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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력은 외롭지 않아 - 때론 쓸모없어 보이는 일에 최선을 다하는 이유 ㅣ 아우름 8
마스다 에이지 지음, 박재현 옮김 / 샘터사 / 2015년 12월
평점 :
중학교 2학년 때 아버지 회사 도산, 고등학교 3학년부터 대학교 1학년 때까지 병에 걸려 수술과 휴학, 첫아이는 심각한 중증 장애아로 태어나 3년 10개월간 병원에서만 지내면서 각고의 노력을 했음에도 결국 사망하고 아내와도 이혼.
이 책의 저자인 마스다 에이지가 겪은 아픔들입니다. 특히 아이의 치료를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기울였음에도 불구하고 남은 건 깊은 슬픔과 좌절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로부터 20년이 지난 지금 저자는 우리에게 노력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터무니없다고 생각되는 시련이나 역경과 맞닥뜨렸을 때조차 정면에서 그것을 받아들이고 극복해 가려는 자세와 노력이 필요합니다. 일어나는 모든 일에는 어떤 의미가 감춰져 있고, 노력을 통해 그것을 깨우칠 때 비로소 인생이 비약적인 성장과 성숙으로 이어집니다.” (18p)
저자는 노력하면 분명 원하는 결과를 얻을 거라는 여느 자기계발서 속 이야기를 하는 게 아닙니다. 노력해도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보장은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노력을 해야 하는 건 당연한 것이고, 노력하는 와중에 역경에 부딪혀도 끊임없이 노력해야 함을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아픔이 없는 사람이 아픔에 대해 이야기하며 그 아픔을 견뎌야하고 아픔이 당신을 성장하게 할 것이라 말한다면 당연히 설득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겠죠. 일반적으로 겪을 수 없는 아픔을 겪은 당사자가 그 아픔을 이겨내기 위해 노력한 이야기기에 이 책은 특별합니다. 인상 깊은 문장도 참 많은 책인데요, 그 중 “신이 아닌 이상 우리는 무엇이 플러스가 되고, 무엇이 쓸데없는 일이 될지 모릅니다”라는 문장이 참 와닿습니다.
무언가를 이루거나 극복하고자 무던히 노력했지만 원하는 결과를 달성하지 못했을 때 그 평가기준을 ‘지금 이 순간’으로 잡는다면 그것을 실패라고 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과거의 노력이 ‘먼 훗날’의 결실에 큰 역할을 한다면 아무도 그것을 의미 없다고 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설령 결실을 맺지 못한다 해도 후회하지 않을 만큼 노력했다면 저자의 말마따나 긍지를 가질 수 있고, 그것이야말로 노력의 진정한 의미가 될 것입니다.
저자는 이것을 ‘과거의 노력’이라 부릅니다. 역경에 처했을 때, 거기서 빠져나오기 위해 필요한 것이 바로 ‘과거의 노력’이고, 이는 곧 지난날의 노력과 자부심과 긍지임을 강조합니다. 그리고 저자는 이것을 몸소 실천해 역경을 이겨내고, 현재 변호사이자 사진가, 그리고 이제는 노력에 대한 책까지 펴내며 의미 있는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며 생각난 책이 작년에 읽은 『너무 노력하지 말아요』 입니다. 제목은 노력하지 말라고 하지만, 사실 이 책은 다른 사람을 지나치게 의식하고 그들에게 잘 보이고 인정받으려고 너무 노력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의 나’를 찾으라는 메시지입니다. 『노력은 외롭지 않아』에도 비슷한 맥락이 등장합니다. 저자는 ‘올바른 노력의 법칙’을 전하며 타인의 인정을 구걸하지 말고, 중요한 것은 비교하지 않는 것, 있는 그대로의 자신의 모습을 잃지 않는 것이라 말합니다. 타인의 평가를 위한 노력과 자신의 성장을 위한 노력에는 큰 차이가 있을 겁니다. 동기부여에도, 결과에도 많은 차이가 있겠죠.
저자가 독자에게 마지막으로 던지는 메시지는 ‘노력을 지지하는 말’입니다. 노력 자체도 중요하지만, 그 노력을 지탱하는 것은 주위 사람들의 따스하고 애정으로 가득한 말이라는 거죠. 이 부분을 읽으며 저 자신을 되돌아봤습니다. 평소 저는 칭찬과 격려의 말을 얼마나 자주 사용하는가, 지나치게 인색한 건 아니었을까...
“말이 얼마나 위대한 힘을 가지는지 꼭 기억해 주세요. 당신의 따스한 한마디는 틀림없이 한 사람의 큰 성장을 이끌어 낼 것입니다.” (155p)
일상적으로 ‘노력’이란 단어를 참 자주 사용하지만, 노력 자체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은 없는 것 같습니다. 역경에도 끄떡하지 않고 적극적이고 과감하게 정면으로 맞서는 ‘동적’인 노력과 오로지 참고 견디는 ‘정적’인 노력 간 균형이 필요하다는 것, 노력만큼 휴식도 중요하다는 것, 충분히 노력한 후에 ‘내려놓음’도 필요하다는 것, 스스로를 위한 노력과 다른 사람의 성장을 위한 격려까지, 노력에 대해 많이 이해하고 많이 생각해 볼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는 책입니다.
신이 아닌 이상 우리는 무엇이 플러스가 되고, 무엇이 쓸데없는 일이 될지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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