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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의 생각 - 사장은 무엇을 고민하고, 어떻게 해결하는가
신현만 지음 / 21세기북스 / 2015년 9월
평점 :

스타트업 기업을 지원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고 있다 보니 비록 규모는 작은 회사일지라도 고민은 큰 창업자들을 늘 만나고 있습니다. 회사를 꾸려가기 위해서는 자본, 마케팅, 기술력 등 갖춰야 할 게 한두가지가 아니지만, 그 중에서도 사람에 대한 고민 또한 끊이지 않습니다.

책 첫장을 넘기면 호암 이병철 삼성 창업주의 어록이 나옵니다.
“기업은 사람이 하는 것이고, 사람은 기업을 움직인다.
기업의 성패를 좌우하는 것은 사람이다.
또 그런 사람을 만들어내는 것은 기업이다.“
시대가 변하고 기업 경영환경도 변화하고 있지만, 사람의 중요성은 변하지 않습니다.

이 책은 저자가 경제주간지 <한경비즈니스>에 ‘CEO코칭’이라는 주제로 연재할 때 경영자들이 보낸 의문과 고민과 해법을 담은 책입니다. 그 많고 많은 의문과 고민 속에서 공통적으로 발견한 주제 또한 ‘사람’입니다. 왜 어떤 경영자는 기업을 빠르게 키워나가는 반면 어떤 경영자가 맡고 있는 기업은 성장을 멈추거나 퇴행하는 것일까? 이 질문에 대한 저자의 해법 또한 ‘사람 경영’입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우선 원인을 잘 발견하는 게 중요합니다. 큰 기업을 운영하는 사장이건 이제 막 첫걸음을 내딛은 창업자건 경영에 대한 고민이 많을 텐데요, 어쩌면 많은 문제들의 근본적인 원인은 사람일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이 책에 담긴 다양한 고민과 해법을 접하다보면 아마도 그 근본 원인에 대해 충분히 동의하실거라 생각합니다.

사장의 고민이 담긴 67가지 주제를 살펴보면 소통방식, 채용기준, 동기부여, 직원교육, 팀플레이, 인력감축, 차별화, 매몰비용 등 사장 개인이 가져야 할 역량, 직원의 채용과 관리, 경영전략 등 경영을 위해 사장이 생각해야 할 거의 모든 것이 담겨 있습니다.
우선은 저도 사장으로 살아본 적이 없으니 67가지 주제에 담긴 사장의 고뇌를 100% 이해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그 무엇보다 가장 공감한 부분은 ‘비전’에 대한 내용입니다.
저자는 경영자가 해야 할 첫 번째 일로 ‘회사의 비전을 만들고 유지하는 것’을 꼽습니다. 또한 직원들의 업무의욕을 높이기 위해서는 직원들이 ‘성취하고 있고, 성장하고 있고, 자율적으로 일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아야 하고, 여기에 더해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아야 한다고 합니다. 저는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있다는 느낌’이 바로 ‘비전’에서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저자는 조직에 비전이 없으면 회사가 방향성을 잃고, 기업문화에 문제가 생기고, 인재를 확보하기 어려워진다고 강조합니다. 제가 지금까지 만나고 고민을 나눈 회사들 중에도 이 세 가지 문제를 토로하는 곳이 적지 않았고, 설령 인재를 확보하더라도 그 직원과 비전에 대한 방향이 일치하지 않아 결국 ‘사람’에 대한 고민이 계속 반복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앞서 사장들의 고민과 의문에 공통되는 주제가 사람이라고 말씀드렸는데, 사람과 항상 맞물려야 하는 게 바로 비전입니다.

제목이 ‘사장의 생각’입니다. 기본적으로는 경영자 입장에서 고민하는 부분에 대한 조언을 담고 있다 보니, 직원 입장에서는 간혹 기분이 상할 진단이 나오기도 합니다. 다들 아시겠지만 자신이 처한 입장에 따라 관점은 많이 달라지기 마련이죠. 직원 입장에서 이 책을 읽는 분들은 사장의 입장을 이해하는 관점을 얻는다는 생각으로 저자의 조언을 소화하시기 바랍니다.
다만, 이 책을 펼친 독자분들은 전문가라고 해도 항상 정답을 제공하는 건 아니라는 생각을 갖고 책을 읽기를 권합니다. 정답이 있다면 경영도 어려울 게 없겠죠. 조직 구성원이 다양한 만큼 변수도 다양하고, 회사마다 그동안 만들어온 조직문화가 다양한 만큼 해법을 적용해 본 결과도 많이 차이날 겁니다.
저자는 ‘사내 모임과 파벌’에 대한 해법을 이야기하며 “세상에 좋은 면만 갖고 있는 제도는 없습니다. 어떤 제도든 차이만 있을 뿐 부작용이 뒤따르게 됩니다. 따라서 미리미리 부작용을 예상해 최소화하는 방안을 찾아야겠지요.”라고 말합니다. 저자의 조언을 적용하는 데도 행여나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을 미리 예상해보는 게 필요하다는 생각도 듭니다.
하지만 이 책에서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장점 두 가지는, 우선 다양한 회사를 컨설팅 해 온 저자의 통찰을 접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회사 내부에서는 미처 보지 못한 관점을 배우고, 이로 인해 문제를 바라보고 근본 원인을 다른 방향에서 생각해 보는 게 중요합니다. 그리고 두 번째는 사람에 대해 많이 고민해보는 계기를 가져보는 것입니다. 이 두 가지만으로도 책이 주는 가치를 충분히 얻을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세상 모든 CEO가 묻고 싶은 질문들/위즈덤하우스>라는 책과 병행해서 읽는 것도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경영자의 역할은 무엇일까요? 저자는 세 가지만 잘하면 경영에서 성공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첫째, 우수한 인재를 확보하는 것.
둘째, 그렇게 모은 인재를 조직하는 것.
셋째, 조직 구성원들에게 일하는 동기를 부여하는 것.
그리고 최근에 읽은 잭 웰치의 책을 보면 아래와 같은 말이 나옵니다. 다시 한 번 ‘사람’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말입니다.
“구멍가게를 운영하든 다국적 기업을 운영하든 기업의 건전성을 판단하는데 유용한 세 가지 주요 지표가 있다.
첫째는 직원 만족도(Employee Engagement)이고,
둘째는 고객만족도(Customer Satisfaction)이며,
셋째는 현금흐름이다.“
- 잭 웰치의 마지막 강의 中에서
문화를 바꾸려면 사람부터 바꿔야 하고, 채용은 최고(best people)가 아니라 최적(right people)을 뽑는 것이라고 합니다. 경영으로 고민하는 분들은 그 고민의 해법을 사람에서 찾아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