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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만에 끝내는 MBA
벤 티글러.조엘 아츠 지음, 김경섭.윤경로 옮김 / 김영사 / 2015년 9월
평점 :

제목은 《하루 만에 끝내는 MBA》지만 당연히 하루 만에 끝낼 수 있는 내용은 아닙니다. 이 책은 저자인 벤 티글러가 10년 넘게 진행해 온 <MBA in One Day> 컨퍼런스의 내용을 정리한 책으로 리더십, 조직, 전략, 실행이라는 네 가지 큰 주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목차를 살펴보면 경제경영서를 많이 읽는 분들께는 아주 익숙한 경영 사상가가 다수 등장합니다. 그리고 그 각 주제별로 경영 사상가가 저술한 책의 핵심 내용을 뽑아내 전달합니다. 거론되는 경영 사상가와 책을 몇 가지만 정리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아주 일부입니다.
ㆍ피터 드러커 - 《자기경영노트》 (한국경제신문)
ㆍ스티븐 코비 -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 (김영사)
ㆍ켄 블랜차드 - 《겅호》 (21세기북스)
ㆍ톰 피터스 - 《초우량 기업의 조건》 (더난출판사)
ㆍ필립 코틀러 - 《마케팅 관리》
ㆍ클레이튼 크리스텐슨 - 《혁신기업의 딜레마》 (세종서적)
ㆍ김위찬 - 《블루오션 전략》 (교보문고)
ㆍ짐 콜린스 - 《성공하는 기업들의 8가지 습관》 (김영사)
ㆍ엘리 골드렛 - 《더 골》 (동양북스)
ㆍ로버트 치알디니 - 《설득의 심리학》 (21세기북스)
제가 읽은 책도 있고, 읽다가 덮어둔 책도 있고, 학교에서 배운 이론도 등장합니다. 매 주제별로 대표적인 사상가 3~4명의 저서에 담긴 이론의 핵심이 소개되는데, 위에서 나열한 경영 사상가들의 목록을 보면 아시겠지만, 사실 이 중 한 권에 담긴 내용도 하루 만에 소화하는 건 불가능에 가까운 일입니다.

다만 <MBA in One Day>를 진행하는 저자의 지식에 한참 못 미치는 걸 겸허하게 받아들인다면, 비교적 짧은 기간 안에 시대를 초월하는, 즉 오랜 기간 경영의 기초가 된 이론들을 정리한 자료를 접할 수 있는 게 이 책이 주는 가장 큰 장점입니다. 비교적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경영 사상가 외에도 해당 주제에 영감을 줄 다른 경영 사상가들의 이론도 ‘다른 관점’으로 묶여 소개되는데, 할당된 지면은 상대적으로 적지만 그 이론에 담긴 통찰은 결코 부족하지 않았습니다.
이 책에서 특히 눈여겨 볼 부분은 앞서 소개된 여러 이론은 한데 묶어 저자의 통찰을 담아낸 ‘리더십에 대한 실용적인 교훈’, ‘조직에 대한 실용적인 교훈’, ‘전략에 대한 실용적인 교훈’, ‘실행에 대한 실용적인 교훈’입니다. 많은 경영 이론 중에서도 공통되는 핵심 내용을 다시 한 번 정리해 독자가 바로 적용해 볼 수 있게 정리된 부분으로, 오히려 너무 많은 이론 속에서 허덕이는 경우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저자의 친절한 배려이기도 합니다.

아마 이 책을 선택하는 분들은 경영서를 꽤 많이 읽어 보셨을 겁니다. 이 책은 약 250페이지로 두께로만 판단하면 두꺼운 책은 아니지만 말씀드린 대로 결코 쉬운 책이 아닙니다. 저는 제가 읽은 책에 대한 내용이 나오는 부분은 그 책을 읽었던 기억을 상기하며 내용을 다시 되새겼고, 아직 읽지 않은 책이거나 새로 접한 이론은 지금 제게 도움이 될지를 생각하면서 읽었습니다. 그리고 책을 읽는 내내 무엇보다 ‘적용’이라는 단어가 떠올랐습니다.
경영 사상가들의 이론을 살펴보면 유사한 부분도 있지만 각자 중점을 두는 부분에 차이가 나기도 합니다. 돌려 생각하면 정답은 없다는 뜻이기도 하고, 이론도 중요하지만 그 이론을 얼마나 철저히 현장에 적용하는가가 관건이라고 생각합니다. 너무 다양한 이론만 글로 학습하고 계획만 세우기보다는 어느 하나라도 실행해보며 정확히 이해하고, 실행에 부족한 점은 없었는지 계속 점검하는 게 중요하겠죠.
저자는 머리말에서 “이 책이 당신에게 도움이 되려면... 명확한 질문을 염두에 두고... 책을 읽기 전, 학습 목표를 정하는 데 1분만 투자해도 이 책에서 많을 것을 가져갈 수 있을 것이다.”라고 전하는데요, 어느 경영 사상가의 이론이건 저자의 말을 기본으로 한 상태에서 접하기를 권합니다.

리더십, 조직, 전략, 실행이라는 주제는 모두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경영이 어느 한 가지만 잘해도 운영되는 거라면 이렇게 다양한 이론이 존재하지도 않겠죠. 책 속에서 무척 공감되는 문장이 있어 옮겨 봅니다.
“만약 기업의 성공이 논리적으로 설명이 안 되면, 사람들은 너무 쉽게 '리더십'의 공으로 돌린다. 역설적으로, 만약 기업의 실패에 대해 설명하기 어려워도, 그것 역시 '리더십' 탓으로 돌린다.” (69p)
시간이 흘러가면서 더욱 다양한 경영 이론이 등장하겠지만 경영이론의 근간이 되는 내용을 알고 있어야 새로운 이론도 소화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경영에 대한 기초체력을 키우고자 하는 분들께는 분명 만족스러운 책이 될 것 같습니다. 책에 등장하는 경영 사상을 심층적으로 접하기 위한 디딤돌 역할을 하기에도 충분할 것 같습니다. 부디 저자가 말한 ‘명확한 질문’과 꼭 함께 해야 한다는 점 상기하시고, 실행의 중요성도 잊지 마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