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196-197>>  

문종식 정치가 자리 잡히기엔 재위기간이 너무 짧았다.  

잊을 만하면 재발하는 종기.  

세손을 세자로 바꿔 책봉했지만, 자신의 걱정과 세자의 어린 나이가 아무래도 걱정이었다. 걱정의 중심엔 아우 수양대군이 있었다. 그가 지닌 정치적 힘과 거침없는 기질, 그리고 언뜻 언뜻 내비치는 야심이 두려웠다.(수양의 기질과 야심에 대한 얘기는 다음 권인 제5권(단종, 세조편)으로 미루도록 하자.) 

행여 섣불리 견제하다간 오히려 반발의 정치적 명분만 안겨주기 쉽고 무엇보다도 문종 자신의 성미와 맞지 않는다. 문종은 시종일과 수양을 옹호하고 배려하는 방법을 택했다. ... 내가 진정으로 아끼고 위한다면 수양이 다른 마음을 품지 않을게야. ... 

재위 2년 3개월, 다시 종기가 재발했다. 급격히 악화되더니 야심가 수양의 과장된 울부짖음을 들으며 눈을 감고 말았다. 

30년 넘게 세자로 있으면서 갈고 닦은 솜씨를 제대로 펴보지도 못한 채 용상을 비웠다. 

소식을 접한 신하와 백성들은 세종 때보다 더욱 슬퍼했으니, 

나이 어린 세자 때문이었다. 

할아버지도 할머니도 아버지도 어머니도 없다! 

아직 결혼 전이니 부인도 처가도 없다!! 

그렇게 홀홀단신 열두 살 단종은 왕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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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민기의 [봉우리]   

http://blog.naver.com/buddha72?Redirect=Log&logNo=200595492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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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 받은 사람들이 다른 이에게 상처를 준다. 자기가 받은 상처보다 더 아픈 상처를 준다. 

P193 

시인, 영매가 기우는 해를 바라보며, "태준이 니가 인생이라고 말해서 하는 말이지만, 인생은 참 힘들고 외롭고 쓸쓸해. 힘들고 외롭고 쓸쓸한 것이 거추장스러워. 하지만 거추장스런 인생도 살다보면 인이 박혀서 그런대로 포근하단다. 정 붙이고 살다보면 살 만한 게 또 인생인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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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어도 11월에는
한스 에리히 노삭 지음, 김창활 옮김 / 문학동네 / 200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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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중앙일보 book section에 소개된 신현림 시인의 서평을 보고 .. 함 읽어보자고 샀던 책이다.

"늦어도 11월에는"... 소설의 제목이다. 50년대 쓰여진 독일 소설가의 작품이었다.

읽어보면 소설속의 시대가 50년대가 아니라, 지금도 적용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촌스럽지도 않고 미니시리즈나 영화의 원작같은 그런 작품이란 생각이 들었다.
기업체 사장 부인과 소설가 ... 등장인물 설정도 괜챦고..  

서로를 이해 못하고 보듬지 못하고 사랑하지 못하는 부부와 첫눈에 반했지만 그 사랑을 표현하지 못해 서로 힘들어하다가 나중에서야 사랑을 깨닫고 짧은 행복의 시간을 가져야 하는 연인...그 교집합이... 여주인공 마리온이다.


책을 읽다보니 경제적으로 넉넉한 집 부인이 시간과 돈을 주체못해서 바람을 피는 정도로만 볼 수도 있겠구나 라고 생각을 했다. 나말고도 그렇게 생각할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주인공인 소설가 묀켄이 마리온에게 하는 말..."당신과 함께라면 지금 죽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라는 그 말 한마디에 남편과 자식, 부와 명예 그 모든 것을 포기했던 마리온에게 연민의 정이 느껴졌다. 불륜으로 보겠다고 한다면 심각한 파렴치한들일 수도 있지만, 그녀가 나나 내가 아는 다른 누구더라도 마리온이 처했던 처지를 이해하려고만 한다면 다른 방향에서 볼수 도 있겠구나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누구인지 여기에 왜 있어야 하는지 알 수 없는 상태로 마지못해 무료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면...이제껏 느껴본 적 없는 매혹에 혹 할 수도 있겠구나 생각이 들었다. 마리온의 행동이 칭송을 받아햐 한다거나, 그래 모두 뛰쳐나가서 나를 찾고 내 사랑도 찾아야 한다거나..뭐 이런 급진적인 행동을 주장하는 것은 아님을 밝혀둔다. 

 부부지만 외부로만 보여지는 관계, 서로 애정을 잃어버린지 오래된 관계, 서로 무시하면서 아무 일없다는 듯이 살아가는 관계, 경제적인 관계로만 살아가는 그런 부부사이 였다면, 마리온이 묀켄에게 빠져들 수 밖에는 없었겠구나 그럴 수도 있겠구나... 이해를 하게 되었다는 것을 말하고 싶은 것이다. 

그러나 두 연인의 너무나 짧았던 행복의 시간을 축복하려 했던 나는 한동안 페이지를 넘기지 못했다. 

  신현림 시인의 서평에서 만약 다른누군가가 "당신과 함께라면 지금 죽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 라고 말을 한다면, 그사람의 손을 꼭 잡고 "저도 그 책 읽었어요" 라고 한 말... 나도 할 수 있으면 한다. 애가 자다 깨서 보챈다. 가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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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인 오늘의 일본문학 6
요시다 슈이치 지음, 이영미 옮김 / 은행나무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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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미즈 유이치, 이시바시 요시노, 마고메 미쓰요, 마스오 게이고...

낯선 일본 이름들.

읽으면서 발음을 해도 너무도 낯선 이름들.

그러나 그 사람들의 외로움...

예전에 느껴봤던 그 외로움...

살인사건에 관련된 사람들을 인터뷰하는 방식이 있는 한 편의 영화 같은 소설이었다. 도시 이름과 지명이 나올 때는 머리가 지끈거렸지만 주인공과 주변 사람들이 속마음까지 얘기할 때는 옛날의 내가 대답을 하는 것 같은 상상이 들기도 했다. 공지영의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을 읽었을때는 살인자의 누명을 쓴 주인공이 어떻게든 누명을 벗고 무죄가 선고되길 빌었다. 그러나 "악인"의 주인공은 살인의 누명을 쓴 애처로운 주인공이 아닌, 살인을 한, 사회의 규범을 어긴 범죄자다. 그런 그가 외롭다고 하면서, 자신을 믿어주는 사람이 지금까지 없었다고 하면서, 자신의 말을 끝까지 들어준 미쓰요에게 고맙다고 했다. 

부모에게 버림받고 아이가, 자기말에 귀 기울여 주는 사람이 곁에 없었던 아이가 어른이 되서도 홀로 서지 못하고 만남 사이트에서 만난 철없는 여자애가 "니가 납치해서 강간했다고 신고하겠다" 는 말을 듣고 순간적으로 살인을 하게 된다. 내 말을 믿어줄 사람이 없기 때문에 아무도 없기 때문에 내가 하지도 않은 일을 뒤집어 쓸 수 밖에 없기 때문에 그 여자애가 거짓말을 하는 건데도 떳떳할 수 없었다. 그 여자애의 거짓말을 누구에게도 들려주지 않기 위해 진실이 죽임을 당하지 않기 위해 그는 여자애의 목을 누른다.


 

외로움이 사무치면 소통할 수 있는 모든 기회를 버리게 되는 것 같다. 그 때 덜 외로웠다면, 그의 말을 믿어주는 누군가가 있었다면 악하지 않은 인간이 악한 짓을 저지르는 것은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

 

악한 마음으로 남에게 아픔을 주는 인간들은 그렇게도 큰 소리치며 살아가는 이 세상을... 왜 그렇게 소심히 살아야 하는 걸까..악하지 않은 사람들이..

 

읽으면서 가장 마음이 아팠던 구절이 있다.

 

" 마지막 페리가 떠날 무렵이었다.기다리다 지쳐 부둣가를 혼자 걷고 있는데 주차장에서 여자애 하나가 뛰어왔다. 걷기 시작한 지 얼마 안 돼서 속도가 붙은 자기 발을 어떻게 조절해야 좋을지 모르는 듯했다. 유이치가 달려온 여자애를 안아서 멈춰주었다. 그제야 마음을 놓은 여자애의 얼굴을 유이치는 아직도 또렷이 기억한다. 뒤따라온 아빠가 딸을 안아 올리려 하자, 여자애가 손에 든 어묵을 유이치에게 내밀었다. 유이치는 거절했지만, 아이 아빠가 '지금 금방 산 거니까 괜찮아, 먹어' 라며 건네주었다. 유이치는 고맙다고 인사하며 어묵을 받아들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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