물론 교훈을 주는 한시만 소개되는 건 아닙니다. 사람 사는 게 다 똑같구나 싶은 한시 한 편 소개시켜 드리겠습니다.


아내는 아이 보기 힘든 줄도 모르고

내가 논다면서 자꾸 아이를 맡기네

- 김립, <늙은이>


이 시를 지은 김립은 방랑 시인 김삿갓으로 더 잘 알려진 인물인데요, 조선시대 남성들은 육아에 많은 역할을 담당했다고 합니다. 한시에 이렇게 생활과 밀접한 내용이 등장하는 것도 신선했지만, 육아를 분담하는 요즘 남자 직장인들 간의 대화를 보는 느낌도 들어 살짝 미소가 지어지는 시입니다.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게 되면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고 했는데, 한시 전문가의 해설을 들으며 한 편 두 편 한시를 읽어 나가니, 한시도 전과 같지 않았습니다. 학창 시절 문학 시간에는 참 지루하게 느껴졌는데, 그 안에서 옛사람들의 삶과 생각을 알아가니 제가 지금껏 한시에 대해 가져왔던 선입견 또한 사라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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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의배꼽 2015-10-02 17: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시에 한자음이 달려있나요? 없는거 같긴한데~ 한시..저도 한번 읽어야겠네요 잘 읽었습니다

책권하는냐옹이 2015-10-03 21:28   좋아요 0 | URL
네. 한자음은 없습니다. 저는 해당하지 않지만, 한자에 익숙한 분들께는 좋은 정보일 것 같네요.
 
사장의 생각 - 사장은 무엇을 고민하고, 어떻게 해결하는가
신현만 지음 / 21세기북스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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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기업을 지원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고 있다 보니 비록 규모는 작은 회사일지라도 고민은 큰 창업자들을 늘 만나고 있습니다. 회사를 꾸려가기 위해서는 자본, 마케팅, 기술력 등 갖춰야 할 게 한두가지가 아니지만, 그 중에서도 사람에 대한 고민 또한 끊이지 않습니다.



책 첫장을 넘기면 호암 이병철 삼성 창업주의 어록이 나옵니다.


기업은 사람이 하는 것이고, 사람은 기업을 움직인다.

기업의 성패를 좌우하는 것은 사람이다.

또 그런 사람을 만들어내는 것은 기업이다.“


시대가 변하고 기업 경영환경도 변화하고 있지만, 사람의 중요성은 변하지 않습니다.



이 책은 저자가 경제주간지 <한경비즈니스>‘CEO코칭이라는 주제로 연재할 때 경영자들이 보낸 의문과 고민과 해법을 담은 책입니다. 그 많고 많은 의문과 고민 속에서 공통적으로 발견한 주제 또한 사람입니다. 왜 어떤 경영자는 기업을 빠르게 키워나가는 반면 어떤 경영자가 맡고 있는 기업은 성장을 멈추거나 퇴행하는 것일까? 이 질문에 대한 저자의 해법 또한 사람 경영입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우선 원인을 잘 발견하는 게 중요합니다. 큰 기업을 운영하는 사장이건 이제 막 첫걸음을 내딛은 창업자건 경영에 대한 고민이 많을 텐데요, 어쩌면 많은 문제들의 근본적인 원인은 사람일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이 책에 담긴 다양한 고민과 해법을 접하다보면 아마도 그 근본 원인에 대해 충분히 동의하실거라 생각합니다.



사장의 고민이 담긴 67가지 주제를 살펴보면 소통방식, 채용기준, 동기부여, 직원교육, 팀플레이, 인력감축, 차별화, 매몰비용 등 사장 개인이 가져야 할 역량, 직원의 채용과 관리, 경영전략 등 경영을 위해 사장이 생각해야 할 거의 모든 것이 담겨 있습니다.


우선은 저도 사장으로 살아본 적이 없으니 67가지 주제에 담긴 사장의 고뇌를 100% 이해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그 무엇보다 가장 공감한 부분은 비전에 대한 내용입니다.


저자는 경영자가 해야 할 첫 번째 일로 회사의 비전을 만들고 유지하는 것을 꼽습니다. 또한 직원들의 업무의욕을 높이기 위해서는 직원들이 성취하고 있고, 성장하고 있고, 자율적으로 일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아야 하고, 여기에 더해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아야 한다고 합니다. 저는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있다는 느낌이 바로 비전에서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저자는 조직에 비전이 없으면 회사가 방향성을 잃고, 기업문화에 문제가 생기고, 인재를 확보하기 어려워진다고 강조합니다. 제가 지금까지 만나고 고민을 나눈 회사들 중에도 이 세 가지 문제를 토로하는 곳이 적지 않았고, 설령 인재를 확보하더라도 그 직원과 비전에 대한 방향이 일치하지 않아 결국 사람에 대한 고민이 계속 반복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앞서 사장들의 고민과 의문에 공통되는 주제가 사람이라고 말씀드렸는데, 사람과 항상 맞물려야 하는 게 바로 비전입니다.



제목이 사장의 생각입니다. 기본적으로는 경영자 입장에서 고민하는 부분에 대한 조언을 담고 있다 보니, 직원 입장에서는 간혹 기분이 상할 진단이 나오기도 합니다. 다들 아시겠지만 자신이 처한 입장에 따라 관점은 많이 달라지기 마련이죠. 직원 입장에서 이 책을 읽는 분들은 사장의 입장을 이해하는 관점을 얻는다는 생각으로 저자의 조언을 소화하시기 바랍니다.


다만, 이 책을 펼친 독자분들은 전문가라고 해도 항상 정답을 제공하는 건 아니라는 생각을 갖고 책을 읽기를 권합니다. 정답이 있다면 경영도 어려울 게 없겠죠. 조직 구성원이 다양한 만큼 변수도 다양하고, 회사마다 그동안 만들어온 조직문화가 다양한 만큼 해법을 적용해 본 결과도 많이 차이날 겁니다.


저자는 사내 모임과 파벌에 대한 해법을 이야기하며 세상에 좋은 면만 갖고 있는 제도는 없습니다. 어떤 제도든 차이만 있을 뿐 부작용이 뒤따르게 됩니다. 따라서 미리미리 부작용을 예상해 최소화하는 방안을 찾아야겠지요.”라고 말합니다. 저자의 조언을 적용하는 데도 행여나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을 미리 예상해보는 게 필요하다는 생각도 듭니다.


하지만 이 책에서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장점 두 가지는, 우선 다양한 회사를 컨설팅 해 온 저자의 통찰을 접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회사 내부에서는 미처 보지 못한 관점을 배우고, 이로 인해 문제를 바라보고 근본 원인을 다른 방향에서 생각해 보는 게 중요합니다. 그리고 두 번째는 사람에 대해 많이 고민해보는 계기를 가져보는 것입니다. 이 두 가지만으로도 책이 주는 가치를 충분히 얻을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세상 모든 CEO가 묻고 싶은 질문들/위즈덤하우스>라는 책과 병행해서 읽는 것도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경영자의 역할은 무엇일까요? 저자는 세 가지만 잘하면 경영에서 성공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첫째, 우수한 인재를 확보하는 것.

둘째, 그렇게 모은 인재를 조직하는 것.

셋째, 조직 구성원들에게 일하는 동기를 부여하는 것.


그리고 최근에 읽은 잭 웰치의 책을 보면 아래와 같은 말이 나옵니다. 다시 한 번 사람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말입니다.


구멍가게를 운영하든 다국적 기업을 운영하든 기업의 건전성을 판단하는데 유용한 세 가지 주요 지표가 있다.

첫째는 직원 만족도(Employee Engagement)이고,

둘째는 고객만족도(Customer Satisfaction)이며,

셋째는 현금흐름이다.“

- 잭 웰치의 마지막 강의 에서


문화를 바꾸려면 사람부터 바꿔야 하고, 채용은 최고(best people)가 아니라 최적(right people)을 뽑는 것이라고 합니다. 경영으로 고민하는 분들은 그 고민의 해법을 사람에서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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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노을 맥주
모리사와 아키오 지음, 이수미 옮김 / 샘터사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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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소설은 종종 읽어왔지만 모리사와 아키오는 처음 접한 작가입니다. 하지만 저만 잘 몰랐을 뿐 꽤 많은 고정 팬을 확보한 작가인 것 같습니다. 사실 요즘엔 청춘이라는 단어가 과거와는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긴 하지만, ‘새싹이 파랗게 돋아나는 봄철이라는 뜻처럼 청춘이 주는 특유의 기운이 있기 마련입니다. 책 날개에 소개된 작가의 다른 소설인 <푸른 하늘 맥주>와 이번에 제가 읽은 책인 <붉은 노을 맥주> 모두 표지 청춘이라는 단어가 잘 어울립니다.


빠르게 펼쳐지는 갖가지 사건과 이야기를 읽다보면 책을 본다기보다 청춘영화를 한 편 보는 것 같은 느낌을 받게 됩니다. 미래를 고민하기는커녕 자유롭게 여행하고 취할 정도로 맥주를 마시는 에피소드들은 이거 뭐 이런 한량이 다 있어라는 생각을 떠올리게도 하지만, 이 책은 소설이 아니라 작가의 과거가 담긴 에세이입니다. 누가 뭐라고 하건 과거에 여행을 통해 경험을 하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왔기에 현재의 모리사와 아키오가 완성된 거겠죠.


<모리사와 아키오>


저도 오래된 친구들과 만나 술 한 잔 기울이다보면 당연히 옛날 얘기를 하게 됩니다. 그런데 힘들었던 이야기보다는 늘 재미있었던 에피소드가 주된 안주거리가 되죠. 누구건 과거가 힘들지 않았겠냐마는 또 그만큼 청춘에 어울리는 추억도 많고 그 다양한 경험이 오늘날의 저를 만든거라 생각합니다. 모리사와 아키오 또한 이 책에서 표현하지 않았을 뿐 어려운 경험이 있었겠죠. 단지 정말 붉은 노을 맥주에 어울리는 청춘을 펼쳐낸 거라 생각합니다.


재미있게 책을 읽는 중에 제 마음을 콕 찌르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여행 중에 우연히 만난 A군과의 에피소드인데요, 조금만 발췌해서 옮겨보겠습니다.


A: “모리사와씨, 내일은 어디로 가나요?”

모리사와: “아무데도 안 가. 여기서 느긋하게 쉴거야. 마음이 동하면 지도 펼치고 적당히 괜찮아 보이는 강을 찾을지도 모르고

A: “, 왜 앞으로 나아가지 않나요?”

모리사와: “앞이라니?”

A: “목적지요, 어디로 향하는 거예요?”

...

내가 좋아하는 가네코 미스즈 시인의 한 구절이 떠오른다.


모두 다르고 모두 좋다.


이 대화 이후 A군은 모리사와 아키오에게 조언을 이어갑니다.


솔직히 모리사와 씨처럼 아무 노력도 하지 않는다면 여행한다는 것에 무슨 의미가 있나요?”

생각하면서 살지 않으면 온전한 어른이 되지 못해요. 이대로라면 절대 건실한 인생을 살아갈 수 없을 거예요.”


저는 오히려 A군의 인생이 어떻게 됐을지 궁금해졌습니다. 아무 생각 없이 사는 건 문제지만 작가의 여행이 아무 생각 없이 진행된 건 아니겠죠. 오히려 정답만을 추구하는 세상에서 여행마저도 정답을 추구하려는 자세, 그리고 자신의 기준에만 근거해 다른 사람을 평가하는 자세가 더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너무 지나치게 의미를 부여한 건 아니겠죠? 같은 책을 읽더라도 다양한 해석을 하는 게 당연한거고, 정답이 있는 것도 아니니까요.


뭔가 의미를 찾아내건 아니면 그냥 재미를 위해 아무 생각 없이 읽건, 결국엔 붉은 노을을 향해 두 손을 번쩍 들고 있는 책 표지 이미지처럼 상쾌한 기분으로 마지막 페이지를 넘길 수 있는 책입니다. 특히 더위에 지치는 여름날, 이문세의 붉은 노을을 틀어놓고 맥주를 마시며 읽는다면 비록 방에 앉아 책을 읽더라도 여행지에서 작가와 함께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기분이 들 것 같습니다.


책 표지에 작가의 경험을 압축한 문장이 있습니다.


여행의 목적은 그날의 쾌락이야!


자기계발서도 좋고, 인문학서도 좋습니다만 가끔은 지금의 즐거움을 위한 책 한 권 펼쳐보시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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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들의 정원 - 시가 되고 이야기가 된 19개의 시크릿 가든 정원 시리즈
재키 베넷 지음, 김명신 옮김, 리처드 핸슨 사진 / 샘터사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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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틀즈를 좋아하다보니 영국에도 관심이 생겨 영국과 관련된 책을 꽤 읽어왔습니다. 영국인은 정원을 좋아하는 것으로도 유명한데, <바꾸지 않아도 행복한 나라(리수)>라는 책을 보면 정원가꾸기에 왜 그렇게 광적으로 몰두하는가라는 꼭지에 보통 때는 무뚝뚝한 사람들이 정원을 가꿀 때만은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하고 만족스러운 표정을 얼굴에 한가득 머금고 있다.”는 표현이 나올 정도로 영국과 정원은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후 영국 여행도 다녀왔지만 런던 시내를 중심으로 돌아다니다보니 영국인의 정원을 직접 볼 수는 없었고, 대신 춘천에 있는 한 수목원에서 영국식으로 꾸며진 정원을 구경하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습니다.



이 책은 영국식 정원에 대한 이야기이자 작가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정원 가꾸기를 즐기며 그 정원에서 작품의 영감을 받은 19명의 영국 작가들. 어쩌면 정원이 있었기에 오늘날 우리도 작가들의 훌륭한 작품을 접할 수 있는 셈입니다. 로알드 달은 자신의 과수원과 과일로 기어오르는 생물을 관찰하며 <제임스와 슈퍼 복숭아>를 구상했고, 피터 래빗으로 유명한 베아트릭스 포터도 정원에서 많은 영감을 받아 작품에 반영했습니다. 추리소설의 여왕인 애거서 크리스티 또한 <다섯 마리 아기 돼지>리는 소설에서 정원의 모습을 거의 그대로 묘사해 넣었다고 합니다.


<작가들의 정원>이 제게 조금 더 의미를 주는 건, 단순히 아름다운 정원의 풍경을 소개하고 보기 좋은 사진을 볼 수 있는 것 외에도 작가가 아닌 한 인간으로서 작가의 생활을 엿볼 수 있었다는 점과 작품이 쓰인 배경을 약간이나마 더 이해할 수 있었다는 점입니다. 작가와 작품의 배경에 대해 이해하고 책을 읽는 것과 무작정 읽는 것은 많이 다르니까요.



정원은 사람과 사람을 연결해주는 역할을 하기도 했습니다. 카페와 살롱에서 펼쳐진 사람들 간의 만남이 풍성한 담론을 만들어낸 것처럼 정원 또한 작가의 다양한 사람들이 만나는 가교가 되었고, 작품 세계를 풍성하게 만들어주는 역할을 했습니다.


브룩이 사람을 거의 만나지 않았다는 건 사실고 달랐다. 복잡한 친구 관계와 연애 사건을 겪으며 그의 시 세계는 더욱 풍성해졌다. 버지니아 울푸는 그랜타 강에서 브룩과 수영을 했고, 브룩의 여자 친구인 노엘 올리비에와 카 콕스는 물론 소설가 E. M. 포스터, 경제학자 메이너드 케인스, 화가 오거스터스 존, 철학자 버트런드 러셀과 루드비히 비트겐슈타인 등도 엣 사제관을 찾아와 과수원이나 정원에 안자 담소를 즐겼다.” <46p, 로버트 브룩 내용 )



그리고 무엇보다 자연을 가까이하는 것 자체가 심리적 안정과 정서에 좋은 영향을 끼치기 마련입니다.


들판의 허브와 숲 속의 나무들을 열정적이고 다정하게 돌보는 일이 얼마나 큰 육체적 즐거움을 주며 인간의 정신을 고양시키는지, 어떤 말이나 사상으로도 그 변화의 가능성을 다 설명할 수 없을 것입니다.” (61p, 존 러스킨 내용 )


자연스러움을 큰 미덕으로 삼는 영국 정원의 사진을 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상쾌해지는 책입니다. 사진이 아닌 두 눈으로 직접 볼 수 있다면 어떤 기분일까 궁금해집니다. 다만 아쉬운 건 제가 아직 접하지 않은 작가들이 많아 그들이 정원을 가꾸며 담아낸 작품세계를 머릿속에 그려볼 수 없다는 점입니다. 대신 저보다 독서량이 훨씬 많고, 특히 영국 작가들을 좋아하는 분께는 금상첨화와 같은 책으로 여기기에 충분한 책이 될 거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공원처럼 커다란 정원이 아닌 아주 소박한 정원을 가꾼 작가(도 있다면)의 정원은 없나하는 궁금증도 생겼구요.



작가들에게 정원은 작품을 쓰면서 받는 정신적인 스트레스와 창작의 고통을 해소해 주는 공간이고, 자신이 정성을 들여 가꾸는 만큼 아름다운 모습을 되돌려주는 기쁨의 공간이기도 했습니다. 작가가 아니어도 우리들 또한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바쁜 일상과 건물들에 둘러싸인 생활공간 속에서 우리 또한 위안과 기쁨을 받을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영국인들처럼 정원을 가꾸기엔 한계가 있지만 주말에라도 가까운 공원을 방문하거나 작은 화초를 키워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작가의 고뇌와 기쁨이 깃든 곳, 정원. 작가들의 정원에선 무슨 일이 벌어졌을까요?


온갖 위험과 불안에서 벗어나 쉬고 싶을 때, 나는 집이 아니라 정원에 간다. 그곳에 가면 자연의 너른 품 안에서 보호받는 듯 편안한 느낌이 들고, 온갖 풀과 꽃이 친구가 되어준다”_ 엘리자베스 폰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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