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플을 생각한다
모리카와 아키라 지음, 김윤수 옮김 / 다산북스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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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빠르게 변해가고 복잡해지는 세상 속에서 오히려 '심플'이 많은 사람들에게 가치와 의미를 줍니다. 심플이라는 단어는 우리의 생활은 물론이요, 경영에서도 많은 영감을 주는 키워드이기도 합니다.

심플을 생각한다의 저자인 모리카와 아키라는 라인 주식회사(NHN 재팬 주식회사) CEO를 역임하며 모바일 메신저 라인을 일본 1위 메신저로 만든 인물입니다. 일본 경영자가 쓴 책을 읽을 때마다 다른 나라의 경영자 이야기와는 다른 느낌을 받습니다. 상대적으로 유려한 글솜씨는 아니지만 '나는 전문가'라는 계급장을 떼고 마주 앉아 이야기하는 것 같은 생생함이 느껴집니다. 또한 라인 주식회사 사례 외에도 저자가 근무했던 니혼텔레비전방송과 소니에서 경험했던 사례를 다양하게 제시하며 메시지를 전달하다보니, 심플을 생각하는 저자의 마음을 심플하게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저자가 말하는 심플을 문장으로 풀어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이것도 중요하고 저것도 중요해'하고 고민해서는 안된다.

표면적인 가치에 현혹되는 것이 아니라, '본질이 무엇인가?'를 철저히 생각한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일에 모든 힘을 집중한다.

 

저자가 라인 주식회사를 경영하는 동안 있었던 모든 선택과 결정의 순간에 기준점을 제시한 것도 바로 '본질을 생각하고, 가장 중요한 일에 모든 힘을 집중한다'입니다. 그리고 이에 근거해 심플하게 생각하고 실행에 집중했기에 라인 주식회사를 성장시킬 수 있었습니다.

 

저자는 독자에게 40개의 심플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행여나 서점에서 목차만 살펴보시는 분들이라면 오해할 수도 있을 만큼 기존에 통용되던 경영 메시지와 다른 부분을 많이 발견할 수 있습니다.

 

'동기부여'를 향상시키지 않는다.

'경영이념'은 명문화하지 않는다.

'비전'은 필요없다.

'계획'은 필요없다.

'차별화'는 노리지 않는다.

'혁신'을 지향하지 않는다.

 

몇 가지만 나열했음에도 하지 않아도 되고, 필요 없는 게 참 많습니다. 보통은 회사의 비전을 직원과 공유해야 하고, 차별화와 혁신은 기업이 중점적으로 추구해야 하는 방향입니다. 단순히 생각하면 저자의 경영 철학은 지나치게 특수한 경우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만, 주장의 이유를 찬찬히 살펴보면 결국 업의 본질, 고객 만족, 직원 만족에 대한 핵심을 담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현장에서의 경험을 기반으로 했기에 깊이가 담겨있습니다.


예를 들면 이렇습니다.

혁신을 지향하지 않는다는 것은 공급자 입장에서 지나치게 기술 중심적이거나 자기만족적인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지 말고, 무엇보다 유저들이 느끼는 눈앞의 니즈에 충실 하라는 조언입니다. 차별화에 대한 부분도 마찬가지입니다. 고객들이 진정 원하는 것은 '차이'가 아니라 '가치'라는 점, 차별화를 생각할 때 상품과 경쟁기업을 생각하지 말고 무엇보다 고객을 생각하라는 점을 강조합니다. 동기부여에 대한 부분도 우수한 직원에게 부하직원을 동기 부여해야 하는 부담을 주지 말고 생산적인 일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주는 게 중요하다는 내용입니다.

 

물론 저자도 본문에서 "일반론으로써 모든 기업에 적용되지는 않는다. 각 기업이나 사업마다 적합한 방식이 있다."고 말합니다. 무엇보다 경영에 대한 다양한 이론 중에 자신의 사업 분야나 조직규모 등에 적합한 이론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런데 어떤 경영 방식을 채택하건 저자가 던진 '무엇이 본질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한 과정인지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쩌면 정도(正道)를 걸어가는 것 같지 않아 보이지만, 저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인가를 기준으로 보면 저자의 경영 방식은 상당히 높은 점수를 줄 수 있습니다.

 


많은 경영서를 읽어왔지만 대기업에 적합한 방식으로 서술된 내용을 현장에서 적용하기엔 무리가 있다고 생각되는 스타트업이나 IT기업 관계자들에게 우선 권하고 싶은 책입니다. 복잡한 경영 이론이 들어있지 않은, 어쩌면 독자가 겪었을법한 사례가 다양하게 담긴 아주 심플한 책입니다. 내가 현재 하고 몸 담고 있는 일의 본질은 무엇인지 생각하면서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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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 2015.12
샘터 편집부 엮음 / 샘터사(잡지)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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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달간 월간 샘터를 보다보니 처음부터 순서대로 보던 처음과 달리 먼저 펼쳐보는 코너가 생기기 시작합니다. 제가 가장 선호하는 코너는 <공항24><세상을 흔든 팝송>입니다. <공항24>를 읽을 때마다 알랭 드 보통의 공항에서 일주일을이 생각나기도 하고, 제가 여행을 떠나기 전 공항에서 느끼는 설렘을 다시 떠올리곤 합니다. 이번 달 <공항24>는 여권에 대한 에피소드를 담고 있는데요, 글에 담긴 드라마틱한 경험은 없지만 여권을 처음 만들었을 때의 기분, 여권에 찍힌 다른 나라의 도장을 볼 때마다 새록새록 떠오르는 여행의 추억까지. 여권으로 시작했지만 제가 경험한 여러 가지를 떠올릴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세상을 흔든 팝송>에서는 그린데이의 Basket Case가 소개됐습니다. 며칠 전 케이블채널에서 미드 <CSI: NY>을 방송하는 도중 그린데이의 Holiday가 나와서 아내에게 "그린데이 최고의 곡이지"라고 말했는데, 마침 샘터에서도 그린데이를 접할 수 있어 반가웠습니다. 추억마케팅이 여전히 유행인 가운데 <세상을 흔든 팝송> 또한 제게 추억을 자극하는 코너입니다.

 


무엇보다 이번 달 샘터에서 제 눈을 사로잡은 코너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최후의 서점(The last bookstore)'을 소개한 코너입니다. '최후의 서점'은 은행이 있던 자리를 헐고 1,850제곱미터까지 면적을 넓힌 중고서점인데요, 서접 2층 한쪽 구석에 '책의 미로'라는 이름으로 낡은 책들을 터널 모양처럼 둥글게 쌓여 있습니다. 오프라인 서점 운영이 어려운 건 우리나라나 미국이나 마찬가지일 텐데요, 사진으로나마 책으로 만들어진 멋진 조형물을 보니 아직 종이책은 건재하다는 생각이 들어 흐뭇했습니다.

 

독자 입장에서는 도서정가제라는 악재(?)가 있었음에도 2015년이 끝나는 시점에서 올해는 작년보다 많은 책을 읽었습니다. 전자책 뷰어도 가지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아날로그적인 게 좋아 그냥 묵혀두고 있습니다. 책의 향기, 책장에서 느껴지는 감촉이 좋습니다. Video killed the radio star라는 곡이 나왔을 당시만 해도 라디오가 이 시대까지 살아남을 거라는 생각을 쉽게 하기는 어려웠을 겁니다. 아직까지 라디오가 건재하듯 온라인서점과 전자책이 유행하더라도 오프라인 서점과 종이책이 영원히 살아남기를 바라는 독자 입장에서 최후의 서점이 긴 시간 우리와 함께하길 바랍니다.

 


늘 느끼는 바지만 샘터는 삶의 향기가 묻어나는 잡지 같습니다. 출퇴근길에 우연히 스쳐지나가는 사람들의 이야기이자 어쩌면 제 이야기겠죠. 이제 겨울입니다. 표지에 적힌 맺음달이라는 단어가 이제 정말 한 해가 마무리되는 걸 실감나게 합니다. 공기는 점점 차가워지지만 샘터 덕분에 마음만은 조금이나마 따뜻해질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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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에듀 2016 - 2016 대한민국 교육계를 뒤흔들 13가지 트렌드
이병훈 교육연구소 지음 / 다산에듀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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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까지 대입수학능력시험이 22년째 지속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22년간 대입제도가 18번이나 변경되었다고 합니다. 여기에 더해 최근 교육부는 2021년 문이과 통합 수능 시험을 목표로 2017년부터 5년간 매년 제도를 변화시키겠다고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흔히 교육은 백년대계라고 하죠. 물론 과거에 비해 사회 변화와 지식의 변화가 크다보니 교육에도 변화는 당연히 수반 되어야 하겠지만, 요즘 학생과 학부모를 보고 있으면 저는 정말 행복하게 대학에 진학했구나 하는 생각까지 들 정도입니다.

 

한 해를 전망하는 것은 무척 중요한 일입니다. 그러다보니 서울대 트렌드분석센터에서 매년 발간하는 <트렌드코리아><유엔미래보고서>와 같은 책을 찾게 되는데, <트렌드 에듀 2016>은 그 중 교육 분야에 특화시킨 책입니다. 교육 당사자들에겐 1년의 흐름을 예측하고 대응책을 마련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겠죠. 물론 저는 학부모가 아니라 교육 문제가 당장 직면한 문제는 아닙니다. 하지만 교육이라는 주제가 단순히 학교공부에 대한 내용을 담은 것만이 아니라, 사회 변화, 세계 여러 나라의 교육 방향, 미래 사회에 대한 전망까지 연관된 주제이기 때문에 학부모나 교육 관계자가 아니라도 의미를 발견할 수 있는 책이란 생각이 듭니다.

 


저자는 우선 2015년 교육 트렌드를 짧게 되짚어 보고, 2016년 교육 트렌드를 13가지로 구분해 전달합니다. 2016년 교육 트렌드는 크게 미래 교육’, ‘인성감성 교육’, ‘학교 안 교육까지 세 가지 맥락으로 나뉘어 설명됩니다. 확실히 예전의 주입식 교육 방식에 비해 학생들 스스로 참여할 수 있고 생각해 볼 수 있는 부분이 커졌다는 게 보입니다. 과학, 수학, 예술, 사회, 경제, 문학을 융합한 스팀(STEAM)교육이 부각되고 있고, 세계 여러 나라에서도 강화되고 있는 코딩 교육의 궁극적 목적도 논리력과 창의력을 키우기 위함입니다. 플립 러닝 또한 교사 주도형 학습을 학생 중심형 학습으로 이동시켜 능동적인 변화를 꾀합니다.

 

물론 책을 저술한 이병훈교육연구소 자체가 진로입시 및 학습법과 관련된 곳이다 보니 이렇게 트렌드를 발표하는 것이 유행을 만들기 위한 발표라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교육 취지는 좋지만 대입제도를 더 복잡하게 만들어 결국엔 사교육 시장이 커지는 결과를 가져오고, 학생과 학부모 모두에게 부담을 주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특히 교육과 관련된 내용은 트렌드를 파악하고 대응하지 않으면 자녀의 미래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칠 것 같은 불안감에 휩싸이기 마련이니까요.

 

개인적으로는 교육에서 의 역할과 비중이 줄어들고, 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는 게 가장 큰 문제라 생각합니다. 교육만 해당하는 얘기는 아니지만, 교육 또한 철저히 시장 논리로 변해가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13가지 트렌드 중 코딩 교육이나 중국어 교육에 대한 부분은 사교육 시장을 더욱 키우는데 도움이 되는 내용 같기도 합니다.

 

인성 교육에 대한 부분은 쓴웃음이 나오기까지 합니다. 20157인성교육진흥법이 국회를 통과했고, 인성교육을 의무로 규정한 법은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입니다. 문제는 인성에 대한 내용이 입시에도 반영되다보니 인성 교육과 관련된 사교육 시장이 이미 커지고 있다는 겁니다. 법안에 따르면 인성교육은 자신의 내면을 바르고 건전하게 가꾸며 타인, 공동체, 자연과 더불어 사는 데 필요한 인간다운 성품과 역량을 기르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교육인데요, 사람에 따라 주관적으로 해석될 여지가 너무도 많은 내용을 입시와 관련한 교육 제도로 만드는 게 본질적인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입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인성교육이나 자유학기제, 영어 과목 절대평가 방식 등은 국가에서 시행하는 교육제도이니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라는 점입니다. 이 모든 게 자녀의 대입과 연결되는데다, 공교육이 모든 것을 지원해 주는 건 이미 옛날이야기니 극성맞다 싶을 정도로 자녀교육에 열심인 학부모를 비난할 수도 없습니다. 국가적으로 교육에 대한 큰 그림이 없는 상황이 자녀의 미래가 걸린 교육을 학교에만 맡길 수 없게 만드니까요.

 

저자는 2016년 원숭이 해의 명제를 재주 많은 융합형 인재가 미래를 이끌어 간다로 정의했습니다만, 시간이 흐를수록 이 사회가 학생들의 나이에 비해 너무 큰 짐을 지우는 게 아닌가 싶어 안타깝습니다. 정작 어른들과 사회는 학생들이 잘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주지 못하고 있는 상황임에도, 스페셜리스트와 제너럴리스트를 모두 아우르는 아이들로 키우고자 혈안이 된 게 아닌가 싶습니다.

 

제 주변 청년창업자 중에도 교육 분야를 노리는 분이 많습니다. 이 책을 읽은 것도 그분들과 교육시장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나누기 위함입니다. 교육 시장이라는 관점으로라면 책을 읽는데 들인 시간이 아깝지 않은 책입니다. 다만 지금까지의 교육제도와 앞으로 도입될 교육제도가 과연 바람직한 방향일지에 대해 마음 한 켠에 남아 있는 씁쓸함은 여전히 가시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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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만에 끝내는 MBA
벤 티글러.조엘 아츠 지음, 김경섭.윤경로 옮김 / 김영사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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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은 하루 만에 끝내는 MBA지만 당연히 하루 만에 끝낼 수 있는 내용은 아닙니다. 이 책은 저자인 벤 티글러가 10년 넘게 진행해 온 <MBA in One Day> 컨퍼런스의 내용을 정리한 책으로 리더십, 조직, 전략, 실행이라는 네 가지 큰 주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목차를 살펴보면 경제경영서를 많이 읽는 분들께는 아주 익숙한 경영 사상가가 다수 등장합니다. 그리고 그 각 주제별로 경영 사상가가 저술한 책의 핵심 내용을 뽑아내 전달합니다. 거론되는 경영 사상가와 책을 몇 가지만 정리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아주 일부입니다.

 

피터 드러커 - 자기경영노트(한국경제신문)

스티븐 코비 -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김영사)

켄 블랜차드 - 겅호(21세기북스)

톰 피터스 - 초우량 기업의 조건(더난출판사)

필립 코틀러 - 마케팅 관리

클레이튼 크리스텐슨 - 혁신기업의 딜레마(세종서적)

김위찬 - 블루오션 전략(교보문고)

짐 콜린스 - 성공하는 기업들의 8가지 습관(김영사)

엘리 골드렛 - 더 골(동양북스)

로버트 치알디니 - 설득의 심리학(21세기북스)

 

제가 읽은 책도 있고, 읽다가 덮어둔 책도 있고, 학교에서 배운 이론도 등장합니다. 매 주제별로 대표적인 사상가 3~4명의 저서에 담긴 이론의 핵심이 소개되는데, 위에서 나열한 경영 사상가들의 목록을 보면 아시겠지만, 사실 이 중 한 권에 담긴 내용도 하루 만에 소화하는 건 불가능에 가까운 일입니다.

 


다만 <MBA in One Day>를 진행하는 저자의 지식에 한참 못 미치는 걸 겸허하게 받아들인다면, 비교적 짧은 기간 안에 시대를 초월하는, 즉 오랜 기간 경영의 기초가 된 이론들을 정리한 자료를 접할 수 있는 게 이 책이 주는 가장 큰 장점입니다. 비교적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경영 사상가 외에도 해당 주제에 영감을 줄 다른 경영 사상가들의 이론도 다른 관점으로 묶여 소개되는데, 할당된 지면은 상대적으로 적지만 그 이론에 담긴 통찰은 결코 부족하지 않았습니다.

 

이 책에서 특히 눈여겨 볼 부분은 앞서 소개된 여러 이론은 한데 묶어 저자의 통찰을 담아낸 리더십에 대한 실용적인 교훈’, ‘조직에 대한 실용적인 교훈’, ‘전략에 대한 실용적인 교훈’, ‘실행에 대한 실용적인 교훈입니다. 많은 경영 이론 중에서도 공통되는 핵심 내용을 다시 한 번 정리해 독자가 바로 적용해 볼 수 있게 정리된 부분으로, 오히려 너무 많은 이론 속에서 허덕이는 경우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저자의 친절한 배려이기도 합니다.

 


아마 이 책을 선택하는 분들은 경영서를 꽤 많이 읽어 보셨을 겁니다. 이 책은 약 250페이지로 두께로만 판단하면 두꺼운 책은 아니지만 말씀드린 대로 결코 쉬운 책이 아닙니다. 저는 제가 읽은 책에 대한 내용이 나오는 부분은 그 책을 읽었던 기억을 상기하며 내용을 다시 되새겼고, 아직 읽지 않은 책이거나 새로 접한 이론은 지금 제게 도움이 될지를 생각하면서 읽었습니다. 그리고 책을 읽는 내내 무엇보다 적용이라는 단어가 떠올랐습니다.

 

경영 사상가들의 이론을 살펴보면 유사한 부분도 있지만 각자 중점을 두는 부분에 차이가 나기도 합니다. 돌려 생각하면 정답은 없다는 뜻이기도 하고, 이론도 중요하지만 그 이론을 얼마나 철저히 현장에 적용하는가가 관건이라고 생각합니다. 너무 다양한 이론만 글로 학습하고 계획만 세우기보다는 어느 하나라도 실행해보며 정확히 이해하고, 실행에 부족한 점은 없었는지 계속 점검하는 게 중요하겠죠.

 

저자는 머리말에서 이 책이 당신에게 도움이 되려면... 명확한 질문을 염두에 두고... 책을 읽기 전, 학습 목표를 정하는 데 1분만 투자해도 이 책에서 많을 것을 가져갈 수 있을 것이다.”라고 전하는데요, 어느 경영 사상가의 이론이건 저자의 말을 기본으로 한 상태에서 접하기를 권합니다.

 


리더십, 조직, 전략, 실행이라는 주제는 모두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경영이 어느 한 가지만 잘해도 운영되는 거라면 이렇게 다양한 이론이 존재하지도 않겠죠. 책 속에서 무척 공감되는 문장이 있어 옮겨 봅니다.

 

만약 기업의 성공이 논리적으로 설명이 안 되면, 사람들은 너무 쉽게 '리더십'의 공으로 돌린다. 역설적으로, 만약 기업의 실패에 대해 설명하기 어려워도, 그것 역시 '리더십' 탓으로 돌린다.” (69p)

 

시간이 흘러가면서 더욱 다양한 경영 이론이 등장하겠지만 경영이론의 근간이 되는 내용을 알고 있어야 새로운 이론도 소화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경영에 대한 기초체력을 키우고자 하는 분들께는 분명 만족스러운 책이 될 것 같습니다. 책에 등장하는 경영 사상을 심층적으로 접하기 위한 디딤돌 역할을 하기에도 충분할 것 같습니다. 부디 저자가 말한 명확한 질문과 꼭 함께 해야 한다는 점 상기하시고, 실행의 중요성도 잊지 마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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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랑드르 미술여행 - 루벤스에서 마그리트까지 유럽 미술의 정수를 품은 벨기에를 거닐다
최상운 지음 / 샘터사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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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에 대해 바로 떠올릴 수 있는 단어들은 베네룩스
3, 와플의 본 고장, EU 본부가 있는 나라, 최근 FIFA 랭킹 1위에 오른 신흥 축구 강국, 매그레 시리즈를 쓴 작가 조르주 심농의 나라 등 아주 얕은 수준일 뿐입니다. 그러다 최근 세계 각국을 소개하는 TV여행프로그램에서 벨기에 편을 보게 됐습니다.

 

그런 프로그램에 소개되는 지역 치고 여행 본능을 자극하지 않는 곳이 있겠냐마는 벨기에의 아기자기한 건물과 자연환경은 특히 제 눈길을 끌었고 여건만 된다면 당장 여행을 가고 싶을 마음이 들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당장 떠날 수는 없는 상황에 우연히 중고서점에 들렀다가 이 책을 발견했습니다. 평소 미술에 대한 책을 종종 봐왔는데 여기에 벨기에에 있는 미술관 책이라니 주저할 이유가 없었습니다.

 


플랑드르는 프랑스, 벨기에, 네덜란드에 걸친 북해 연안 지역을 일컫는 지방명이고, 벨기에 중에서도 북부 지방에 해당됩니다. 참고로 벨기에 남부 지방은 왈롱이라고 불리는데, 플랑드르 지역은 네덜란드어를 사용하고, 왈롱 지역은 프랑스어를 사용한다고 합니다.

 

이 책은 플랑드르에 속한 도시인 브뤼헤, 겐트, 안트베르펜, 브뤼셀과 각 도시에 있는 미술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벨기에는 우리나라 경상도보다 작은 면적의 나라지만 네덜란드어, 프랑스어, 독일어가 모두 공용어일 정도로 다양한 문화가 섞여 있습니다.

 

플랑드르 지방의 각 도시를 짧게 살펴보면, 중세 말 브뤼헤는 이탈리아 북부를 제외하고는 유럽에서 가장 많은 인구가 몰릴 정도로 막대한 부를 창출한 도시입니다. 겐트는 북쪽의 베니스라 불릴 정도로 운하가 발달한 도시로 저 개인적으로 가장 가보고 싶은 도시이기도 합니다. 안트베르펜은 루벤스가 생애의 대부분을 보낸 도시이자 <플랜더스의 개>의 배경이 된 도시이고, 축구선수 설기현이 활약했던 도시이기도 합니다. 브뤼셀은 벨기에의 수도이자 EU 본부가 위치한 곳으로 유럽 정치의 중심이기도 합니다.

 


저자는 미술관 외에도 성당, 박물관 등 총 14곳을 방문하며 미술 작품을 소개합니다. 종교화부터 현대미술까지 그 폭도 다양하고 루벤스, 브뤼헐, 멤링, 마그리트 등 작가도 다양합니다. 작가에 대한 소개와 그 그림이 그려진 당시의 역사적 배경, 각 그림마다 중점적으로 살펴봐야 하는 부분에 대한 설명을 읽다보면 역시 알고 보는 것과 그냥 무심히 보는 것은 천지 차이라는 것을 실감하게 됩니다.

 

물론 제가 가진 기본 지식의 한계 때문에 처음 접하는 작가와 그림이 많다보니, 저자의 설명이 점차 제 두뇌의 한계를 느끼게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런 순간마다 아주 절묘하게도 저자의 시선은 미술관 밖으로 향하고, 도시 곳곳의 명소와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소개합니다. 미술 작품이 주를 이루지만 여행에세이라는 양념을 적절히 맞춘 책이라 할 수 있습니다.

 

브뤼셀에 있는 마그리트 미술관에 대해서는 더 많은 지면을 할당해 많은 이야기를 전해줍니다. 마그리트의 많은 작품 중 1954년에 발표된 <빛의 제국>이라는 그림이 특히 제 눈길을 사로잡았는데요, 낮과 밤이 공존하는 이중적인 세계를 그린 작품입니다. 지면의 한계상 146cm x 113.7cm의 원래 크기에 비해 자주 작은 크기로 접할 수밖에 없었음에도 감탄을 자아내기에 충분했습니다. 실제 작품을 본다면 또 얼마나 큰 감동을 느낄 수 있을까요.

 


간혹 너무 작게 수록된 그림들에 대한 설명을 읽을 때는 저자가 지칭하는 부분이 선명하게 보이지 않아 인터넷으로 더 큰 이미지를 찾으며 읽어야 하는 단점도 있지만, 약간은 생소하던 플랑드르 미술을 충분히 감상할 수 있어 유익했습니다.

 

저자가 독자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참 많았구나 하는 느낌이 들 정도로 여러 미술관을 두루 안내하다보니, 독자에 따라서 다양함에 점수를 더 줄 수도 있을 것 같고, 반대로 조금 더 깊숙한 내용을 바라는 독자에게는 별점을 낮게 줄 요소도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저는 전자에 속하는 독자 입장에서 충분히 만족스러운 시간을 가졌고, 이 책을 통해 저자가 전하고자 했던 벨기에 플랑드르 미술의 매력에 충분히 빠져들 수 있었습니다.

 


덧붙이는 글

책을 읽는 동안 벨기에에 대해 검색해보니 플랑드르 지역과 다른 지역 간 분리 독립 이슈에 대해 알게 되었습니다. 스페인의 카탈루냐 지방처럼요. 이 책에서 소개되지 않은 벨기에 남부 지방은 물론이고 더 깊이 있는 벨기에를 알고 싶어 서점에서 벨기에를 검색했지만 제가 원하는 책은 찾을 수 없어 아쉬움이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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